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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에서 봐야 할 것은 특이하게 가우디의 건물이란다.
가우디하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구엘공원, 까사 어쩌구하는 많은 건물이 생각난다.
우리도 베르셀로나가 볼 것이 많아 두번이나 가본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가우디의 건축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도 가우디의 건물이 있다고 하니 급 관심이 생겼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건물 앞에는 가우디가 벤치에 앉아서 무언가를 노트에 적으며 구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동상이 있다.
"가우디씨, 반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상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가우디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가우디 박물관이다.
아마도 가우디 건축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연을 닮은 건축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도 잘 설명되어 있을 것이고, 평생을 건축에 메달려 살다가 허무하게 죽어간 그의 생애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놓았을 것이다.
우린 그런 가우디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바로셀로나 여행에서 많이 보고 느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분주한 광장 한켠에 있는 의자에 아무렇지도 않게 않아서 책을 읽고 있는 가우디 동상을 보니, 정말로 한가한 오후를 즐기고 있는 스페인 할아버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관광객인지 동네 아저씨인지 함께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은 진짜 사람과 동상을 구분 못할 정도였다.
남편이 재미있는 순간이라며 찍은 사진이다.^^

 

광장에 있는 큰 성당과 가우디가 지었다는 건물을 주욱 둘러 보았다.
유럽에 있는 성당은 대부분 아주 고풍스럽고 멋스럽다.
특히 도시가 크면 클수록 중심에 있는 성당 건물은 더 웅장하고 멋지다.
레옹에 있는 성당도 그 내부를 볼려면 관람료를 내야 할 정도로 사람도 많이 찾고 볼 것도 많은 것 같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고 있어서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그런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솟아있는 성당의 모습이 왠지 더 웅장해 보이는 것 같다.

 

가우디가 지었다는 건물도 입장료를 내고 내부를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창문은 물결 무늬로 바다느낌을 준 유리로 장식되어 있다.
이런 창문을 바르셀로나에 있는 까사 바요트에서 보고 참 신기했었는데 여기도 그런 창문이 있었다.
철담장도 가우디 건물에서 많이 봤던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철사 한가닥도 그냥 쓰지 않고 이리저리 꼬아서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곳은 일요일이라서 관람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마 일요일이 아니었어도 관람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몇 번에 유럽 여행에서 얻은 여행 노하우가 있다.
절대로 욕심을 내서 여행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유럽의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유명한 성당에 비싼 관람료를 내고 구경을 많이 했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가우디의 유명한 건물에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 많이 구경했다.
또 어떤 때는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며칠에 걸쳐 재 방문하면서 다 구경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관람료도 무시못하게 많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매번 여행 때마다 이 모든 것을 하진 않았다.
관광지에 집중할 때와 가우디에 집중할 때와 성당에 집중할 때와 미술관에 집중할 때가 달랐다.
어쩔 때는 해변에 집중하느라 일주일 내내 해변만 여러 번 간 적도 있다.

첫 유럽 여행에서는 살아 생전 처음 하는 첫 유럽 여행이고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서 강행군을 했었다.
거의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많이 피곤했고, 경비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사람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다시 못 올지도 모르지만, 다시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조급하게 여행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여행 피로도만 높아지고 불필요한 경비만 는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이번 여행은 산티아고 길을 걷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이번 여행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았던 것 같다.
우리는 좋았던 산티아고 길에 또 가도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언제나 산티아고 길이 그리운 길이 되었고, 언제고 또 가고 싶은 길이 되었다.

이렇게 레옹에서 뜬금없이 만난 가우디에 관한 것들을 둘러보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대도시' 레옹을 구경다니기로 했다.
뭔가 신이 나고 뭔가 특별한 것을 보게 될 것 같아 설레였다.

이 글은 2017년 6월 10일부터 7월 8일까지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우리 부부의 찬란한 추억이 담긴 글입니다. 사진은 대부분 남편이 찍었습니다. 글은 제가 썼는데 많이 미숙한 글입니다.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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