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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가 살았던 몽크스라는 집이 있다고 한다.
레너드는 정원가꾸기를 좋아했고 버지니아는 그 평화로운 집에서 산책을 하면 글쓰기 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현재는 그 집에서 관리를 하며 사는 사람이 있고 일주일에 두번 관람객에게 공개를 한다고 한다.

이 집에 관한 내용이 사진과 함께 나온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란 책이다.

울프 부부는 동네를 산책하다가 이 집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날 경매에 이 집이 나왔고, 그들은 경매로 이집을 낙찰받았다.
처음 이 집에 들어가서는 몇년간 낡은 집과 정원을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으로 꾸미느라 시간을 보내야 했다.
페인트칠, 가구, 화장실 등 모든 것을 하나하나 손을 봐야했다고 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이 특이하다.
계단을 내려가서 집의 현관이 나온다. 안에서 밖을 보면 이렇게 계단이 운치있게 보인다.
하지만 이런 구조로 생긴 현관은 비가 오는 날이면 물이 계단부터 폭포처럼 떨어져 현관을 통해 거실로 하염없이 들어왔다고 한다.
처음에 어떤 이유에서 집을 이렇게 지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기술 문제였을 듯하다.
건축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건물을 높이 지상으로 짓는 것이 더 어려웠을테니까.

이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다.
넓은 정원에 각종 꽃나무를 기르는 것은 영국사람들의 가드닝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복잡하게 생긴 정원에 정원을 가꾸는 주인의 꿈이 곳곳에 실현되어 있다.
울프 부부는 집안에 이런 사과나무 과수원도 가지고 있었다. 고목으로 24그루나 있었다고 하니 적지 않은 나무이고 보살피기에 꽤나 힘들고 수확도 많이 했을 것이다.
사과꽃이 만발한 모습을 보는 건 과수원을 가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다.
화려하지 않은 사과꽃은 가까이 봐야 그 멋이 느껴진다.
우리도 육지에서 귀농했을 때, 백 그루가 넘는 사과 과수원이 집 옆으로 있었는데… 그때의 생각이 새록새록 나는 사진이었다.

사과 과수원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울프 부부는 이렇게 과수원을 꾸몄다.
사과 나무 사이 사이에 돌길을 만들어서 과수원을 산책로로 만든 것이다.
놀랍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길을 산책하면서 글감이 마구 솟아났을 것도 같다.

농사짓기가 힘들어 시골생활을 접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힘든 건 다 잊고 그때의 낭만만 남아있게 되는가 보다.
이 책을 보고 시골생활이 다시 그리워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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