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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스릴러 영화를 보는 묘미 중 하나는 아마도 반전에 있을 것이다.
생각지도 않던 사람이 범인이거나, 범인인 줄 알아서 가슴 조리게 했던 사람이 오히려 주인공을 돕는 사람이거나...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전개되는 영화의 스토리가 관객에게 스릴을 느끼게 하는 것이리라.

 

옛날에 봤던 '메멘토'를 다시 봤다.
그때 볼 때도 영화가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스토리가 거꾸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아, 스토리가 그렇게 전개되는 거였구나.'하고 짜맞춰서 다시 생각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서 대부분의 이야기 전개는 생각이 나지 않던 영화 '메멘토'를 그래서 다시 보았다.

 

역시 시작은 주인공이 범인을 잡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결말이 난 것이다.
이것 때문이었을까?
이번에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난 깜짝 놀랬다.
지난 번에 보고 이해했던 영화의 스토리는 전혀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 스토리 전개는 이렇다.
주인공 래너드의 아내가 집에 들어온 강도에게 강간을 당하고 살해까지 당했다.
범인과 직면한 래너드는 몸싸움 도중 기절을 한다.
그 충격으로 그는 '단기 기억 소실증'이라는 병이 생겼다.
아내의 사건이 생긴 이전의 기억은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10분만 지나면 기억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래너드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본인이 잡아 죽이기로 한다.

 

범인을 쫓으면서 알게 되는 모든 단서들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고, 메모를 해둔다.

 

그리고 중요한 단서는 절대로 잊지 않기 위해 몸에 문신으로 새겨둔다.

이런 자기 주변에는 중요한 두사람이 있다.

 

자기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테디.
그러나 래너드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는 그가 범인이니 그를 죽이라고 적혀있다.

 

또다른 사람은 바에서 일하고 있는 나탈리.
래너드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는 그녀가 애인을 잃은 슬픔으로 자기를 동정해서 돕고 있다고 적혀있다.

내가 엣날에 이 영화를 봤을 때는 거꾸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서 영화 표면에 나타난대로 래너드가 자기 아내를 죽인 범인 테디를 찾아 복수를 하고 끝이라고 생각했다.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른 영화 전개와 달리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색다른 전개로 영화를 만든 것이 참신하다는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나는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의 또다른 특이점은 영화가 컬러와 흑백으로 스토리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는 컬러로 시간이 거꾸로 전개되고 있지만, 현재의 이야기는 흑백으로 제대로 시간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래너드의 손등에 문신으로 새겨진 '새미 잰키스'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단서였다.
나는 영화에서 래너드가 말하듯이 자기가 보험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을 때 맡게 되었던 의뢰인이라고 쉽게 이해했다.
새미는 래너드와 같은 '단기 기억 소실증'을 앓고 있는 환자였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충격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새미의 아내가 남편의 '단기 기억 소실증'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확인해 보려고 매일 남편이 놔주는 당뇨 주사를 안 맞은 척하고 다시 놔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남편은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한시간 사이에 서너번의 주사를 아내에게 놔준다.
그 주사 쇼크로 아내가 죽는다.

 

새미의 이 이야기는 그 사연 자체로도 충격적이었는데, 이 이야기가 영화 전체에서 의미하는 것이 '대반전'이었던 것이다.
이걸 눈치채지 못한 나는 옛날에 이 영화를 전혀 다르게 이해했었다.

이번에 다시 보고 그 반전을 이해한 나는 완전 소름이 돋았다.

이래서 범죄스릴러 영화는 한번만 봐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 같다.

 

래너드가 영화 속에서 한 대사가 키포인트다.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어쩜 시간이 지난 후, 내가 이 영화를 다시보면 헉! 또다른 해석을 보게 될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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