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2017.6.17(47,312걸음) 또다시 새벽에 길을 나서서, 오늘은 벨로라도에서 아게스까지 걸었다. 어제 남편의 발이 극강으로 아팠기 때문에 오늘은 걷다가 큰 마을이 나타나면 버스를 타고 가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출발 전에 뭔가를 한참을 하고 있던 남편이 이러고 나타났다. 남편 발의 상태가 아주 심각하지만, 황당하기도 했다. 박지성도 아니고 발레리나도 아닌데.... 일회용 밴드를 여러 개 붙이고 붕대를 칭칭 감았더니, 남편 발의 상태가 이렇다. 어제 프랑스 분들이 준 붕대로 감았더니 상처가 훨씬 더 편하기는 한데, 신발을 신을 때 압박이 크다고 해서 붕대를 얇게 감아봤단다. 어쨌든 여행은 계속되니 이런 상태로 길을 나섰다. 몇 걸음 걸어보고, 다행히 걸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고, 쉽게 버..
일루전 아트는 실재하지 않는 형상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이다. 제주시는 예전부터 있던 구제주와 새로 건물이 들어선 신제주로 나뉜다. 신제주의 급부상으로 구제주가 점점 낙후되자 그런 구제주를 살리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히 보이고 있다. 구제주 거리에 '일루전 아트'를 볼 수 있는 그림이 있어 다녀왔다. 작년 가을 티비에서는 '효리네 민박'이 대박을 치고 있었다. 소길댁인 효리와 함께 사는 상순씨 그리고 말도 안되는 스텝 아이유까지 나와서 예능 최고의 시청율을 찍고 있었다. 그때 효리와 아이유가 구제주를 탐방한 적이 있는데, 그게 티비에 한번 나오고 그들이 갔던 구제주의 몇몇 가게가 완전히 관광 코스가 되어, 가게 주인들이 뜻하지 않게 행복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때 구제주 상가에..
느르미전 이 전은 스토리가 아주 재미있는 전이다. 느르미전이라는 것은 재료를 '늘어놓는다'나 '누른다'에서 그 음을 가져와 느르미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마치 파전을 부치듯이 쪽파와 고사리를 늘어놓고 달걀로 부치는 전이다. 그리고 다른 이름으로는 보따리전이라고도 하는데, 제삿상에 고사리로 크게 부쳐놓은 이 전에 제삿상에 올라간 음식을 조상들이 보따리처럼 싸가라고 올리는 전이라고 한다. 또다른 이름으로는 들어가는 재료를 따서 고사리파전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제주도는 어느 집이나 제삿상에 크고 넓적한 이 느르미전을 꼭 올린다고 한다. 재료 : 쪽파 150g, 고사리 50 g, 달걀 3개, 소금, 식용유 일. 파는 깨끗이 씻어 12cm 길이로 썰어둔다. 이. 고사리는 가지런히 추려 12cm 길이로 썰어 소금..
패마농적 제주도 사람들은 제삿상에 적을 많이 만들어 올린다. 육지에서 산적이나 고기적 정도 본 것과 달리 제주도의 적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선 나는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열거해 보자면, 상어적, 묵적, 두부적, 방어적, 오징어적, 문어적, 소라적 등 다양한 재료 특히 바다에서 나는 재료들로 살짝 삶아서 꼬치에 꽂아 다시 기름에 지지는 형식으로 적을 만들어 제삿상에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재료들은 슬쩍 봐도 좀 비싼 재료들이다. 그래서 이렇게 다양하게 적을 올리지 못할 때 쪽파로 적을 만들어 올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패마농'은 '쪽파'를 이르는 제주도 방언이다. 쪽파를 보면 머리가 여러 개 패거리로 뭉쳐 있어서 마늘이 패거리를 이뤘다는 뜻으로 패마농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재료 : 쪽..
무말랭이지짐 나물 반찬은 그냥 데쳐서 양념장만 넣으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감칠맛을 내기가 너무 어렵다. 매번 할 때마다 맛이 다르게 나는 건 물론이고, 이상하게 적당한 간을 맞추는 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기름넣고 지지고 부치면 조금 맛이 나아진다. 배추로 겉절이는 크게 맛을 못내는 사람도 집에 있는 김치로 김치전은 보통 이상의 맛을 낼 수 있는 이치와 동일하다.^^ 제주도는 뭐든 뿌리로 된 채소는 다 맛이 좋다. 제주도에 와서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을 먹어보면 보통 내가 집에서 한 것보다 단맛이 많이 난다. 나도 그런 제주도 생선조림을 먹을 때마다 '관광지라고 손님들 입맛 끌려고 설탕을 때려 넣었구만...ㅜㅜ'하고 불평을 했었다. 하지만 제주로 이사오고 나서 시장에서 무를 사다가..
