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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휴가를 왔었었다.
한동네 살면서 숨만 쉬어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친구라 얼마만에 만났는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4년 만에 만났지만, 우린 어제도 만난 것 같은 그런 소꼽친구이다.

"제주도 지인 찬스 좀 쓰자."라는 친구말에 고심 끝에 생각해 낸 맛집이다.
사실 전에 이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제주음식 스토리텔링 수업의 존경하는 강사님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서 나온 책에 소개된 집이므로 믿어 의심지 않는 집이었다.

제주도에서 내로라하는 미식가들이 펴낸 2018년 7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다.
물론 우리 강사님도 여기에 속하는 미식가이시다.

이 책은

이렇게 카페, 베이커리, 식당, 숙소, 농장, 로컬푸드숍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우리 강사님을 포함한 미식가 6명이 선정기준을 마련해 놓고 사전 조사를 하고, 함께 돌아다니면서 다 시식해 보고 선정한 집들만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선정기준은 건강과 영양 / 심미적 즐거움 / 지역 맛 살림 / 자연과의 공생, 화해 / 공동체(마을) 배려 등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배려의 식탁'으로 선정된 맛집만 표시된 지도도 부록으로 있다.ㅋ

이 중 내가 픽한 집은 바로 <키친, 그듸>라는 이름도 재미있는 집이었다.
여기서 '그듸'는 '거기'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다.

이 책에서는 이 집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제주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깔끔한 맛과 분위기의 식당. 제주 유명 토속음식점 주방 책임자로 10년 넘게 일하던 어머니가 독립해 딸과 함께 차렸다. 주인은 직접 식당을 운영하게 되어 가장 좋은 점으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쓸 수 있다는 것"을 든다..... 모든 메뉴에 여덟 가지 밑반찬과 전,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모든 반찬은 당일 아침에 만들며, 그 맛이 담백하고 깔밋하다....

이 책의 약점이 하나가 있다.
선정기준에 '합리적 가격'이라는 항목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우 비싼 집도 있는 편인데, 다행히 이 집은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돔베고기도 나오는 '그듸 정식'은 1인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박이다.
제주에 혼자 여행온 사람들도 잘 차려진 제주 밥상을 맛볼 수 있다니.. 그것도 단돈 만원에...

당일 아침에 만들었다는 밑반찬이 먼저 세팅이 된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바당정식'(2인 가능)과 '그듸정식'(1인 가능' 그리고 '전복물회'였다.

전복 물회는 전복을 가지런히 썰어 위를 덮었고, 아래는 시원한 배와 살얼음이 신선한 야채를 품고 있다.

그듸정식에 나온 돔베고기는 돔베(도마) 위에 두툼하게 썰려 나오고, 그 옆에 맛보기로 제주식 순대도 두점 나온다.
쌈채소와 제주도 젓갈, 그리고 제주된장이 쌈을 싸먹을 수 있게 함께 나온다.

돔베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된장찌개도 함께 바글바글 끓여 나온다.

바당정식에서는 오징어볶음과 고등어조림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고등어조림으로 선택했다.
고등어가 딱 한마리 토막이 나서 들어가 있는데, 아마도 이녀석은 어젯밤에 제주도 어부에게 잡힌 것이 분명하다.
조림을 했는데도 그 살이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국물도 적당한 농도로 졸여져서 같이 들어간 무나 양파까지도 알맞게 맛이 베어있다.

밥은 정말로 좋은 쌀로 지은 밥이다.
이런 맛있는 밥을 한그릇은 서비스로 더 주셨다.
"아마도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더 필요하실 거에요."라며..ㅋ
함께 떠먹을 된장국도 나온다.
사실 고등어 조림이 너무 맛있어서 이 된장국에는 눈도 안갔지만, 친구 남편은 된장국까지도 맛있다며 완전 클리어.

이 집이 얼마나 맛있는 집이냐면...

짜잔~!!

친구는 제주에 와서 맛집 검색해서 가보면 한두 시간 기다리기는 다반사인데, 사실 먹어보면 거의 맛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긴 진짜 너무 맛있고, 좋다고 명함까지 들고 나왔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이런 집 소개해주면 칭찬 듣겠다.ㅋ"하면서...

이 책이 나온지 한달도 안 되었고, 이 집이 생긴지도 아직 오래 되지 않았다.
근처에 새로운 건물들이 막 생기는 곳으로 주차할 곳도 많다.

더 알려져 이 맛있는 음식을 땡볕에서 줄서서 먹게 될 날은 그리 오래지 않을 듯하다.
더 소문나기 전에 얼른 가볼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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