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7시에 일어나서 고사리를 끊으러 출발했다. 어제 준비한 모든 채비를 장착하고 집을 나섰다. 거의 완벽한 고사리 채취 복장.ㅋ 하지만 너무 예쁜 모자 쓰고 왔다고 친구한테 혼남.ㅋ 저 앞에 가시는 할머니도 분명 고사리 채취하러 가시는 복장이다. 친구가 알려준 정류장에서 제주시 와흘리에 있는 전원마을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기로. 근데, 정류장에 있는 사람들도 어째 복장이 대부분 고사리 끊으러 가는 복장이다. 어? 친구가 가르쳐준 버스가 아닌데, 배낭 멘 사람들이 다들 저 버스를 탄다. 와흘로 가는 버스이기도 하지만 흔들리지 말고 친구가 가르쳐준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초행길이니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고사리밭에 가지도 못하고 길을 잃을 게 뻔하다. 드디어 친구가 알려준 버스가 와서 탔는데, 버..
제주도에 살면서 꼭 해봐야 하는 것 중의 하나는. 고사리 끊기 드디어 내일 나도 고사리 끊으러 가기로 했다. 제주도 말에 고사리밭은 며느리한테도 안 가르쳐준다. 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고사리밭. 제주도에 살면서 4월과 5월에는 고사리 끊으러 다니느라 바쁘다는데, 도대체 사람들이 고사리를 어디서 끊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면 고사리를 끊으러 가는 것이 분명한 아주머니들의 차림새가 있다. 바지며 웃도리며 튼튼한 것으로 입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메고, 장화를 신고 가는 삼삼오오의 아주머니들. 이들은 분명히 며느리도 모르는 고사리밭에 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로 이사와서 전원마을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작년에 그 친구가 고사리를 끊어서 삶고 말렸다고 ..
제주도 사투리를 들어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제주어는 완전 외국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낯설다. 제주도로 이주해 온지 2년이 넘은 나도 제주도에 대한 관심을 엄청 가지고 있지만, 제주어를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도 요즘 알바를 다니면서 거기서 일하는 언니들에게 제주어를 배울 기회가 생겼다. 사실 한참 바쁘게 일할 때는 언니들이 하는 말의 반도 못 알아듣는다. 대화가 가능한 일상적인 말은 거의 따라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 그래서 약간 일하는데도 곤란한 경우가 있어서, 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도구의 제주어는 외우려고 노력 중이다. 제주어 중에서는 즉각적인 표현으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다. 조리사 언니가 나에게 "저기 물박세기 좀 가져와라."라고 얘기했는데, 난 도대체 뭘 가져다달라고 하는지를 몰라서..
제주도로 이사와서 내가 한 경험 중 특이한 것은 바로 알바를 해본 것이다. 알바가 주는 매력이 있다. 큰 부담 없이 단기간 한다는 것이 주는 약간의 자유로움이랄까? 아무튼 5주간의 급식소 알바가 끝났다. 특히 나에게는 이 급식소 알바가 참 재미있다. 우선 급식소이기 때문에 제주도 와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배웠었는데, 그것과 관련한 일을 하게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특히 학교 급식이어서인지 메뉴 중에 '제주음식'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딱이 제주음식을 만들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는 음식을 제주식으로 어떻게 만드는지 새로운 것을 많이 배웠다. 제주음식의 가장 독특한 점은 매콤한 맛을 내지 않고 언제나 배지근한 맛을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도 빨간 떡볶이가 아니고 간장을 ..
산티아고 2017.6.16(41,357걸음) 오늘은 산토 도밍고에서 벨로라도까지 걸었다. 전체적으로 평지이지만 엄청나게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야 한다. 이게 고난의 길이 될 줄이야...ㅜㅜ 오늘도 20킬로 초반대라 만만했지만, 문제는 우리 발에 잡힌 물집이었다. 어제 저녁을 같은 식당에서 먹으면서 부쩍 친해진 브라질팀과 아침에 출발하기 전 숙소 앞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그들의 얼굴이다. 특히 엘리오는 나이가 많고 영어를 전혀 못해서, 이렇게 사진을 찍으며 서로 친분을 교류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이들도 우리처럼 걸음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이렇게 아침에 같이 숙소에서 출발하면 거의 같은 속도로 목적지까지 함께 걷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문제의 물집 때문에 이렇게 아침에..
멜지짐 멜지짐은 마른멜로 해먹어도 되고, 생멜로 해먹어도 된다고 한다. 마른멜지짐 재료 : 마른 멜 80g, 풋고추 1/2개, 마늘 1개, 간장 3큰술, 설탕 1/2큰술, 식용유 1/2큰술, 고춧가루 약간, 깨소금 약간 일. 마른멜은 물에 한번 씻어 간장, 설탕, 고춧가루, 식용유, 물을 넣고 조린다. 이. 마늘은 다져서 넣고 풋고추는 어슷 썰어 넣는다. 사진출처 : 강사님 블로그 '멜'이라는 이름이 낯설어서 그렇지 말하자면 멸치반찬이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멸치볶음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간장을 기본 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고춧가루는 고명처럼 약간만 넣는 것이다. 생멜조림 재료 : 생멜 6, 70마리, 간장 1큰술, 제주된장 1큰술, 마늘 1큰술, 설탕 1/2큰술, 고춧가루 1/2큰술, ..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면 제주도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것이 바로 '멜'이다. 쉽게 말하면 '멜'은 '멸치'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조금 큰 멸치를 '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멜도 다량으로 잡는 물고기여서 제주도 사람들은 멜을 이용해 멜지짐, 멜국, 멜구이, 멜젓 등 다양하게 조리하여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멜마저도 조업이 좋지 않아서 강의 진도상 멜 요리를 배우는 날 강사님이 재래시장 여러 군데를 뒤졌는데도 멜을 한마리도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멜과 관련한 요리는 이론으로만 배우고 말았다. 지난 번에 만났던 제주도 친구는 시아버지가 선장이시다. 그래서 남편도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조업을 돕고 있다고 했다.제주도 사람들이 배를 타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하는 이유..
자리지짐 재료 : 자리 200g, 간장 5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5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생강즙 약간, 후추 약간, 고춧가루 약간, 식초 약간, 식용유 보통은 동문시장에 가면 이렇게 산더미처럼 자리를 쌓아놓고 판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장만한 자리이다. 이게 삼만원어치였다.ㅜㅜ 싱싱한 자리는 강사님이 손가락으로 알려주는 저것 등지느러미 끝의 몸통이 색이 약간 은색으로 빛이 난다고 한다. 이날 준비한 자리는 매우 싱싱한 녀석이다. 일. 자리는 너무 작아서 비늘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먹는다. 전에도 말했듯이 제주도 사람들은 생선의 머리도 지느러미도 떼어내지 않고 먹기 때문에 자리는 손질할 것이 없다. 그냥 소금물로 씻어서 냄비에 놓는다. 이. 간장에 후추, 식초, 설탕을 넣어 잘 섞고 자리에 끼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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