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아무튼 시리즈의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작가가 어딘가 낯이 익다. 글체가 많이 익숙하다. 그리고 다시 작가의 이름을 자세히 보니, 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이다. ‘전국축제자랑’이라는 책이었다. 김혼비, 박태하가 함께 쓴 책이었다. 전혀 재미있을 거 같지 않던 책이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 책은 김혼비가 살면서 술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를 다룬 것이었다. 역시 글을 재미있게 잘 쓴다. 급식실 동료가 ‘재미있는 책 있어요?’라고 물어서 이 책을 빌려주었다. 그랬더니, 재미있다면서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다. 술을 좋아하는 친구인데, 자신의 술 에피소드와 비슷한 대목이 많아서 공감하면서 읽었다고 한다. 요즘 이렇게 내가 읽은 책을 주변 사람과 나눠 읽으면서 뭔가 뿌듯함을 느낀다. 책을..
책 표지가 전에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인가와 매우 비슷하다. 내용도 비현실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죽은 사람들이 현생에 미련이 생겨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세상에서 떠돈다. 그들을 ‘사자’라고 한다. 그 사자들이 버리지 못하는 미련을 해결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사람들이 ‘사신’이다. 주인공 사쿠라는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같은 내용이다. 그때 내가 그 행복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면 다른 미래가 펼쳐졌을 거야. 죽어버린 지금으로서는 손에 넣을 길이 없는 미래가. -인생을 허투루 살다가 죽은 어느 사자의 말이다. 사실 죽고나서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해도 이 미련을 지울 수는 없다. 왠지 살아있는 동안 미련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
가드닝으로 꽤나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1890년에 태어난 사람이라니 정말 옛날 사람이다. 거기에 가드닝이라니.. 좀 따분한 책일 거 같지만 귀농 경력이 있는 나도 땅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관심이 생겨 빌리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따분한 식물 키우는 이야기이지만, 글을 맛깔나게 쓰면 얘기가 다르다. 앞에 몇장을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기대된다. 1월이면 정원가는 날씨를 경작한다. 날씨라는 건 희한하다. 딱 맞는 적이 없다. 항상 평균을 웃돌거나 못 미쳐 우리의 예상을 빗나간다. 기온은 늘 지난 백 년간의 평균에 비해 5도 높거나 낮고, 강우량은 평균보다 5밀리미터 적거나 20밀리미터쯤 많다. 너무 가물거나 너무 넘칠 뿐 도무지 중간이 없다. 날씨와 별 상관없는 사람..
일러스트인 작가는 어려서부터 식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지인이 허브를 길러 잘 활용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허브를 소개하고 싶어서 책을 만들었단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허브의 재배하는 방법과 활용법이 잘 나와 있다. 낯익은 허브 몇가지를 나도 기억하기로 했다. 커먼캐모마일 - 캐모마일 차로 마시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스테비아 - 이 허브는 설탕의 300배가 넘는 단맛을 느낄 수 있단다. 민트 - 우리집 화단에도 많이 나 있는 박하이다. 과민성대장증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단다. 이 책은 좋은 정보가 많아서 하나 정도 구입해 가지고 있어도 좋을 듯하다.
제주 4.3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 이야기는 제주 사람에게도 자세히 듣기가 힘이 든다. 다들 알고는 있지만 워낙 쉬쉬하던 이야기들이라서 자세히는 모른다고 한다. 화를 당한 사람이나 동조를 했던 사람이나 그 역사 앞에서는 고통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입 한번 잘못 뗐다가 화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고 이후로도 후손들이 두고두고 고통을 받았던 역사이기 때문인 듯하다. 이 책에는 4.3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내놓은 유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유물이야 우리의 가난했던 과거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는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무자비한 역사였다. 4.3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당시 전부 어린 아이였다. 숨겨왔던 그 당시의 기억을 이제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
박노해의 사진 에세이 3권은 ‘길’이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나만의 빛나는 길은 잘못 내디딘 발자국들로 인하여 비로소 찾아지고 길이 되는 것이니. -아마도 이 책의 주제일 듯하다. 코로나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작가가 던지는 말이다. 마지막 순례길 티베트인들은 인생의 세 단계를 살아간다. 청년기에는 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장년기까진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돌보고 노년이 되면 신에 귀의해 다음 생을 향한다. “내 생의 마지막 순례길은 오체투지로 왔다오. 엎드려 대지와 하나가 되면 들꽃이 말을 하고 일어서 합장하면 하늘 구름이 말을 한다오. 일하고 살림할 땐 미처 귀 기울이지 못했는..
