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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6.18.(41,206걸음)

오~~ 이런!!
시골집 다락방이 이렇게 아늑하고 조용할 수가 있단 말인가?
둘만 잘 수 있는 독방이어서 좋긴 했지만, 별채는 아직 리모델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닌지 본채보다 약간 허술했었다.
바닥 청소도 그닥 깔끔하지 않았고, 복도나 계단도 어제 자고 나간 사람들의 침대 커버 등이 나와 있는 채로 치워져 있지 않아서 어수선했다.
우리가 숙소에 들어가고 저녁을 먹고 돌아오고 나서야 정리가 다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린 오랜만에 둘만 자는 독실에서 쉬게 되어 편하게 정리하고 일찍 잤는데, 아침에 성당 종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일어나 보니 벌써 6시였다.
언제나 일찍 나서는 사람들이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4, 5시면 눈을 떴는데, 우리만 있으니 부시럭거리는 사람이 없어서 6시까지 한번도 안 깨고 잔 것이다.
벌써 다른 사람들은 다 출발하고 건물 전체에 우리 둘만 남았다.
완전 집에서 자는 것처럼 잘~ 잤다.

서둘러 씻고 짐을 싸는데 남편이 짐을 더 줄여야겠다고 한다.
산티아고에서는 길을 물을 일도, 레스토랑을 찾아 돌아다닐 일도 없기 때문에 핸드폰을 거의 안 쓴다. 그렇다고 해외 통화를 막~해야 할 정도로 바쁘지도 않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가지고 온 보조 배터리가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에 알베르게 직원 수산나가 준 슬리퍼가 쪼리라서 남편이 불편하다고 한다.
나도 안 신어본 쪼리라 불편하긴 했지만 실내화가 없으면 더 불편할 것 같아 참고 신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쪼리 때문에 물집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며 버리고 가겠다고 한다.

짐을 싸고 있는데, 알베르게 주인이 침대 정리를 하러 올라왔다.
산티아고에서는 보통들 새벽에 숙소를 나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체크아웃이 모두 끝난다.
우리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체크아웃이 너무 늦어진 것이다.
서둘러 짐 정리를 하고 우리는 주인에게 너무 편하게 잘 잤다고 거듭거듭 감사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아게스에서 대도시인 부르고스까지 걷는 날이다.


스페인 농가 주택같은 편안한 곳에서 자고 나서는 길. 아주 잘 잤다.^^

대도시로 가는 날은 사람들이 약간 들뜬다.
볼거리도 많아 젊은 사람들은 대도시를 만나면 하루 정도 그 도시에서 더 머물면서 도시 구경을 한다.
어쨌든 유럽 여행을 온 것이니 유럽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어서란다.
아무튼 우리가 너무 늦게 출발해서 길에는 젊은 사람이건 나이든 사람이건 거의 없다.

게다가 대도시가 다가오는 날은 길도 거의 아스팔트 길이다.
발에 물집이 잡혀 아플 때는 그나마 아스팔트 길이 걷기가 더 좋다.
흙길이나 돌길을 걸으면 울퉁불퉁한 표면이나 돌부리에 물집 잡힌 부위가 닿을 때마다 소름이 끼치게 아픈데, 아스팔트길은 평평하기 때문에 발바닥에 무리가 덜 가는 편이다.
그리고 아스팔트 길은 약간 경사가 있어도 걸을 때 발이 느끼는 느낌은 평지를 걷는 느낌이 든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발이 신발 안에서 한쪽으로 쏠리면 그것도 매우 아프기 때문에 그 점에서도 아스팔트 길은 고맙다.

어제 잠을 너무 잘 자서 우리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 늦게 출발해서 길에는 다른 순례자가 거의 없어 신나게 인사를 나눌 사람이 없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지나가는 차에 인사를 건네기로 했다.

산티아고 길에서는 순례자에 대한 배려가 여러 가지로 있다.
그 중 지나가는 차들이 순례자를 배려하는 여러 형태가 있다.
우선 건널목이든 그냥 길이든 순례자가 길을 건너려고 하면 모든 차는 우선 멈춰서 먼저 건너가라고 손짓을 한다.
오후 늦은 시간에 땡볕을 걷고 있는 순례자를 보고 차도에 지나가는 차는 힘내라며 살짝 경적을 눌러 격려한다.
여러 모로 스페인 사람들은 순례자들에게 엄청 신경을 쓴다.

