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유명한 꽈배기 집이 있다. 이름도 거창한 '용꽈배기' 프렌차이즈도 아닌데 그 맛이 너무 좋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본점뿐 아니라 2호점, 3호점까지 냈다고 한다. 시장에서 파는 기본 구성은 갖추고 있다. 꽈배기와 팥도너츠, 고로케 그리고 핫도그가 주 종목이다. 그전부터 소문은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가서 사 먹어 보았다. 요즘 핫도그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핫도그의 가격이 좀 비싸졌다. 보통 2000원 이상은 주어야 하나 사먹을 수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집은 맛은 그런 프렌차이즈에 전혀 뒤지지 않는데도 천원밖에 하지 않는다. 아주 마음에 든다. 고로케는 일반 고로케와 좀 다르다. 지금껏 특이한 고로케하면 카레맛이 나거나 피자맛이 나는 것 정도였는데, 이집은 매운잡채맛이 난다고..
전에는 비오는 날이면 항상 김치넣고 김치전 만들어 막걸리라도 꼭 한잔 했던 것 같다. 아니면 어디 고깃집에 가서 소주를 거나하게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거의 술을 먹지 않아서 꼭 비가 온다고 술이 땡기질 않는다. 그래도 비가 오니 어디 고깃집에 가서 분위기라도 타볼까 하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시간도 이른 시간이었지만, 비가 와서 식당에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작년 여름인가 문을 연 이 식당은 규모가 엄청 크다. 제주도에서는 냉면을 맛있게 하는 집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이집 냉면은 조금 낫다고 해서 냉면이 먹고 싶을 때 몇번 가본 집이다. 갈 때마다 '아, 이집은 양념돼지갈비집이지?'하고 깨우쳤던 기억이 난다. 그러므로 오늘은 작정하고 고기를 먹으러 이 집으로 갔다. 잘 양념이 된 고기를 주문했다..
휴가 때문에 수업을 한번 뺐더니 2주만에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휴가 내내 삑삑거리며 열심히 연습을 했다. 2옥타브의 굴레에서 꼭 벗어나고 싶었다. 뭔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에 선생님이 입술에 힘을 주어 작은 동그라미를 만들라고 했는데, 입이 굳었는지 작게 오무려지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 집에서 연습을 하는데 입술이 뻐근하다. 드디어 입술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듯하다. 힘이 들어가야 입이 더 잘 오무려질 수 있으니 원하는 소리를 더 잘 낼 수 있다. 그래서 연습하고 나서 입술이 뻐근하면 왠지 기분이 참 좋다. 입술에 땀나도록 연습하고 2주만에 수업을 갔는데, 수업시작하자마자 2옥타브 소리를 내보자고 하시는 선생님. “자, 2옥타브 솔, 내보세요.” 내가 소리를 내니 선생님 적잖히..
범죄스릴러 영화를 보는 묘미 중 하나는 아마도 반전에 있을 것이다. 생각지도 않던 사람이 범인이거나, 범인인 줄 알아서 가슴 조리게 했던 사람이 오히려 주인공을 돕는 사람이거나...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전개되는 영화의 스토리가 관객에게 스릴을 느끼게 하는 것이리라. 옛날에 봤던 '메멘토'를 다시 봤다. 그때 볼 때도 영화가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스토리가 거꾸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아, 스토리가 그렇게 전개되는 거였구나.'하고 짜맞춰서 다시 생각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서 대부분의 이야기 전개는 생각이 나지 않던 영화 '메멘토'를 그래서 다시 보았다. 역시 시작은 주인공이 범인을 잡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결말이 난 것이다. 이것 때문이었을까?..
제주도에는 유명한 고기국수집이 많다. 관광객에게 가장 유명한 고기국수집은 '자매국수'와 '올레국수'일 것이다. 이 두집은 언제가도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나는 자매국수에 가서는 먹어 봤는데, 아직 올레국수집은 가보진 않았다. 자매국수의 경우는 언제 포스팅을 다시 하겠지만, 정말 맛이 좋다. 하지만 이 집은 현지인은 거의 가지 않는다. 우선 국수집이 많이 있는데, 이집은 언제나 기다렸다가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리고 제주도 특유의 고기국수 맛이 좀 덜하다고 한다. 제주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고기국수는 고기향이 아주 진하게 나서 좀 느끼한 편이다. 제주도 음식 DNA가 장착되지 않은 우리 같은 사람은 느끼하다고 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배지근하다며 좋아하는 맛이기도 하다. 관광객이 워낙 많이..
