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먹는 게 고기라는데, 나는 사는 게 그닥 힘들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힘들면 울어버리는 스타일일까? 이번에 고기를 먹고 글을 쓰려니 고기 먹은지 반년 이상은 된 듯하다. 제주도로 이주해온 사람들 대부분은 제주도에 흑돼지집이 많아서 육지 살 때보다 고기를 훨씬 많이 그리고 자주 먹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린 그렇지는 않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제주도에는 '뒷고기'집도 많다. 아마도 상품으로 분류하고 남은 짜투리 고기를 파는 집인 듯하다. 예전에 책에서 읽기로는 도살장에서 일하는 도살꾼들이 용돈 벌이를 위해 뒤로 빼돌리는 고기를 '뒷고기'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이번에 아는 언니와 친구가 지난 번에 내가 인형을 만들어 주어서 밥 한번 사준다고 하더니 제주도 거의 토박이인 언니가 우리를 데리고 간 집..
몇년 전부터 쌀핫도그의 인기가 매우 높다. 제주도에 이사와서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육지에서 대박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이 아직 제주도에는 상륙하지 않았을 때이다. 지난 겨울에 내가 잠시 알바를 다녔던 '갓식빵'도 육지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었지만, 제주도에는 작년 여름에나 겨우 상륙했었다. 제주도에 갓식빵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빵을 사먹다가 인연이 되어 잠시 알바도 했었던 것이다. 최근 육지에 쌀핫도그의 인기가 유난하다는 소식은 티비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그중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 '명랑핫도그'였다. 그런데 그 명랑핫도그가 우리집 근처에 있는 동문시장에 생겼다. 시장에 갔다가 그걸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쌀핫도그를 사먹으러 갔었다. 명랑핫도그는 제주동문시장 2번 게이트 옆에 있다. 가서..
우리 동네는 구제주에 있다. 제주시는 옛날에 조성된 옛도심과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신도심이 있다. 아무래도 구제주의 상권이 신제주 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그래도 구제주에는 아직도 많은 상가가 새로 생기고 없어지고 또 새로 생기고 그러는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이름의 밥집이었는데, 새로 아주 인상적인 밥집이 생겨서 한번 가 보았다. 가게 이름처럼 메뉴도 소박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가게 안도 매우 소박하고 따뜻했다. 이날은 땡기는 것이 순두부 찌개였다. 반찬을 화려하게 차려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주인아주머니가 옆에 앉으셔서 순두부 찌개를 건강하게 끓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한참을 이야기해 주셨다. 주된 내용은 고기 육수를 내지 않고 멸치 다시..
이웃분들 중 여러 분이 이곳을 다녀오고 포스팅한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떡볶이가 무한리필이란다. 그것도 즉석 떡볶이가... 이곳은 떡볶이를 무지하게 좋아는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이다. 이 가게의 이름은 매우 길어서 검색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제주도에 이 떡볶이 집이 있는지 언제나 궁금했었다. 그러던 중 제주여고에 알바를 다니면서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그 때 똬악 발견했다. 전에도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매운 맛을 잘 못 내는 편이다. 그러니 뷔페식으로 되어 있다니 충분히 내 입맛에 맞게 매운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가자~~ 여기는 무조건 일인당 가격이 정해져 있다. 남기지만 않는다면 그 가격으로 그 가게 안에 있는 모든 재료로 떡볶이든 라면이든 오뎅이든 만들어..
제주시청 근처에 스시집이 유명한 집이 여러 군데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집은 '미카도 스시'라는 집이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스시를 먹게 되었으니 원없이 먹기로..ㅋ 여러 명의 셰프가 초밥과 롤을 만들고 있고 그 앞에 테이블 위에는 그들이 만든 초밥과 롤이 접시에 담겨서 빙빙 돌고 있다. 앞에 세팅 되어 있는 것에서 반찬을 장만해 놓았다. 나는 매운 고추 절임을 좋아해서 한가득 남편은 편생강 절임을 좋아해서 한가득, 그리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하기 위해서 주문했다. 첫 초밥을 선택해서 우리 앞에 세팅해 두고 먼저 시원한 맥주를 식전주로 한잔, 건배~~ 초밥은 요 메뉴판을 보면서 먹으면 된다. 같은 걸 찾아서 먹고, 혹시 메뉴판에 있는데 먹고 싶은 게 다른 사람들이 다 가져가서 없으면 주문을 하면 따로 만들..