박노해의 사진 에세이를 빌렸다. 1, 2, 3편으로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빌린 것은 2와 3편이다. 그중 2편이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이다. 버마의 달라 마을은 가난한 민초들의 보금자리이다. 깨끗이 빤 옷차림으로 쌀국수를 대접해주는 여인은 생활이 고달프다 하여 함부로 살아가면 되겠냐는 듯, 가난과 불운이 마음까지 흐리게 해서야 되겠냐는 듯, 단아한 자태로 꽃같은 미소를 지어 보낸다. -세상에는 가난하지만 삶의 의지를 꺾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다. 가난과 불운에서도 꽃같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처럼 삶의 의지가 강하고 소중한 행복을 간직한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학교 지구의 등뼈인 안데스 고원 5천 미터 높이에 잉카의 후예인 께로족이 5백 년째 살고 있다...
베트남 작가라니 흥미롭지 않은가? 노벨문학상에도 거론이 되었다니, 기대된다. 베트남 보트피플로 현재 캐나다에 정착했다고 한다. ‘만’은 책의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이름이기도 하단다. 시장에서 파는 수십 종류의 바나나 중에서 눌러도 으깨지지 않고 얼려도 검게 변하지 않는 것은 샴바바뿐이다. -이런 바나나가 있구나. 처음 알았다. 어릴 때 바나나는 너무 귀해서 내 기억에도 그걸 먹었던 기억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었다. 어쩌다 술에 취한 아빠가 바나나 한송이(아마도 서너 개가 달린 묶음이었을 것이다.)를 사와서 자는 우리를 모두 깨워서 조금씩 맛을 보였던 기억이 있다. 자다가도 그 맛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요즘은 바나나가 흔해졌다. 마트에 가면 ..
오랜만에 류시화의 책을 펴들었다. 나는 류시화의 글을 아주 좋아한다. 가장 좋아했던 책은 ‘하늘 호수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책이었다. 아마도 그 책은 열번도 더 읽었을 것이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정화되고 행복 지수가 높아지는 책이다. 그리고 또 감동받은 책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집이다. 시집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내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서너번 읽었던 책이다. 그 안에 있는 대부분의 시에 공감하고 사색에 젖었던 기억이 있다. 그 외에도 류시화의 글은 아주 흥미롭다. 특히 페이스북에 올라온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신화적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명상을 하게 하기도 하고, 자유로움을 체감하기도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도 아주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된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
이번주에는 도서관을 두군데 들려서 책을 빌렸다. 수능 전 일주일간 학교는 방역을 위해 원격수업을 한다.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오랜만에 한라도서관에 갔더니, 도서관 앞에 커다란 커피숍도 생기고 매점도 주인이 바뀌어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다. 2년 간의 코로나 시대가 점점 막을 내리고 있는 징조였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며 신기한 걸 봤다. 요즘 출간 된 책에 ‘아무튼’이란 제목이 엄청 많다. 아무튼 술, 아무튼 스윙, 아무튼 뜨개, 아무튼 뭐뭐… 그 중 나도 여러 권을 빌려왔다. 아무튼 재밌는 현상이다. 처음 읽은 아무튼 언니는 우리 사회에서 여자로 태어나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한 여성 경찰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자라 받았던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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