날이 반짝하고 좋은 날에는 어딘가로 나다니고 싶어진다. 그래서 바다도 볼 겸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우리가 향한 곳은 함덕해수욕장이었다. ㄴ 함덕 해수욕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도 걷고 하늘도 실컷보다 보니 배가 고프다. 함덕에 꼭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 있는데, 거긴 우리가 대여섯번 시도했지만 아직 인연이 닿지 않는다. 네이버지도를 보고 가도 찾기 힘든 그 음식점의 이름은 '숨어 있는 집'이다. 이름처럼 숨어있는 그 집은 찾지 못해 몇번 실패, 겨우 찾았지만 정기 휴일이어서 실패, 또 찾아갔지만 이번에 안 사실... 오후 4시부터 영업이란다....ㅜㅜ 밤에는 잘 안 나다니는 우리와는 아무래도 인연이 닿지 않을 듯하다. 아무튼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변에 있는 제주 또바기라는 집을 가기로 했다...
얼마 전 리뷰에서 '더 룸'을 읽었다. 내용이 흥미있어서 나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챙겨봤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리뷰에서 본 내용이 안 나온다. 그래서 찾아보니, 리뷰에 있던 영화는 '더 룸'이고 내가 본 영화는 그냥 '룸'이었다. 아무튼 그런 인연으로 보게 된 '룸'이라는 영화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게 말이 돼?'하는 생각으로 봤는데, 나중에 보니 '실화'였단다. 꼬마 아이의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잭이라는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이 방에 있었다고 한다. 이 방은 구조가 특이하다. 천장에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이 하나 있고, 문은 항상 잠겨 있으며, 작은 방에 침대가 하나 있고, 주방과 화장실이 옹기종기 배치되어 있다. 잭은 이 작은 방에 있는 가구와 이야기하고 티비를 통해 세상을 ..
사람들에게는 '음식 유전자'가 있다고 한다. 생물학적 유전자는 아니지만 음식문화 차원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특히 그 유전자는 엄마에게서부터 온다고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매일 엄마가 삼시세끼를 해주시고, 그 음식을 십여년 먹고 살았던 자식들은 엄마의 음식 유전자를 전수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맛을 느끼는 기준이 다르고, 엄마가 어려서 해주시던 음식의 맛을 느낄 때 맛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음식 유전자와 관련한 내용의 강의를 제주도 와서 들었다. 제주도 향토 음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강사님이 해주신 이야기이다. 각 지역에 가면 그 지역의 향토 음식이 이런 음식 유전자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주도 동문시장에 매우 유명한 국수집이 ..
우리가 여기 제주로 이주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인생을 여행처럼 살고 싶어서였다. 마음을 먹고 제주에 마음에 드는 집을 먼저 덜컥 계약을 하고, 육지 생활을 한달 만에 죄다 정리하고 무작정 제주로 이사와 버렸다. 이주한지 3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우리는 되도록이면 얽매이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 요즘도 언제나 하늘만 올려다 보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10분 정도만 천천히 걸어가면 나오는 해변에 간다. 제주시 구도심에 있는 해변이라서 해수욕장은 아니다. 제주항 연안부두에서부터 용두암까지 길게 연결되어 있는 해안가로, 잘 갖추어진 산책로가 있는 곳이다. 이 산책로 중간에는 서부두라는 수산물 시장도 있고,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동문시장도 있고, 제주시 사람들의 식자재를 담당하는 대형 ..