미내기무침 '미내기'는 '미나리'의 제주 방언이다. 보통 육지에서는 논에 미나리가 많이 난다. 이런 미나리를 논미나리라고 하는데, 논미나리는 줄기가 길고 두껍지만 부드러운 편이라서 전골이나 찌개에 사용한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논이 거의 없으므로 밭에 미나리를 심는다. 이런 밭미나리를 돌미나리라고도 부른다. 돌미나리는 길이가 짧고, 조금 질기고 억세지만, 향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돌미나리로는 생채나 샐러드 또는 녹즙으로 짜서 먹는다고 한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서 먹는 미나리 강회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재료 : 미나리 300g, 양념장(청장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참기름 약간, 깨소금 약간) 미나리를 다듬다가 강사님에게 육지껏들이 조금 혼났다.ㅋ 이유는 육지에서는 미나리를 손질할..
가지무침 가지는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몸에 열을 내리게 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고 한다. 보통 보라색이 나는 채소는 여러 가지로 몸에 좋다고 하는데, 가지가 보라색의 대표적인 채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가지로 나물 무침 외에는 다른 조리법으로 해먹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은 가지로 다양한 조리를 해먹는 거와 사뭇 다른 음식문화이다. 가지무침을 해본 사람은 안다. 이 가지무침이 얼마나 맛을 내기 어려운 것인지를... 나도 아무리 해도 엄마가 어릴 때 해주시던 가지무침의 맛을 아직도 못낸다.ㅜㅜ 일. 가지는 꼭지를 따고 2등분해서 살짝 찐다. 옛날에 우리 엄마는 밥할 때 거기에 가지를 넣고 쪘었는데, 아무튼 물에 삶듯이 찌면 된다. 꼭지 따고 2등분하기. 물을 바닥에 자박하게만 넣고 찐다. ..
깻잎순나물 재료 : 깻잎순 200g, 양파 1/4개, 홍고추 1/2개, 풋고추 1개, 들기름 1큰술, 양념장(된장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채썬 파 2큰술, 참기름 1/2큰술, 깨소금 1/2큰술) 일. 깻잎순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준다. 잘 씻은 깻잎순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다음 냉수에 헹구어 물기를 제거한다. 이. 양파, 홍고추, 풋고추는 채 썰기해 준다. 삼. 데친 깻잎에 양념을 넣어 무쳐준다. 사.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양파채를 볶다가 홍고추, 풋고추를 넣어 볶은 다음 양념에 무쳐놓은 깻잎순을 넣어 충분히 볶아준다. 깻잎순은 깻잎 한장한장 있는 것과 달리 다발로 뭉쳐 있는 것이라 의외로 식감이 좀 질기다. 그러므로 질긴 식감이 어느 정도 없어질 때까지 좀 오래도록 볶아준다.
제주도로 이사올 때 우리는 "도시에 가서 살자?"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경상도 상주에 귀농해서 살때 우리는 거의 산꼴짜기에 살고 있었다. 슈퍼에 갈려고 해도 차를 타고 나와야 하는 아주 외진 곳이었다.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짜장면이 먹고 싶으면 차를 타고 나가야 했고, 혹시 꼭 집에서 배달시켜 먹고 싶으면 아무리 둘이 먹더라도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까지 시켜야 배달이 가능한데, 그것도 식사시간을 피해서 시켜야 겨우 배달을 해주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제주도로 이사올 때는 집에서 짜장면과 치킨을 배달 주문할 수 있어야 하고, 영화관이나 시장, 서점 혹은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고,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도시(?)로 이사를 하자고 했었다. 워낙 외진 ..
제주 전통 가옥의 구조는 육지의 가옥 구조와 다르게 생긴 데가 많다. 우리가 제주에 이사와서 집을 구할 때 첫번째 조건이 아파트가 아닌 제주의 전통 가옥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에 불어닥친 개발 바람으로 여기저기에 새로운 길과 건물이 들어서면서 제주에서 전통 가옥을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이렇게 옛날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사정은 육지의 시골에 가도 마찬가지이다. 딱이 집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옛날에 할머니할아버지나 부모님이 살았던 집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골에 빈집이 많아도 시골집을 구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특히나 제주도의 경우에는 육지 사람들이 이주해 와서 제주 전통 가옥을 구입해 리모텔링해서 카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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