범죄 스릴러에 맞는 영화를 보려고 뒤지다가 처음 들어본 생소한 영화가 있었다. 생소하지만 에단 호크가 나오는 영화라 왠지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없어도 에단 호크 보는 재미는 있을테니까.ㅋㅋ 영화는 이런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당신 인생을 망친 자를 눈앞에 데려다 놓는다면, 절대 안 걸린다고 보장한다면, 그를 죽이겠습니까? 누군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로 부상을 입은 사람은 얼굴이 완전히 달라지고 목소리도 그 전과 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타난 사람은 존(에단 호크분)이다. 그는 요원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받고 어느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어느날 술집에 나타난 어떤 남자는 애정소설을 다루는 잡지의 작가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그리고 자기가 놀라운 이야기를 하..
비가 그치고 며칠 해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는 아예 밖에서 잘 생각을 하고 비가 올 때까지 자전거를 타고 계속 제주도를 돌아보자는 생각에 세면도구에 갈아입을 옷까지 챙겨서 길을 나섰다. 육지로 국토종주 여행을 가면 자전거에 어느 정도까지 짐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도 테스트해봐야 하고, 가지고 간 짐을 싣고 하루종일 잘 달릴 수 있을 지도 확인해 봐야해서, 한번쯤 시도해 봐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번에 해거름 공원까지 탔으니 거기부터 이어서 타야 한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시 1시간 반 걸려 해거름 공원까지 갔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비가 다시 올 때까지 자전거를 탈 것이므로 이번에는 차로 출발점까지 가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면서 어쩌면..
로지가 소개해준 ‘사하건’이란 마을은 정말로 꽤 큰 도시였다. 마을 입구부터 뭔가 으리으리하다. 버스 정류장도 있다는 정보를 얻어 우리는 아침 먹는 것을 포기하고 먼저 버스정류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순례길을 걸을 때는 적재적소에 길을 안내하는 표시가 있기 때문에 그다지 두리번거릴 일이 없다. 하지만 우리처럼 순례길이 아닌 다른 것을 찾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기 때문에 두리번거리게 된다. 버스정류장 이정표라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아웃도어 매장이 보인다. 게다가 이날은 주말도 아니고 평일이어서 문도 열었다. 여기서 옷을 살 수 있다면 굳이 버스를 탈 필요도 없기 때문에 무작정 가게에 들어가 보았다. 다행히 적당히 입을 옷이 있어서 두개를 샀다. 겨우 10유로니 우리나라 돈으로 13,000원이다. 생각..
나는 범죄스릴러 장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범죄스릴러물에 입문하려면 그동안 유명세는 있었지만 미루고 안 보던 영화나 색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 혹은 뭔가 복잡한 스토리가 엮인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선택한 영화는 '마더'이다. 연기파 배우인 김혜자가 엄마로 나오고, 너무나 잘생겨서 보기만 해도 지구인이 아닐 거 같은 원빈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사전 정보가 없으니 보는 내내 너무 놀라웠다. 먼저, 아마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는 반전 영화라는 점, 그리고 숨막히게 잘생긴 원빈이 바보로 나온다는 점, 그리고 이게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영화의 시작은 다 말라버린 풀들 사이를 걸어온 김혜자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덩실덩실 춤을 추며 시작된다. 엄마와 아..
나는 카페기행을 쓰면서 언제나 생각하던 것이 있었다. '설빙에 가서 팥빙수를 먹어보자.' 다른 블로거들이 설빙에 가서 먹고 온 팥빙수 사진을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그런 비주얼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팥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팥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인 '비비빅'을 한번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재래 시장에 가면 많이들 사먹는다는 '팥칼국수'도 먹어본 적이 없다. 동짓날이면 먹는다는 '팥죽'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제빵을 배우면서 다양한 빵을 만들어 봤지만, '단팥빵'을 만드는 날은 겨우 한개나 먹었을까 할 정도였다. 그러니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 와도 팥빙수를 먹을 생각은 1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설빙'은 좀 달랐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설빙의 팥빙수는 데코도 멋지고, 꼭 팥이 들어가지 않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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