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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걷는 산티아고 길은 매우 상쾌하다. 이대로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걷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다. 하지만 어김없이 10킬로 정도 걸으면 발바닥에서 신호가 온다. 그 아픔을 말로 표현하자면 발이 세로로 두쪽이 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마치 '또각'하고 잘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프다. 해가 땅에서 어느 정도 떠오르면 또다시 더위가 시작된다. 그래서 많은 순례자들이 아침 잠도 포기하고, 아침에 씻고 화장실 가는 것도 포기하고, 아침밥 먹는 것도 포기하고 길을 나서는 것이다. 좀더 선선한 봄이나 가을이면 상황이 다르겠지만, 6월에서 8월에 걷는 사람은 꼭 기억해야하는 원칙이다. 뭐 꼭 사전 지식으로 꼭 알아야 할 건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라고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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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2017.6.21.(56,296걸음) 오늘은 베가에서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 걸었다. 자그마치 56,296걸음... 걸음 수처럼 오늘은 어제보다도 더 긴 거리를 걸었다. 초반에 같이 걷던 사람들, 즉 동지라고 느껴지는 멤버가 있는데 그들을 며칠째 걸으면서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걸음이 느려 그들에게서 많이 뒤떨어진 것 같다. 전에 브라질에서 온 로지 아주머니의 여행 가이드 책자를 보았는데, 어제 우리가 본 김경석 아저씨의 것과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우리보다 한두 마을 앞에서 묵고 출발하고를 하고 있으니 걸음이 느린 우리와는 중간에 길에서도 못 만나고 하니 계속 얼굴을 못 보는 것 같았다. 동지들을 며칠째 못보니 그리워진다. 이제 우리의 발도 걷는데 적응이 되었는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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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평야를 걷다보니 물도 다 떨어졌는데 마을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레스토랑이나 바가 나오면 들어가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던 아니면 물이라도 사 마실텐데 전혀 없고, 마을이 나타나면 분명히 수돗가가 있을텐데 그도 전혀 없었다. 그러다 나타난 작은 성당이 있었다. 무작정 들어간 내게 보인 것은 앞에 있는 제대도 아니고, 서성이다가 우리를 맞아주는 수녀님도 아니었다. 성당 구석에 있는 낧고 오래된 수도꼭지만 보인다. 나는 수녀님에게 “플리즈, 아구아.”라는 정체 모를 말을 했다. 영어도 스페인어도 아닌 말을 하는 내 얼굴을 본 수녀님은 벌써 상황 파악이 다 되셨는지 다 알아 들으신다. 승락의 인자한 미소를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수도꼭지의 물을 받아서 벌컥벌컥 마셨다. 오늘 날씨가 얼마나 뜨거운지 건물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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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적적한 김경석 아저씨가 계속 우리와 속도를 맞춰 걸으셨다. 특히 어제 묵은 공립 알베르게가 너무 불편했다고 오늘부터는 무조건 공립 알베르게에 가지 말고 다른 알베르게의 정보도 탐색해서 편한 곳에 묵어야 겠다고 하신다. 어제밤에도 우리가 묵는 사립 알베르게에 오셔서 시설이 어떤 지 보고 가셨을 정도로 어제 잠자리가 많이 불편하셨던 것 같다. 우리가 그간 사립 알베르게를 위주로 묵었어서 사립 알베르게가 어떤지도 계속 물으셨다. 아마도 청년들과 다닐 때는 그들이 경비 때문에 가격이 싼 공립 알베르게에 묵으니 같이 그곳에서 묵으셨는데, 어제부터 혼자서 걷고 계시니 이제는 편하게 아저씨가 마음에 드는 알베르게에 가서 편하게 묵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다음 마을은 성문을 통과해야 들어가게 되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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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6.20.(50,784걸음) 오늘은 오르니요스에서 베가까지 걸었다. 자그마치 5만 걸음을 넘게 걸었다. 아마 거리로 하면 30킬로가 거의 될 것이다. 오늘 목적지에서 조금 더 걸은 결과이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는데, 아침 식사는 제공을 안 한다더니 커피 마실 사람은 도네이션으로 값을 내고 마시고 가라고 해놓았다. 도네이션이라는 것이 사람을 참 난처하게 만들기는 한다. 커피 한잔의 가격이 매우 싼 스페인이기 때문에 작은 동전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공짜로 먹어야 해서 머쓱하다. 커피가 아주 향긋하고 맛이 좋았다. 숙소 주인도 직원도 아무도 없었지만, 새벽에 길을 나서는 순례자들을 위한 그들의 배려가 느껴지는 커피였다. 어제 친구가 된 페르난도와 그의 스페인 친구 고로케(발음은 정확히 이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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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6. 