시골 아스팔트 길은 차도와 인도가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리고 차도 많지 않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찻길 가장자리로 걷고 있으면 지나가는 차들은 최대한 반대쪽으로 붙어서 지나간다. 속도도 많이 줄이고.
속도를 줄이고 지나가는 차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면 운전자가 너무나도 반갑게 답례를 해준다.
출발하고 한참을 그렇게 지나가는 차와 인사를 나누며 걷고 있는데, 뒤에서 차 한대가 아주 빠르게 오고 있었다. 왠만해서 그렇게 과속으로 달리는 차를 보기 드문데 신기한 일이었다.
그러더니 우리 옆에 와서 멈춰섰다.
어? 스페인 사람들이 아무리 순례자들에게 친절하다고 해도 태워주는 일은 없는데 웬일일까하고 쳐다보니, 좀전에 나온 숙소의 주인아주머니였다.
우리를 보고 함박 웃음을 웃으며 무언가 내미는 것이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가 차를 타고 부아아앙 와서 전해준 우리가 버리고 온 물건들.ㅜ

“너희들 늦었다고 서두르다가 이걸 놓고 갔어.”하는 표정으로 내미는 것은 남편의 슬리퍼와 핸드폰 보조 배터리였다.
일부러 놓고 온 것이지만, 그걸 전해주려고 차를 전속력으로 끌고 온 아주머니에게 그 순간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Thank you~”하고 웃으며 물건들을 건네 받았다.
아주머니는 “Buen camino~”라고 인사를 하시고는 아마도 다음 마을에 볼일이 있는지 이제는 여유있는 속도로 차를 몰고 사라지셨다.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짐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짐을 줄이기 위해서는 확실히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숙소에 놓고 오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딴에는 이렇게 두고 오면 전에 우리가 슬리퍼가 없을 때 숙소에서 다른 순례자들이 놓고 간 것을 주듯이 필요한 사람들이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친절하신 아주머니 때문에 미수에 지나고만 것이다.
휴대폰 보조 배터리도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영어를 잘하거나 숙소 아주머니가 영어를 잘 했으면 서로 이야기해서 처리할 수 있었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것이 좀 불편하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짐을 어떻게 더 줄일지, 어떻게 하면 발에 물집이 안 잡힐지, 물집 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 오늘 우리가 걸으면서 나눈 대화는 온통 그런 것들이었다.
게다가 첫번째 마을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아서 계속 얘기하며 자나가다 보니 거의 마을 끝에 와서 이 마을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이라는 걸 알았다.
아마도 호모사피엔스의 유적이 나온 마을인 것 같다.


고대 유물이 출토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플렌카드가 여기 저기 붙어 있다.


원시 인류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상도 마을 중앙 수돗가 근처에 있다.

분명히 마을 초입에 마을을 설명하는 간판이 있었는데, 말하다 보니 그냥 스쳐 지나친 것이다.
산티아고에 오기 전에 산티아고 관련 책을 보며 정보를 많이 수집해 놓았다면 오늘 우리가 보고 지나칠 것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겠지만, 우리는 정보 수집 없이 왔기 때문에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하면 보고 혹시 못 보고 지나쳐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걷고 있었다.
어쨌든 마을 곳곳에 있는 그림이나 동상 등으로 그런 내력이 있는 마을임을 늦게 눈치챘다.
밀밭 어딘가에 있었을 유적지는 그래서 못 보고 왔다.
아쉽지만 그 아쉬움이 우리를 또 산티아고로 이끌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ㅋ

오늘 산티아고에 와서 처음으로 양떼를 보았다.
산티아고에 가면 양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는데, 그간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안 간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양떼를 많이 본다고 한다.
어쨌든 양떼가 길을 가로지르는 희안한 광경은 못 봤지만, 이렇게 양들이 우리에서 쉬고 있는 모습은 보았다.

