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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류시화의 책을 펴들었다.
나는 류시화의 글을 아주 좋아한다.
가장 좋아했던 책은 ‘하늘 호수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책이었다.
아마도 그 책은 열번도 더 읽었을 것이다. 읽을 때마다 마음이 정화되고 행복 지수가 높아지는 책이다.
그리고 또 감동받은 책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시집이다. 시집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내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서너번 읽었던 책이다. 그 안에 있는 대부분의 시에 공감하고 사색에 젖었던 기억이 있다.
그 외에도 류시화의 글은 아주 흥미롭다. 특히 페이스북에 올라온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신화적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명상을 하게 하기도 하고, 자유로움을 체감하기도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도 아주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된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우리는 살면서 쉬어가야만 하는 시기를 간혹 만난다. 무슨 일이든 잘 되지 않고 지치고 힘들기만 한 시기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시기를 당하면 좌절하고 패배감도 느낀다. 그런데 이것은 단지 신이 우리에게 준 쉼표라는 것이다. 그곳에 마침표를 찍으며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살면서 나를 일으켜야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문구인 듯하다.
무의식 중에 어떤 단어와 문장을 습관적으로 반복한다면 당신은 만트라 명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무의식중에 ‘잘할 수 있어’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딱히 어떤 문장은 없는 듯하다. 위에서 본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자’로 할까?ㅋ
생각해 보니, ‘신난다~’라는 말을 자주하는 것 같다. 내 만트라는 ‘신난다’이다.
마음 속에서 하는 말을 조심하라는 격언이 있다.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해도 자기 자신이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수양이면 거의 도인일 것이다. 어려서 ‘신독’이라는 말을 마음깊이 새긴 적이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는 뜻인데 그 뜻이 마음에 들어서 항상 명심하려고 노력했었다. 몸가짐뿐 아니라 속으로 하는 말까지도 조심하라는 이 격언을 다시 깊이 새겨야겠다.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서로에게 친절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여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우리가 얼마나 잘 알 수 있을까? 친한 사람의 속도 다 알 수 없는데, 친하지 않은 사람의 속은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관계를 맺는 대부분의 사람을 나름대로 판단하고 안다고 착각한다.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전체 이야기를 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게 될까? 그것이 삶의 비밀이라는 것을.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지나간 길이 아니라 지금 다가오는 길이다.
-인생 전체를 훤히 안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어쩌면 지금 막힌 이 길이 목적지로 가는 지름길인지도 모른다니, 신나게 헤쳐나가 볼 수밖에.
우리는 신에게, 삶에게 묻곤 한다. ‘왜 나에게 이것밖에 주지 않는 거지?’ 그러나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답한다. ‘이것만이 너를 네가 원하는 것에게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때가 있다. 이 글을 보고 어떤 어려운 처지도 굳이 비관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이것밖이라고 생각되지만,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한 유일한 것일 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writer는 글을 쓰는 사람이며, 기다리는 사람은 웨이터waiter라는 말은 나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이상적인 집필 환경을 기다리는 작가는 한 문장도 쓰지 못한 채 인생을 마친다는 말도.
-스팀잇을 하면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작가가 될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쓸 줄은 안다. 이렇게 매일 글을 쓰다보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사치가 문화를 창조하기도 하지만, 소박함은 정신을 창조한다.
바디케어에는 열중하면서 소울케어는 지나칠 정도로 무심하다. 영혼을 소홀히 하면 의미 상실, 무기력, 관계에 대한 환멸, 자기 비난, 폭력성과 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삶에 생기를주는 중요한 부분을 잃었기 때문에 영혼이 아픈 것이다.
꽃피어야만 하는 것은 꽃핀다.
자갈비탈에서도 돌 틈에서도
어떤 눈길 닿지 않아도
-전에 ‘마음 챙김의 시’라는 류시화가 엮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도 이 시가 마음에 와 닿아서 몇번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읽어도 좋다.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의 시라고 한다.
이미 일어난 불행한 일이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두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다. 고통의 대부분은 실제의 사건 자체보다 그것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더 커진다.
-일상에서 자주 있는 일이다. 일어난 일을 곱씹으며 과로워하느라 잠못드는 것, 소심한 나도 자주 하는 실수다.
인간은 다른 누군가와 소통할 수 없는 그 자신만의 비밀과 고독을 가지고 있기에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를 독립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들도 사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방법을 깨달았다. 나와 생각이 같고 행동 양식이 같은 사람만 좋아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남들과 같아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알았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
정말로 류시화는 글을 너무 잘 쓴다.
아마도 이 책도 난 앞으로 수십번을 읽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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