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면 생선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 방파제에 나가서 낚시로 잡아 먹기도 하고, 항구에서 그날 들어온 생선을 싸게 사기도 하고, 시장에도 언제나 생선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육지서 온 내게 그런 것이 일상처럼 스며들지는 않는다. 특히 낚시는 아직… 그래도 아름아름 싸고 좋은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참 많다. 꽤 크기가 되는 옥돔이다. 하나를 구우면 남편이랑 둘이 한끼 잘 먹는다. 이걸 한마리에 3,000원에 샀다. 옥돔도 시기마다 맛도 다르다고 한다. 급식실 동기의 지인이 옥돔 도매를 한다고 해서 맛좋은 때, 그것도 싸게 살 수 있다. 급식실에 언니가 집에서 간하고 말린 것이라며 전갱이를 몇마리 슬쩍 주고 간 적도 있다. 육지살 때는 먹어보지 않았던 전갱이이다. 전갱..
냉장고에 있던 찬밥을 모두 꺼내서 누룽지를 만들었다. 밥을 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해동해서 먹으면 금방 한 밥 같다고는 하는데… 나는 왠지 별로다. 전자렌지에 해동 코스로 돌려도 뭔가 처음 한 밥맛은 아닌 것 같다. 자연해동을 하면 그나마 좀 나은데, 그게 시간을 딱딱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흰밥, 검은쌀밥, 잡곡밥 등 냉동 시켜 두었던 밥들을 모두 꺼내서 누룽지를 만들었다. 전에는 후라이팬에 누룽지를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오븐에 만든다. 오븐 코스 중 누룽지 코스가 있는데, 내 경험으로는 그 코스에서 지정한 시간보다 조금 더 하는 게 좋다. 귀찮아도 5분 정도만 추가해야 한다. 순간 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냄새를 잘 맡고 있어야 한다.ㅋ 그래서 바삭바삭한 누룽지를 만들면, 간식으..
급식실 조리사님이 양파를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왔다. 조리사님의 남편이 밭떼기로 작업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양파 수확 후, 수매하기에는 중량 미달인 양파를 엄청나게 가지고 오셨단다. 그걸 큰 봉다리로 하나가득 줬다. 양이 많아서 두고 먹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하다. 그래서 양파지를 담기로 했다. 작아도 얼마나 단단하고 매운지, 까는 내내 눈물을 엄청나게 흘렸다. 전에 티비에서 입에 물을 한모금 물고 까면 눈이 맵지 않다고 해서 그렇게 해 보았다. 정말로 덜 매웠다. 하염없이 내리던 눈물이 적당히 눈이 매운 정도로 괜찮았다. 양파를 모두 까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양파지를 담았다. 물 2컵, 간장 2컵, 설탕 1컵, 식초 1컵, 미림 1/2컵을 넣고 한번 끓인다. 전에 요리를 배울 때 알게 된 팁!! ..
아는 언니의 친언니가 전라도에서 죽순을 따서 손질까지 해서 보내주셨단다. 언니가 나도 한번 먹어보라고 줬는데, 세상에 죽순이 이렇게 크다. 일부는 먹기 좋게 썰어서 줬고, 일부는 이렇게 죽순 모양 그대로이다. 태어나서 죽순 요리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나... 우선은 식용유에 소금만 넣고 볶아 먹어보았다. 죽순 본연의 맛을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죽순은 아무런 맛이 안 난다는데, 고소한 맛이 나는 걸 보면 아마도 식용유 맛인 듯하다. 그리고 약간 아린 맛이 난다. 죽순을 삶아서 물에 담궈두어 아린 맛을 빼고 준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약간 뒷맛이 아린 맛이 났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 아린 맛이 고혈압에도 좋고 두루두루 좋다고는 한다. 아무튼 먹기에는 힘드니, 큰 것은 하루 정도 물에 더 담궈둬야 할 듯하다..
지난번 미끄러져 넘어질 때 얼굴이 약간 찢어졌었다. 손톱만큼 그것도 아주 얕게 찢어져서 병원에서도 꼬매주질 않았다. 그래도 새살을 돋게 하는데에 생선회가 좋다는 급식소 언니의 조언대로 회를 사다 먹었다. 우리 집에서는 동문시장이 매우 가깝다. 동문시장에 가면 '올레수산'이라는 관광객에게 유명한 횟집이 있다. 횟집이 여러 개 있지만 그 집이 특히 유명한 이유를 이번에 알았다. 그 전에도 회를 한번 사먹는데, 올레수산이 왠지 문을 닫았다. 그래서 다른 집에서 회를 사 먹었더니 같은 가격인데 회가 너무 얇고 양도 적었다. 올레수산에서는 주문할 때 '두껍게 썰어주세요'라고 부탁을 하면 아주 두툼하게 썰어준다. 회가 두툼하면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그래서 올레수산이 유명한 듯하다. 멍게도 한접시 사고..
