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도 음식점 중, 맛이 좋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집이 있다. 휴가로 우리 집에 놀러온 동생네와 여긴 꼭 가보고 싶어서 며칠 전부터 얘기를 해 두었다. 제주도에서 왠 도토리래? 하며 시큰둥하던 동생도 깜짝 놀란 맛집이다. 고기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보쌈이 빠진 A코스를 주문했다. 먼저 이런 것들이 에피타이저로 나온다. 샐러드에는 특유한 맛을 내는 드레싱이 얹어졌다. 오른쪽에는 도토리묵이다. 시중에서 파는 도토리묵 맛이 아니다. 왠지 집에서 손수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아마도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왼쪽에 있는 것은 말린 도토리묵 무침인데 이게 정말 별미이다. 식감이 맛난 젤리 식감이다. 밑반찬도 정성들여 직접 만든 것들이라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
제주도에 살고 있으면 관관객들이 잘 가는 유명한 음식점은 잘 가지 않게 된다. 제주의 특징을 살리고는 있다지만, 그닥 그런 느낌은 들지 않고 가격만 입이 떡 벌어지게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중 워낙 많은 사람들이 먹고 sns에 많이 올리는 것이 통갈치조림이다. 휴가 때 동생네와 관광객 모드로 제주 이곳저곳을 다녀 보기로 했기 때문에 먹는 것도 그 전부터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통갈치조림집을 가 보았다.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이렇게 유명한 연예인이 왔다갔다는 싸인 액자가 걸려 있다. 사실 나는 이런 걸 잘 믿지 않는다. 연예인 싸인을 복사해서 장당 얼마씩 사고판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맛집 홍보 수단일 뿐이다. 메뉴판을 보고 또한번 놀랬다. 정말 가격이 너무 비싸다. 아무리 ..
제주도에는 유명한 꽈배기 집이 있다. 이름도 거창한 '용꽈배기' 프렌차이즈도 아닌데 그 맛이 너무 좋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본점뿐 아니라 2호점, 3호점까지 냈다고 한다. 시장에서 파는 기본 구성은 갖추고 있다. 꽈배기와 팥도너츠, 고로케 그리고 핫도그가 주 종목이다. 그전부터 소문은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가서 사 먹어 보았다. 요즘 핫도그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핫도그의 가격이 좀 비싸졌다. 보통 2000원 이상은 주어야 하나 사먹을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집은 맛은 그런 프렌차이즈에 전혀 뒤지지 않는데도 천원밖에 하지 않는다. 아주 마음에 든다. 고로케는 일반 고로케와 좀 다르다. 지금껏 특이한 고로케하면 카레맛이 나거나 피자맛이 나는 것 정도였는데, 이집은 매운잡채맛이 난다고..
전에는 비오는 날이면 항상 김치넣고 김치전 만들어 막걸리라도 꼭 한잔 했던 것 같다. 아니면 어디 고깃집에 가서 소주를 거나하게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거의 술을 먹지 않아서 꼭 비가 온다고 술이 땡기질 않는다. 그래도 비가 오니 어디 고깃집에 가서 분위기라도 타볼까 하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시간도 이른 시간이었지만, 비가 와서 식당에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작년 여름인가 문을 연 이 식당은 규모가 엄청 크다. 제주도에서는 냉면을 맛있게 하는 집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이집 냉면은 조금 낫다고 해서 냉면이 먹고 싶을 때 몇번 가본 집이다. 갈 때마다 '아, 이집은 양념돼지갈비집이지?'하고 깨우쳤던 기억이 난다. 그러므로 오늘은 작정하고 고기를 먹으러 이 집으로 갔다. 잘 양념이 된 고기를 주문했다..
제주도에는 유명한 고기국수집이 많다.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고기국수집은 '자매국수'와 '올레국수'일 것이다. 이 두집은 언제가도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나는 자매국수에 가서는 먹어 봤는데, 아직 올레국수집은 가보진 않았다. 자매국수의 경우는 언제 포스팅을 다시 하겠지만, 정말 맛이 좋다. 하지만 이 집은 현지인은 거의 가지 않는다. 우선 국수집이 많이 있는데, 이집은 언제나 기다렸다가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제주도 특유의 고기국수 맛이 좀 덜하다고 한다. 제주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기국수는 고기향이 아주 진하게 나서 좀 느끼한 편이다. 제주도 음식 DNA가 장착되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은 느끼하다고 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배지근하다며 좋아하는 맛이기도 하다. 관광객이 워낙 많이..