19(35,200걸음) 어제 우리가 잔 공립 알베르게는 시설은 아주 좋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밤새 엄청 더웠다. 창문이 있어서 다 열어 두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내뿜는 열기가 숙소 전체의 기온을 올리고 있었다. 너무 더워서 자다가 깨기를 여러 번 하고, 어디 좀 시원한 곳이 없는지 일어나 유령처럼 서성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사설 알베르게에서 묵어야겠다. 사설 알베르게는 규모가 작아서 한 방에 열명 이상 묵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훨씬 덜 덥다. 사설이 비싸다고 하지만 다른 유럽여행 다닐 때 방값에 비하면 그것도 엄청 싼 거니까. 전에도 소개했지만, 공립 알베르게는 일인당 6유로이고, 사설 알베르게는 일인당 10유로에서 1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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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적지인 브르고스라는 마을은 매우 큰 도시이다. 그래서 마을 입구 이정표가 나오고도 9킬로는 걸어야 숙소가 나온다고 리치아드 아저씨가 알려주었다. 시골 마을은 마을과 마을 사이가 대충 4킬로 정도 되는 걸 생각하면 브르고스는 정말로 큰 도시인 것이다. 마을 이정표에는 그 마을을 랜드마크가 그려져 있다. 작은 마을의 경우에는 랜드마크가 없어 그냥 마을 이름만 적혀 있기도 하지만, 상당히 많은 마을들이 랜드마크를 그려놓았다. 당연히 큰 도시에도 랜드마크가 그려져 있다. 아주 멋진 성당인데, 우리가 오늘 묵으려는 숙소가 이 성당 근처라니 볼거리도 많을 것 같다. 오히려 큰 도시에 들어서면 길도 복잡하고, 가게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순례자들을 위한 표시가 잘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쉽게 식수대도 찾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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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6.18.(41,206걸음) 오~~ 이런!! 시골집 다락방이 이렇게 아늑하고 조용할 수가 있단 말인가? 둘만 잘 수 있는 독방이어서 좋긴 했지만, 별채는 아직 리모델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닌지 본채보다 약간 허술했었다. 바닥 청소도 그닥 깔끔하지 않았고, 복도나 계단도 어제 자고 나간 사람들의 침대 커버 등이 나와 있는 채로 치워져 있지 않아서 어수선했다. 우리가 숙소에 들어가고 저녁을 먹고 돌아오고 나서야 정리가 다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린 오랜만에 둘만 자는 독실에서 쉬게 되어 편하게 정리하고 일찍 잤는데, 아침에 성당 종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일어나 보니 벌써 6시였다. 언제나 일찍 나서는 사람들이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4, 5시면 눈을 떴는데, 우리만 있으니 부시럭거리는 사람이 없어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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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소희와 헤어지고 다음 마을로 가는 코스는 계속 산길이다. 오전에 걸은 길은 산길이지만 길을 새로 냈는지 길이 엄청 넓었다. 산티아고에는 이런 길들이 꽤 많이 있다. 아마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언제나 많기 때문에 더 투자를 해서 더 많은 순례자를 불러들이려는 듯하다. 이렇게 길이 좋아질수록 걷는 것이 조금은 쉬워지는 것이니 순례길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 나아지는 것이리라. 길을 자세히 보면 옆으로 길을 넓히느라고 흙을 다져서 넓혔고, 거기에는 아직 나무가 하나도 없다. 반대편 쪽에 있는 나무 때문에 그림자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그 안에 들어가 자주 쉬어주어야 한다. 우리가 걷는 이곳은 대부분 지평선이 보이는 평지라 지나온 길도 앞으로 갈 길도 그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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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2017.6.17(47,312걸음) 또다시 새벽에 길을 나서서, 오늘은 벨로라도에서 아게스까지 걸었다. 어제 남편의 발이 극강으로 아팠기 때문에 오늘은 걷다가 큰 마을이 나타나면 버스를 타고 가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출발 전에 뭔가를 한참을 하고 있던 남편이 이러고 나타났다. 남편 발의 상태가 아주 심각하지만, 황당하기도 했다. 박지성도 아니고 발레리나도 아닌데.... 일회용 밴드를 여러 개 붙이고 붕대를 칭칭 감았더니, 남편 발의 상태가 이렇다. 어제 프랑스 분들이 준 붕대로 감았더니 상처가 훨씬 더 편하기는 한데, 신발을 신을 때 압박이 크다고 해서 붕대를 얇게 감아봤단다. 어쨌든 여행은 계속되니 이런 상태로 길을 나섰다. 몇 걸음 걸어보고, 다행히 걸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고, 쉽게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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