웻지감자를 만들어 먹어 보았다. 사실 난 웻지감자가 뭔지 잘 몰랐다. 이름만 듣고 뭔지 알고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서 만들어 보았다. 웻지(wedge)는 '쐐기', '쐐기 모양'이라는 뜻이란다. 즉, 감자를 쐐기 모양으로 잘라서 만든 감자요리란 뜻인 듯하다. 근데 쐐기라는 이름 보다는 '반달 모양'이라는 이름이 더 즉각적인 것 같다. 어쨌든 만들긴 어렵지 않았다. 지인이 준 맛있는 감자를 수세미로 문질러 깨끗하게 씻는다. 쐐기 모양이 살도록 8조각을 내서, 물에 20분 정도 담궈둔다. 감자를 담궈둔 후, 소스를 만든다. 먼저 버터를 중탕으로 녹이고 마늘을 다진다. 녹인 버터와 다진 마늘, 소금 약간, 설탕 약간, 후춧가루 넉넉히, 파슬리 조금을 넣고 섞어준다. 물기를 뺀 감자에 소스를 골고루 잘 발라준다...
지인 찬스로 저렴하게 산 옥돔을 구워먹었다. 이 정도 비주얼이면 꽤 잘 구운 듯하다. 생선을 집에서 구우면 아무리 옥돔이래도 그 비린내가 오래 가기 마련이다. 향초를 켜서 냄새를 날려도 왠지 집안 구석구석에 그 냄새가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마당에 부루스타를 놓고 옥돔을 구웠다. 먼저 기름을 살짝 두르고 껍데기가 아래로 가게 옥돔을 놓고 굽는다, 이때 뚜껑을 덮어놓으면 기름이 옆으로 튀지도 않고 속까지 잘 익는다. 껍데기쪽이 거의 구워질 때까지 절대로 뒤집으면 안된다. 생선의 살이 다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생선을 뒤집고 다시 뚜껑을 덮어둔다. 이렇게 잘 구워진 옥돔을 접시에 담아 먹는다. 옥돔을 준 친구 말처럼 옥돔 살이 고소하고 쫄깃하고 간도 딱 맞는 것이 매우 맛이 좋았..
감자만 갈아넣고 만드는 감자전을 만들어보았다. 감자만으로 만드는 감자전은 잘 뭉쳐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부서지지 않게 감자전을 만드는 법을 찾아 따라해 보았다. 물론 대 성공~! 팁은 감자에서 나온 전분을 섞는 것이다. 먼저 감자를 강판에 갈거나 믹서기에 간 후에 채망에 걸러서 물기를 뺀다. 감자에서 빠진 물기는 그릇에 가만히 두면 전분이 가라앉는다. 물은 따라서 버리고 전분만을 채망에 받쳐둔 감자에 섞는다. 양파 1/4개를 다지고 청양고추도 2개 정도 다져서 넣고 감자와 섞는다.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숟가락으로 반죽을 떠서 팬에 올린다. 정말로 하나도 부서지지 않고 감자전이 되었다. 기름을 많이 두르고 부친 것이지만 청양고추를 다져넣어서 느끼함을 잡아주는 듯하다. 지인에게..
동문시장에서 무를 샀다. 제주도 무인데, 하나에 500원밖에 하지 않는다고 해서 6개를 사서 깍두기를 담기로 했다. 무청은 잘라서 나중에 반찬을 해 먹기로 하고, 깍두기 담을 무를 잘 씻었다. 무 상태가 아주 좋다. 제주도는 겨울에 무가 달고 맛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 김치 대신 매번 깍두기를 담아 먹었는데, 요즘 또 무가 나오는 철인 듯하다. 싱싱한 무가 아주 싸다. 깍두기를 자주 담다 보니 깍둑썰기하기가 좀 귀찮아서 얼마 전부터 스틱형으로 잘라서 담고 있다. 이렇게 썰어서 굵은 소금에 20분 정도 절인다. 먼저 고춧가루로 색을 낸다. 깍두기를 담으면 배추김치를 담는 것보다 고춧가루가 적게 들어서 좋다. 양념도 간단하다. 파 다지고, 마늘 다지고, 멸치액젓 반컵 정도 넣고, 설탕을 조금 넣는데, 얼마..
지난 번에 산 소라로 소라미역국을 끓여보았다.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소라를 꺼내 조금 녹으면 소라를 편썰기로 썬다. 살이 두툼해서 편썰기를 해도 먹기 좋은 사이즈가 된다. 미역을 물에 불렸다가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준다. 기장 미역을 마트에서 샀는데, 미역이 아주 좋다. 재료는 간단하다. 파와 마늘을 다져두고, 참기름만 추가로 준비하면 된다. 큰 냄비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끓여둔다. 다른 냄비에 참기름을 넣고 소라를 넣어 볶다가 미역도 넣고 볶아준다. 끓은 멸치 육수를 부어준다. 한번 끓어 오르면 파와 마늘을 넣어주면 끝이다. 상상 이상으로 맛이 좋은 소라미역국이 완성되었다. 다슬기국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게 약간 다슬기국 맛도 나는 것이 소라의 쫄깃한 식감까지 더해져 꽤 괜찮은 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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