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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게 고기라는데, 나는 사는 게 그닥 힘들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힘들면 울어버리는 스타일일까?
이번에 고기를 먹고 글을 쓰려니 고기 먹은지 반년 이상은 된 듯하다.
제주도로 이주해온 사람들 대부분은 제주도에 흑돼지집이 많아서 육지 살 때보다 고기를 훨씬 많이 그리고 자주 먹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린 그렇지는 않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제주도에는 '뒷고기'집도 많다.
아마도 상품으로 분류하고 남은 짜투리 고기를 파는 집인 듯하다.
예전에 책에서 읽기로는 도살장에서 일하는 도살꾼들이 용돈 벌이를 위해 뒤로 빼돌리는 고기를 '뒷고기'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이번에 아는 언니와 친구가 지난 번에 내가 인형을 만들어 주어서 밥 한번 사준다고 하더니 제주도 거의 토박이인 언니가 우리를 데리고 간 집이다.
이 집이 그 '뒷고기'를 파는 집인 듯하다.
언니 말에 따르면 옛날부터 허름한 판자집에서 할머니가 솜씨 좋게 고기를 구워 팔아서 유명해졌는데, 지금 사장님이 인수해서 인테리어는 새롭게 하고 그 음식 맛은 그대로 전수받아서 하는 집이라고 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연탄구이라는 점이다.
이 집의 히트를 따라서 이 근처에 연탄구이 집이 여러 집이 생겼다고 하니 믿고 먹어보기로 했다.
뒷고기든 짜투리고기든 나는 살코기 위주여서 반가웠다.
밑반찬은 처음에만 세팅해주고 그 후부터는 셀프란다. 이 점도 좋다. 쌈 없이는 고기를 안 먹는 내 경우 상추 리필해달라고 계속 주인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셀프니 다섯 번은 리필해 먹은 듯하다.ㅋ
그리고 고기는 주인아저씨가 알아서 맛있게 구워주신다. 게다가 연탄불에 굽는 것이라서 번잡하지도 않고 차분하다.
서서히 익는 고기는 아저씨가 케어하시고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고기집에 가면 고기 굽느라 정신 없어서 산만했던 걸 생각하면 여유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야기 특히 이 동네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이야기 등을 하면서 둘러보니 여기가 명당이다.
창밖으로 귤밭이 펼쳐져 있다.
이렇게 귤밭 천지였던 이 동네에 관광지가 생기고 맛집이 들어서면서 금싸라기 같은 땅이 됐다고 한다.
같이 한 언니도 이 가게가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땅이 언니네 땅이란다. 알고 보니 이 언니 땅부자다.ㅋ
고기 먹을 줄 모르는 나의 쌈이다. 고기는 잘 보이지도 않고 밥과 쌈장, 파채를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는다.
난 탄수화물이 있어야 고기가 먹을 만하더라구.ㅋ
그래도 고기 잘 못 먹는 사람이 느끼는 고기 잡내는 전혀 안 나고 식감도 쫄깃하니 먹기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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