제주도에서 매운 맛을 찾기는 해변에서 바늘찾기만큼 어렵다. 나는 그렇게 매운 맛을 좋아하는데, 제주도에서 매운맛을 내는 음식점을 아직 손에 꼽을 만큼밖에 찾지 못했다. 며칠 전 제주 향토음식을 같이 배웠던 친구같은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니~ 관덕정 분식이라고 알아?" 다짜고짜 친구가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자기 아는 사람들이 제주도 맛집은 거의 꽉잡고 있는 친구가 관덕정 분식을 모른다고 한마디를 했단다. 친구는 아마도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간 듯했다.ㅋ 나도 맛집이 궁금하면 항상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물을 정도로 분야별로 취향별로 꽉 잡고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관덕정이면 우리 동네인데, 나도 전혀 모르겠다. 근데, 전화를 받고 생각해 보니 한군데 짐작이 가는 곳이 있다. 지난 봄에 남편이랑 제주..
나는 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내가 얼마나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화려한 전적이 있다.ㅋ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은 비비큐치킨의 매운양념치킨이다. 그 어떤 치킨집의 매운양념치킨 보다 가장 매운 맛을 핫하게 내는 치킨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이 치킨의 매운맛이 몇해 전부터 점점 약해졌다는 것이다. 처음 이 치킨이 나왔을 때는 최강으로 매웠는데, 그건 좀 아쉽다. 그래도 아직 이보다 더 매운 치킨은 못 찾았다. 나는 떡볶이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이 신전떡볶이이다. 신전떡볶이는 너무 매워서 떡볶이 먹듯 먹는 것이 아니라 튀김이나 어묵을 찍어먹는 소스처럼 먹어야 할 정도이다. 시골 살때 아는 아주머니들이 사랑방처럼 모이는 뜨개방이 있었는데, 내가 뜨개를 잘해서 그 아주머니들에게 뜨개를 많이 ..
곱창을 못 먹는 우리 부부. 그래도 한번 도전해보자고 제주 시청 근처에 있는 곱창집을 검색해 출발~! 평일인데도 가게 안에는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었다. 막 나가는 손님이 있어서 우리도 자리에 착석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난생처음 가보는 곱창집이라 분위기도 낯설어 괜히 두리번거리게 된다. 연인들, 친구끼리, 가족 단위로 온 손님이 여기저기 맛있게 곱창을 먹고 있다. 기본찬 세팅. 남편이 좋아하는 찬 콩나물국도 있다. 곱.알.못.인 우리 부부는 알바생에게 물어서 주문을 했다. 우선 곱창을 많이들 먹는다고 하니 곱창으로 주문. 곱창 하나를 시키면 둘이서 충분히 먹는다고 해서 하나를 시켰다. 곱창도 못 먹으면서 사람 수대로 주문할 뻔했다는...ㅜㅜ '매운라면'은 '김치라면'으로 바뀌었다니, 김치라면 하나,..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왔었었다. 한동네 살면서 숨만 쉬어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친구라 얼마만에 만났는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4년 만에 만났지만, 우린 어제도 만난 것 같은 그런 소꼽친구이다. "제주도 지인 찬스 좀 쓰자."라는 친구말에 고심 끝에 생각해 낸 맛집이다. 사실 전에 이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제주음식 스토리텔링 수업의 존경하는 강사님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서 나온 책에 소개된 집이므로 믿어 의심지 않는 집이었다. 제주도에서 내로라하는 미식가들이 펴낸 2018년 7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다. 물론 우리 강사님도 여기에 속하는 미식가이시다. 이 책은 이렇게 카페, 베이커리, 식당, 숙소, 농장, 로컬푸드숍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우리 강사님을 포함한 미식가 ..
얼마 전 급식소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내가 어떤 언니의 대타로 알바를 나가게 된 것이었는데, 손가락을 다쳤던 언니가 치료가 다 끝나고 다시 나오게 되어 요즘 알바를 안 나가고 있다. 언니 덕에 꿀알바도 하게 되어 내가 밥을 한번 사기로 했다. 나랑 그 언니랑 제빵학원 동기인 친구 이렇게 셋이서 만났다. 친구가 삼양 해수욕장에 맛있는 초밥집이 있다고 해서 멋진 바다도 구경할 겸 해서 그 쪽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우선 배가 고프니 먼저 밥을 먹기로 하고 음식점으로 갔다. 길 건너에 외관이 더 멋진 음식점이 있었는데, 거긴 아니고 이렇게 약간은 촌스런 핑크색으로 칠을 한 건물 일층에 있는 음식점이었다. 이집은 초밥이 주 종목이라고 하니 무조건 초밥으로 주문한다. 우동이나 돈까스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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