동문시장에 있는 올레수산회센터는 올레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가 있는 횟집이다. 동문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회센터들이 즐비하게 있는 골목이 있다. 그 많은 횟집 중에서 '올레수산'은 독보적으로 인기가 많아 언제나 가면 사람들이 많다. 동생네가 휴가차 왔으니, 동문시장에 가서 회 한접시 먹는 건 필수 코스이다. 아무래도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라 회를 주문하는데 약간 획일적인 느낌은 다분히 있다. 종류별로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광어, 우럭, 참돔, 고등어 등을 무조건 1킬로씩 해서 한접시 먹기를 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이런 상술에는 잘 넘어가지 않는다. 고등어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고등어회를 좋아하지 않아도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
동생이 지난 여름 4박 5일간 휴가여서 조카랑 우리집에 와 있었다. 남편도 연차를 내서 우린 같이 덩달아 휴가를 즐겼다. 음... 우린 제주도에 살지만,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겼다. 우리가 제주도에 이사온지 2년 반이나 되니 아는 곳도 많아서인지 4박 5일에 가보고 싶은 곳, 먹어 보고 싶은 것을 다 할 수가 없다. 아는 게 많으니 놀것도 많다.ㅋ 첫 코스로 비양도를 선택했다. 거기에 가면 배도 타고, 오름에도 오르고, 올레길도 걷고, 친구도 있고, 맛있는 보말죽도 있다. 남들은 9시 배를 타고 들어가 다 봐도 12시 배로 나올 수 있다는데, 우리는 9시 배를 타고 들어가서도 2시까지 빠듯하게 놀고 왔다. 점심으로 보말죽을 먹는 것이 약간 고민이 됐지만, 그래도 비양도 보말죽은 별미이므로 꼭 먹어줘야 한다..
오랫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 가장 어려운 것이 아마도 베트남 음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외식'하면 생각나는 것이 베트남 음식이다. 검색해 보니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가격도 나쁘지 않은 쌀국수집이 있었다. 음식점 근처에 주차할 곳도 많이 있다. 제주항 근처라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이라, 점심시간에는 도로에 주차도 가능한 듯하다. 이런 작은 소품으로 베트남의 분위기를 살려 놓았다. 베트남 국기 같은 것도 있고, 베트남 거리를 그린 그림도 있다. 난 저런 그림을 아주 좋아한다. 내가 그림만 잘 그리면 저런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내 그림 실력은 언제나 늘려는지..ㅜㅜ 테이블과 의자가 심플하다. 특히 의자는 플라스틱 의자처럼 생겼는데, 이런게 베트남식인지는..
며칠 전 보말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도서관에 가는 길에 공설 운동장 근처에 있는 하르방 밀면집엘 다녀왔다. 나는 보말 칼국수 노래를 했으니, 당연히 보말칼국수를 주문했다.ㅋ 요즘 보말이 잘 안 잡히는지 그전보다 보말의 양이 적어져서 아쉬웠다. 남편은 밀면을 주문했다. 시원한 국물에 양념장도 풀어넣으니 아주 맛이 좋았다. 여름이라 그런가? 아무튼 우리가 가고 이집 계속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먹는다. 대부분 밀면을 주문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여름엔 시원한 음식이 더 입에 땡기는가 보다.
가끔 티비에서 이태원에 도저히 들고 입으로 베어먹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수제 햄버거를 파는 집을 보고, 언제 한번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제주도에도 유명한 수제 햄버거 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상 속 그 햄버거를 먹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방문한 곳이다. 제주도 청수리에 있는 '양가형제'라는 햄버거 집이다. 지난 번 아는 언니의 도자기 공방과 펜션 개업 때 가서 들려 보았다. 언니네 공방 바로 길 건너에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작정하고 있었던 행보이다. 이 가게는 청수리 마을 회관이었던 건물에 있다. 실제 마을 회관은 바로 옆에 신축해서 이사를 갔는데, 구 마을회관은 땅의 경계 문제 때문에 헐지도 못하고 이렇게 임대를 주어 이 햄버거 가게가 영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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