양도 참 유용한 동물이다.
쉽게 생각해서 양젖을 얻을 수 있고, 양털로 털실을 만들 수 있고, 양젖으로 치즈를 만들 수도 있고, 양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또한 양들이 풀을 뜯어 먹기 때문에 과수원 같은 곳에서 나무 밑에 풀을 뜯어 먹게 해서 제초 작업을 거들 수도 있다.
스페인처럼 넓은 초지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주로 넓게 풀어놓고 양을 기르고 있기 때문에 꽤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기도 한다.

양떼를 지나 계속 걷다보니 산 정상에 도착했다.
산 정상에 돌무덤에 십자가를 꽂아놓은 추모비가 있었다.
이렇게 추모비가 나오면 사람들은 이것저것 기념할 만한 것을 헌정한다.
자기도 힘들게 산티아고를 걷고 있어서 운동화가 헤졌을 경우에는 운동화를 벗어놓고 가기도 하고, 스카프나 수건 같은 것을 무슨 표식처럼 걸어두고 가기도 하고, 각종 상징이 되는 리본을 메달아 두고 가기도 하고, 사진이나 종이에 메세지를 적어 두고 가기도 한다.


남편도 무언가 헌정을 하고 가겠다고 한다.


바로 슬리퍼.ㅋ

오늘 우리가 이 추모비를 만났을 때 남편은 슬리퍼를 헌정했다.
이렇게 하면 버린 것도 아니고, 혹시 필요한 사람이 주워갈 수도 있다고 하면서.


태양을 정면으로 너무 잘 찍었다며 자랑하던 남편의 사진.

추모비를 지나쳐 걷다가 뒤돌아 보니 산 정상의 능선과 십자가 그리고 스페인의 작렬하는 태양이 멋지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험한 돌길을 걷느라 발이 많이 아팠다.


아직은 아침이라 우리의 긴 그림자 끝이 우리가 갈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다.


가끔 우리처럼 늦은 순례자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두번째 마을에 가서 우리는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그동안 아침으로 커피에 크로와상을 먹었었다.
샌드위치는 푸짐해서 든든하기는 한데 아침부터 먹기에는 좀 딱딱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기 때문에 간단히 크로와상을 먹었었다.
그러다가 오늘 들른 카페에서 새로운 아침 메뉴를 발견했다.


예쁜 카페에서 아침식사와 커피 그리고 환상적으로 맛있는 쥬스를 마셨다.

버섯, 토마토, 감자, 간 고기 등이 속에 있고, 겉은 계란으로 감싼 케잌같이 생긴 메뉴이다.
주문을 하면 그 케잌을 피자 조각처럼 잘라서 준다.
그 메뉴의 이름은 어느 지역에서는 토르티아라고 부르고, 어느 지역에서는 스페인 오믈렛이라고 부른다.
감자가 주로 많이 들어 있는 것은 든든하지만 목이 좀 메고, 다른 재료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은 부드럽지만 좀 흐물거린다.
이 스페인 오믈렛에 카페 아가씨가 추천한 과일 믹스 쥬스를 마셨는데, 과일이 맛있는 스페인이라 쥬스가 아주 달고 맛있었다.
이 카페에 오기까지 길에서 순례자들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여기서 항상 우리랑 비슷하게 걸음이 느린 엘리사와 리치아드 아저씨를 만났다.
그들도 과일 믹스 쥬스가 맛있다고 엄지 척을 했다.

아침을 먹고 나선 길도 여전히 아스팔트 길이었다.
아스팔트 길은 걷는데 발은 편하지만, 해가 점점 중천으로 올라가면 아스팔트의 열기가 올라와 매우 덥고 눈도 부시다.
내리쬐이는 햇빛과 아스팔트에서 반사되는 빛 때문에 목덜미와 얼굴이 화끈거린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손수건으로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걸었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뒤따라온 리치아드 아저씨가 우리 사진을 찍겠다고 하신다.
같이 찍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리 둘을 찍겠단다.


