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집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빌린 책이다. 첫 단편소설은 ‘정적’이라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세상의 소리가 사라져 정적만이 감돌게 된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닥 끌리지 않아서 중간에 있는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만 찾아서 읽었다. 그래도 대표 제목으로 뽑은 거니 흥미있겠지.. 하고. 타임루프(?)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민센터에 다니는 공무원인 주인공은 매일 똑같은 민원인과의 상대 그리고 동차원에서 하는 행사 등에 삶이 지루하다. 평일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그나마 금요일이 되면 주말이라는 것이 온다는 기대에 조금 숨통이 트인다. 그래서 항상 생각했다. ‘금요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정말로 그에게 금요일만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금요일’인 것이다. 소설..
영국에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가 살았던 몽크스라는 집이 있다고 한다. 레너드는 정원가꾸기를 좋아했고 버지니아는 그 평화로운 집에서 산책을 하면 글쓰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현재는 그 집에서 관리를 하며 사는 사람이 있고 일주일에 두번 관람객에게 공개를 한다고 한다. 이 집에 관한 내용이 사진과 함께 나온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란 책이다. 울프 부부는 동네를 산책하다가 이 집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날 경매에 이 집이 나왔고, 그들은 경매로 이집을 낙찰받았다. 처음 이 집에 들어가서는 몇년간 낡은 집과 정원을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으로 꾸미느라 시간을 보내야 했다. 페인트칠, 가구, 화장실 등 모든 것을 하나하나 손을 봐야했다고 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이 특이하다...
‘넌 왜 사서 고생이니?’할 때 사서 고생합니다가 아니다. 정말 직업인인 ‘사서’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다룬 책이다. 책읽기를 좋아해서 도서관을 자주 가는 나는 한때 사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책을 정리하고, 새로운 책을 들여오고, 이용자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가끔 컬렉션 같은 것을 해서 주제별로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낭독회나 독서모임 같은 것도 해보고… 이런 생각으로 사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사서도 전문직이라서 대학을 나와야 하고 시험도 봐야 하므로, 어려서부터 진로를 잡아야 가능한 꿈이란 걸 알게 되었다. 가끔 도서관에서 알바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대체되었다. 사실 제주도에 이사온 후, 고용센터에 접수를 하고 희망 직종으로 도서관 사서업무를 적어 냈었다..
농인을 다룬 소설이다. 이 책은 수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최초의 농인학교는 프랑스에 생겼었고, 수어로 가르치는 농인학교는 미국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수어가 체계적으로 자리잡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한다. 과거부터 농인에게 수어가 순조롭게 허락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픈 역사이지만 농인에게 수어를 금지시키는 법이 있었던 나라가 많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일본의 수어도 농인들만의 특이한 문법으로 이루어진 일본수어와 청인들이 농인과 대화하기 위해 성립한(?) 일본어대응수어가 있다고 한다. 소설에 이런 차이가 나오고 그 차이로 생기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장애인들 수용시설에서 생기는 문제점과 살인 사건이 탄탄한 구성으로 엮여있다. 이러한 소재로 소설을 ..
농인 아내, 청인 남편이 살아가는 이야기.. 흥미롭다. 눈에 보이고 눈으로 보여줘야 어느 정도 통하는 농인의 세계. -농인은 보이는 세계를 통해 무언가를 알 수 있다. 듣지 못하기 때문에 소리로 전달받을 수 없고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깜깜한 밤에는 아무런 대화를 할 수 없다. 듣는 사람과 다른 포인트에서 그들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농인은 가르쳐주기 전에는 세탁기 소리가 커서 밤에는 이웃집에 폐가 될 정도라는 것을 알 수가 없으니까. -농인들은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도 없지만, 자신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소리로 세상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주는 피해도 인식하지 못한다. 농인들이 수어를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도 그들이 자신의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
유튜브 수화 강사님의 소개로 보게 된 책이다. 주인공 할아버지(폴루)는 아내와 살던 집을 아내가 죽은 후 팔려고 내놨다. 하지만 고속도로 옆에 있는 집이어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좋은 집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사려고 나서지 않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귀머거리나 살 수 있는 집이네요.’라는 사람의 말을 듣고 정말로 청각 장애인에게 집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해 알아보게 되었고, 적당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만나게 된 청각장애인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번역가, 아, 참, 저 사람들은 통역사라고 하더군. 통역사는 그 춤을, 격렬함과 힘이 넘쳐 나다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지는 동작들의 의미를 통역해 주고, 우리 ‘듣는 사람들’이라면 찡그린, 화난, 혹은 우스꽝스러운 얼굴이라고 말했을 그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이 무..
만화책같은데, 어떤 내용일지 매우 궁금해지는 책이다. 반려견 키키가 일상에서 산책하며 동거인 진아를 관찰하는 일기를 만화로 표현하는 책이다.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쓰는 단어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보통은 그냥 지나쳤을 단어에 대해 작가가 마치 뜻을 새로 부여하듯이 생각의 날개를 맘껏 펼치는 그런 글들이다. 내가 어릴 때도 그런 식의 일기를 많이 썼었다. 그날 유독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걸 일기에 장황하게 써보는.. 나의 어릴 적 그 일기도 어쩌면 이런 책이 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그런 이야기를 만화와 곁들여 했다는 데 있다. 이 만화는 저에게 시작입니다. 이야기를 만화로 그릴 수 있다는 시작이자 키키와 마주..
제목만 딱 봐도 환타지 소설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해리포터’도 ‘반지의 제왕’도 별로 재미없어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힘들게 빌린 책이니, 제일 먼저 읽어봐야겠다. 잠, 그리고 꿈은… 숨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 달러구트 꿈백화점의 꿈은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 강조한다.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빌린 책인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환타지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하루만에 다 읽은 것은 아마도 환타지 소설이 갖는 호기심 유발하는 소재 때문이었던 듯하다. 나는 보는 내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인가 하는 영화가 생..
어딘가에서 소개받은 유재필 작가의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해 손에 넣었다. 기대된다. 우리의 삶은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잔혹한 링이다. 링 위에 한번 오른 이상 죽기 전까지 절대 내려올 수 없다. 반드시 삶이라는 링 위에서 죽어야만 한다. 링 위에 오른 순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인생의 어딘가에 자신의 숨통을 끊을 단 한 방의 매서운 카운터 펀치가 예고되어 있다. -너무나 확실한 사실이라서 더 실감난다. 음… 유재필 작가의 글 스타일도 꽤나 마음에 든다는 생각이 책을 읽기 시작한지 두어 페이지에서 들게한 문장이다. 그저 나는 최대한 단순하게 살고 싶은 바람이다. 진심으로 기뻐서 축하해주고 싶은 사람의 결혼식장을 찾고 싶고, 진심으로 슬퍼서 위로해주고 싶은 사람의 장례식장을 찾고 싶은, 단지 그거다. -나도 살..
시골에서 빵집 하나를 운영해 보는 것이 내 꿈 중에 하나였다. 특히 천연발효종을 배양해서 거친 빵을 만드는 제빵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만 보고도 내가 배울 게 많을 듯해서 빌린 책이다. 읽으면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시간과 함께 모습을 바꾸고,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간다. ‘발효’와 ‘부패’를 통해서다. 발효와 부패는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 균의 작용을 통해 자연 속으로 편입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스트처럼 인공적으로 배양된 균은 원래 부패해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물질마저도 억지로 일정 기간 썩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균은 균인데 자연의 섭리를 일탈한 ‘부패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균인 것이다. 돈은 ‘부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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