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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수화 강사님의 소개로 보게 된 책이다.
주인공 할아버지(폴루)는 아내와 살던 집을 아내가 죽은 후 팔려고 내놨다. 하지만 고속도로 옆에 있는 집이어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좋은 집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사려고 나서지 않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귀머거리나 살 수 있는 집이네요.’라는 사람의 말을 듣고 정말로 청각 장애인에게 집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해 알아보게 되었고, 적당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만나게 된 청각장애인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번역가, 아, 참, 저 사람들은 통역사라고 하더군. 통역사는 그 춤을, 격렬함과 힘이 넘쳐 나다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지는 동작들의 의미를 통역해 주고, 우리 ‘듣는 사람들’이라면 찡그린, 화난, 혹은 우스꽝스러운 얼굴이라고 말했을 그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이 무엇을 뜻하는지 통역해 주었다.
-2022년 계획으로 ‘수화통역사’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관련 책을 여러 권 빌려왔다. 할아버지의 수화통역사에 대한 첫 느낌이 실린 이 글이 마음에 확 와닿았다.
통역이 없었더라면 때로는 웃음 짓고 때로는 진지했던 이 세 사람의 손짓, 이 손놀림들이 아무런 보람도 없이 그저 침묵과 무지 속에서 춤을 췄을 것이다. 나의 무지 속에서. 그리고 그들에게 내 목소리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이런 깨달음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최근 청각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수어는 그들의 또다른 언어라는 점. 외국어를 쓰는 사람이 있듯이 수어를 쓰는 사람이라는 것, 그들은 고요함 정말 아무런 소리도 안들리는 고요함 그 자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등… 그들을 우리 청인(듣는 사람)들은 다 이해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
그러니 수어를 하는 사람들 속에 수어를 모르는 청인은 바로 장애인인 것이다.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은 창문이 많은 집이 좋단다. 벽은 그들의 의사소통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어두울 때는 대화를 못한다. 그렇지..
유럽 여기저기에서 농아인들을 상대로 말을 가르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정말이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위지요.
“신은 제게 말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신이 제게 다리를 주지 않으셨다면, 그래도 신부님은 제게 달리라고 강요하시겠습니까?”
그 뒤로 다시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 더구나 정상인들은 청각장애인이 ‘말을 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잖아요. 그들은 이렇게 말하죠.
“짐승 소리를 내는군.”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내는 소리도 듣지 못하기 때문에 이상한 소리도 많이 낸다고 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이상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밥을 먹으면서 쩝쩝거리지 않도록 매우 많은 주의를 듣는다고 한다.
듣지 못해 말을 못하는 그들에게 발성을 강요하는 것은 다리가 없는 사람에게 달리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충격적이다.
우리는 대체 얼마나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수화를 통한 교육 방식을 금지해 버려서 이제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수화로 가르칠 수 없게 됐다고. 청각장애인 교사들도 하나둘씩 해고하더니, 수화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정상인 선생들로 모두 갈아 치웠지. 정원사도, 요리사도, 두명의 조교들도 모두 해고당했지. 이 사람들도 모두 청각장애인이라서 신입생들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군. ‘전염’이라니!
이제는 수화를 사용할 경우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만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어. 교사들은 기를 쓰고 학생들에게 소리를 내도록 시키려 들고, 아이들은 발음 연습 시간 동안 울고, 때로는 토하기까지 해. 아이들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거든.
-1887년 프랑스 장애인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란다.
이 책에는 1880년대 청각장애인으로 파리에 있는 학교를 다니다가 교사가 된 ‘장’이란 사람의 서신과 2000년대 초 청각장애인 소년과 친구가 된 ‘폴루’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있다.
폴루 할아버지가 살았던 때에도 청각장애인 가족이 마을에 이사온 후, 술렁였다.
그들에게 빵을 팔지 않는 빵가게 주인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들이 번식(?)하지 못하게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인 차별은 어느 사회나 존재하는 악습인 듯하다.
막 울다가, 막 웃다가, 막 놀라다가, 막막막… 그런 책이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 이 책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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