우리는 이러고 다니고 있었거든.ㅋ

“너희는 꼭 화성인 같어. 재미있는 모습이라 내가 사진을 찍어 내 블로그에 올리고 싶어서 그러는데, 사진을 찍어도 되겠니?”라고 하시면서.
우리는 이러고 다니면서 둘이 꼭 노상강도같다고 얘기했었는데, 애교있게 화성인 정도로 봐 주시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와, 우리가 네델란드인 블로그에 올라가는 건가?”하며 재밌다고 사진을 찍고 리치아드 아저씨와도 함께 사진을 찍고 그랬다.


걸음이 늦어서 매일 길에서 만나는 느림보들끼리 기념사진.ㅋ

우리가 길에 서서 한참을 사진 찍으며 웃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느리게 걷는 홍콩에서 온 일랭과 애미가 지나가고 있어서 그들과도 기념 사진을 같이 찍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일랭은 다음 날 버스를 타고 앞서 갔다고 하니 여기서 이렇게 같이 사진을 찍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산티아고 길 위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
그 볼거리들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거리를 주기도 하고, 웃을 거리를 주기도 한다.


알베르게 광고판.

알베르게를 소개하는 버스가 한대 마을 입구에 서 있다.
많은 나라 사람들이 자기네 알베르게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나라의 국기를 그려놓았다.
특이한 것은 서양사람들이 동양인을 보면 가장 먼저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를 묻는다.
아마도 서양에 알려진 우선 순위일 것이다.
그런데 산티아고에서는 저렇게 엄선된 국기에 일본 국기도 중국 국기도 없지만, 한국 국기는 꼭 그려져 있다.
산티아고에서는 한국이 우선 순위에 있는 것이다.

순례자들 중에서도 일본인과 중국인을 찾기는 매우 힘들 정도이다.
그리고 서양 순례자들이 무용담처럼 자기도 많은 한국 순례자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가끔 나는 한국인들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이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진다.
내가 만난 한국인들 중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산티아고 길을 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혼자서 혹은 친구와 아니면 부부가 함께 산티아고를 걷는 많은 한국인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우리? 우리는 한번 제대로 걸어보자고 왔다.ㅋ
걸으면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다면 좋고, 없다면 걸은 것만으로도 좋다는 생각으로 산티아고에 왔다.
결국 산티아고는 우리에게 걷는 것 말고도 너무 많은 것을 주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산티아고에 많이 오는 한국인들도 각자 나름의 무언가를 위해 산티아고에 와서 나름의 무언가를 얻어갔을 것이다.


오늘 본 순례자를 상징하는 그림은 재미있는 만화였다.

커다란 배낭에 온갖 것을 짊어지고 다리 후들거리며 걷는 할아버지 순례객은 편한 쇼파에 앉아 시원하게 쉴 생각만 하며 걷고 있다.
우리도 때론 숙소에 가서 쉴 생각만 하며 하염없이 걷기도 한다.
짐을 줄이면 걷는 길이 고통이 되지 않을테니, 짐을 어떻게 줄일지도 고민하며 걷기도 한다.


나중에 보고 깜짝 놀란 사진.

오늘 남편이 찍어준 사진에서 우리도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내 가방은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 때문에 색이 점점 발하고 있었다.
완전 예쁜 보라색 가방이었는데, 위부터 색이 바래 점점 하얀 색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산티아고까지 가면 내 가방이 하얀 가방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얘기를 하며 재밌어 했다.

내 가방은 아주아주 오래된 가방이다.
특별히 아웃도어 전문점에서 산 가방도 아니다.
그래도 우리가 어디 갈 때마다 쉽게 메고 떠나던 가방이었다.
이렇게 색이 바라는 가방을 보며 오래도록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가방이란 생각이 새삼 들었다.

요즘같은 소비사회에서 이제는 보기 어려운 물건의 모습을 산티아고에서는 볼 수 있다.
오래 걸어 헤진 신발, 빛바라는 옷과 가방, 끝이 닳아서 점점 길이가 줄어드는 지팡이 등을 보면 달라진 소비 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건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우리들의 소비 문화는 넘쳐나는 쓰레기를 만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산티아고 길은 별 것 아닌 생각을 별 생각 없이 오래할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이렇게 하염없이 펼쳐진 길과 밀밭과 하늘을 보면서 하염없이 별것 아닌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산티아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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