난 수영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난 수영을 참 못한다. 이 영화는 이런 내가 백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수영에 관한 영화이다. 실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이의 능력은 어떻게 키워져야 하는지에 관한 꽤 심도깊은 이야기이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나는 수영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끌리는 영화였다. 영화는 먼저 대회만 나가면 1등을 하는 어떤 수영선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온다. 누군가의 회상으로 이루어지는 내용이어서 흑백으로 처리가 되었다. 김광수라는 이름의 통영 출신의 수영선수이다. 남들하는 훈련에도 잘 나가지 않고 동네의 고깃배를 타는 아저씨들과 노름이나 하는 말썽쟁이이다. 하지만 남다른 실력으로 국가대표까지 선출이 되었다. 태능 선수촌에 입촌하여 훈련을 해야하는데 열흘이 넘게 무단 결석을 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아이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로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서 소녀 감성이나 되살려 볼까? 하고 보기 시작한 영화이다. 그런데, 보다가 나도 모르게 너무 눈물을 흘렸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왕따라는 것이 없었다. 전에 미스터 션샤인에서 나온 대사 중에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바로 네가 호구인거야. 라는 말이 있었다. 왕따가 없었다고 생각한 내가 왕따였나?ㅋㅋ 그렇지는 않다. 우리 때는 그저 소심해서 조용히 없는 것처럼 있는 아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런 아이는 반에서 활동적으로 생활하고 놀이의 중심에 있는 아이들을 조용히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학교 생활이 재미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조용한 아이들을 반아이들이 도마에 올려놓고..
2020년 새해가 되면서 우리는 매일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무릎이 조금 아팠던 남편도 이제는 다 나아서 페이스 조절에 신경쓰면서 달린다. 요즘 하고 있는 예능 프로인 ‘Run’을 봐도 혈기 왕성한 젊은 사람들이 무릎 부상에 시달린다. 자기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하고 신나서 달리다가 무릎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나처럼 체력에 자신 없는 사람이 오히려 조심조심 달리다 보니 부상도 없다.ㅋ 아무튼 이제 남편도 자기 체력만 믿고 과하게 달리지 않아서 새해가 시작되고 매일 30분씩 함께 달린다. 그래서 둘다 아주 조금씩 달리는 몸으로 변하고 있는 듯하다. 매일 30분씩 달리기 시작하고 일주일만에 1km를 7분대에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주일만에 1km를 6분대에 달리게 되었다. 아마도 6분대 이상으로 좋아질..
레옹에서 봐야 할 것은 특이하게 가우디의 건물이란다. 가우디하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구엘공원, 까사 어쩌구하는 많은 건물이 생각난다. 우리도 베르셀로나가 볼 것이 많아 두번이나 가본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가우디의 건축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도 가우디의 건물이 있다고 하니 급 관심이 생겼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건물 앞에는 가우디가 벤치에 앉아서 무언가를 노트에 적으며 구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동상이 있다. "가우디씨, 반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상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가우디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가우디 박물관이다. 아마도 가우디 건축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연을 닮은 건축을 추구했다는 이..
모텔에서 나와 섬진강 길에 접어 들었는데,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었다. 경치가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정말로 한걸음도 전진할 수가 없다.... 뒤로는 눈부신 하늘과 구름이, 앞으로는 스산한 하늘과 구름이 있어 한 곳에서 두가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니 어찌 뿌리치고 감? 계속 감탄하고, 사진 찍고, 감상하고... 가야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자~ 한참을 구경하고 전진. 아무튼 하늘이 맑고 푸르고, 강은 그 예쁜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바람 시원하고, 저멀리까지 보이는 산의 자태 뭐 하나 허접한 것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섬진강 섬진강 하나보다. 곡성을 떠나며 무서운 얼굴 한번 취해주고.ㅋ 여전히 발을 못 떼고 사진만 찍는다. 섬진강가는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이..
일년 전 쯤 제주에서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이집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봄에 우연히 이집이 이전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장사가 잘 되어서 새건물로 이사를 가면서 가게를 확장한 듯하다. 며칠 전 남편이랑 산책하러 나갔다가 너무 많이 걸은 탓에 배가 고파져서 이집을 다시 찾았다. 새로 이전한 집은 아주 깔끔하고 넓어서 참 좋았다. 간판에도 재미있는 제주어가 써 있다. 아마도 '배 부르게 먹으세요.'라는 뜻인 듯하다. 이전하더니 가격이 파격적으로 올랐다. 그전에는 모든 메뉴가 3,500원이었는데, 4,500원이다. 사실 파격적으로 올랐지만, 어디가서 혼자 먹는 밥값으로 둘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저렴하다. 우린 비빔밥과 칼국수를 주문했다. 비빔밥에는 특별한 것이 많이 들어가진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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