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나는 카페기행을 쓰면서 언제나 생각하던 것이 있었다.

'설빙에 가서 팥빙수를 먹어보자.'

다른 블로거들이 설빙에 가서 먹고 온 팥빙수 사진을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그런 비주얼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팥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팥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인 '비비빅'을 한번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재래 시장에 가면 많이들 사먹는다는 '팥칼국수'도 먹어본 적이 없다.
동짓날이면 먹는다는 '팥죽'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제빵을 배우면서 다양한 빵을 만들어 봤지만, '단팥빵'을 만드는 날은 겨우 한개나 먹었을까 할 정도였다.

그러니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 와도 팥빙수를 먹을 생각은 1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설빙'은 좀 달랐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설빙의 팥빙수는 데코도 멋지고, 꼭 팥이 들어가지 않은 다양한 빙수들이 있는 듯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제주도에 설빙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두었었다.
혹시 그전에 내가 싫어했던 팥 때문에 빙수를 먹으러 갔다가 거의 안 먹고 그냥 나올지도 모르겠어서, 이번에 휴가를 온 식구들과 함께 봐놓은 설빙으로 팥빙수를 먹으러 갔다. 식구 중 하나라도 팥빙수를 좋아할 사람이 있을테니..ㅋ

 

팥빙수라는 단일 품목으로 이렇게 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신기했다.
단, 일층이 아니라 이층에 있었는데, 동생 말에 의하면 "설빙은 일층에 있을 수가 없어."란다.
이유는 간단했다.
엄청 푸짐하게 주는 팥빙수의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빙수를 팔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방금 저녁을 너무 푸짐하게 먹었고, 팥빙수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어서 우선 시범삼아 하나를 주문해 먹어보기로 했다.

나는 한번도 와보지 않았으니 그래도 몇번 가봤다는 동생이 자기가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는 빙수로 주문을 했다.

 

이런, 하필 '녹차빙수'이다.
나는 녹차는 매우 좋아하지만, 녹차로 만든 녹차라떼, 녹차롤케이크, 녹차아이스크림... 이런 걸 또 싫어한다.
(아무래도 난 편식이 너무 심하긴 한 것 같다.)

넷이서 이걸 겨우겨우 다 먹었다.
배도 불렀지만, 녹차아이스크림 싫어하는 사람, 팥빙수 싫어하는 사람, 단거 싫어하는 사람 등등이 모여서 먹으려니...
이것도 벅찼다.ㅋㅋ 

 

그래도 난 억울했다.
초코빙수나 딸기 빙수, 블루베리 빙수 같은 거 주문했으면 나 혼자 다 먹어줄 수 있었는데...ㅜㅜ

 

우린 맛있는 디저트 카페인 '설빙'에 가서 이런저런 입맛에 대해 서로 흉도 보고, 웃고, 수다 떨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빙수 한접시가 준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설빙, 설빙 하는 거 같다.^^

근데, 설빙의 시그니처 메뉴는 뭘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