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적적한 김경석 아저씨가 계속 우리와 속도를 맞춰 걸으셨다. 특히 어제 묵은 공립 알베르게가 너무 불편했다고 오늘부터는 무조건 공립 알베르게에 가지 말고 다른 알베르게의 정보도 탐색해서 편한 곳에 묵어야 겠다고 하신다. 어제밤에도 우리가 묵는 사립 알베르게에 오셔서 시설이 어떤 지 보고 가셨을 정도로 어제 잠자리가 많이 불편하셨던 것 같다. 우리가 그간 사립 알베르게를 위주로 묵었어서 사립 알베르게가 어떤지도 계속 물으셨다. 아마도 청년들과 다닐 때는 그들이 경비 때문에 가격이 싼 공립 알베르게에 묵으니 같이 그곳에서 묵으셨는데, 어제부터 혼자서 걷고 계시니 이제는 편하게 아저씨가 마음에 드는 알베르게에 가서 편하게 묵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다음 마을은 성문을 통과해야 들어가게 되어 있는 ..
가끔 티비에서 이태원에 도저히 들고 입으로 베어먹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수제 햄버거를 파는 집을 보고, 언제 한번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제주도에도 유명한 수제 햄버거 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상 속 그 햄버거를 먹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방문한 곳이다. 제주도 청수리에 있는 '양가형제'라는 햄버거 집이다. 지난 번 아는 언니의 도자기 공방과 펜션 개업 때 가서 들려 보았다. 언니네 공방 바로 길 건너에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작정하고 있었던 행보이다. 이 가게는 청수리 마을 회관이었던 건물에 있다. 실제 마을 회관은 바로 옆에 신축해서 이사를 갔는데, 구 마을회관은 땅의 경계 문제 때문에 헐지도 못하고 이렇게 임대를 주어 이 햄버거 가게가 영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도영화를 보면 언제나 재미있는 위트가 있다. 영화인지 뮤지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영화 내내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 합창이 나오기도 하고 음악에 맞춘 춤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에 본 인도 영화 '당갈'도 이런 요소가 조금 들어 있기는 하지만, 그런 노래가 영화의 스토리에 잘 젖어들어 영화를 감동으로 이끌어 주고 있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자 레슬러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감동이 한편의 극적인 스포츠 성공 신화를 보는 느낌도 있다. 신분 제도 때문에 태어나서 집안 일을 돕다가 이른 나이에 팔려가듯 시집을 가는 보통의 인도 여성의 삶에 5점 짜리 한판을 먹이는 것 같은 시원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마하비르 싱 포갓)는 전직 전국대회 챔피언이지만 국제 대회까지는 나가지 못한다...
플룻을 한달을 배우고 나서야 드디어 교재를 받았다. 그래서 이제는 '악보'를 보고 플룻을 부는 사람이 되었다.ㅋ 이 책은 출판된지 아주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플룻 교재로 이것만한 것이 없다고 하신다. 선생님 표현에 따르면 '옛날 사람'이 만든 교재라고 한다.ㅋ 플룻 초보자를 위한 동요와 중급자를 위한 간단한 노래 들이 실려 있다. 교재를 훑어보고 중급 정도만 되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이번 주 배운 내용은 이렇다. 플룻을 불때 첫소리부터 꽉찬 소리가 나게 해야 한다고 한다. 혹시 첫음이 꽉차지 않아 바람이 새거나 답답한 소리가 나면 다시 시작하도록 한다. 이건 복식 호흡을 잘하고, 입모양을 잘 만들어야 가능하다. 이 악보를 보고 플룻을 불때 조심해야 한다. 한음 한음 끊어..
산티아고 6.20.(50,784걸음) 오늘은 오르니요스에서 베가까지 걸었다. 자그마치 5만 걸음을 넘게 걸었다. 아마 거리로 하면 30킬로가 거의 될 것이다. 오늘 목적지에서 조금 더 걸은 결과이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는데, 아침 식사는 제공을 안 한다더니 커피 마실 사람은 도네이션으로 값을 내고 마시고 가라고 해놓았다. 도네이션이라는 것이 사람을 참 난처하게 만들기는 한다. 커피 한잔의 가격이 매우 싼 스페인이기 때문에 작은 동전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공짜로 먹어야 해서 머쓱하다. 커피가 아주 향긋하고 맛이 좋았다. 숙소 주인도 직원도 아무도 없었지만, 새벽에 길을 나서는 순례자들을 위한 그들의 배려가 느껴지는 커피였다. 어제 친구가 된 페르난도와 그의 스페인 친구 고로케(발음은 정확히 이게 아님)..
힘들 때 먹는 게 고기라는데, 나는 사는 게 그닥 힘들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힘들면 울어버리는 스타일일까? 이번에 고기를 먹고 글을 쓰려니 고기 먹은지 반년 이상은 된 듯하다. 제주도로 이주해온 사람들 대부분은 제주도에 흑돼지집이 많아서 육지 살 때보다 고기를 훨씬 많이 그리고 자주 먹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린 그렇지는 않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제주도에는 '뒷고기'집도 많다. 아마도 상품으로 분류하고 남은 짜투리 고기를 파는 집인 듯하다. 예전에 책에서 읽기로는 도살장에서 일하는 도살꾼들이 용돈 벌이를 위해 뒤로 빼돌리는 고기를 '뒷고기'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이번에 아는 언니와 친구가 지난 번에 내가 인형을 만들어 주어서 밥 한번 사준다고 하더니 제주도 거의 토박이인 언니가 우리를 데리고 간 집..
플룻 네번째 수업을 다녀왔다. 이렇게 해서 한달간의 플룻 개인 레슨을 받은 셈이다. 개인 레슨이라고 하면 뭔가가 집중적으로 특별한 기술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진도도 훨씬 빠르게 나갈 거라는 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다고 개인 레슨 받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금관악기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악기는 소리를 정확히 낼 수 있는 것이 향후 실력을 향상하는데 큰 디딤돌이 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니 정확히 소리를 내는 연습만 한달째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계 중 솔, 라, 시, 도를 가르쳐 준 것도 그냥 소리만 내면 심심해서 연습을 많이 안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선생님의 배려이다. 한달 동안 소리만 내면서 솔, 라, 시, 도를 열심히 ..
요즘 꼬막 비빔밥의 인기는 가히 유명 아이돌의 인기에 버금가는 듯하다. 이런 꼬막 비빔밥의 원조는 뭐니뭐니 해도 강원도 강릉에 있는 '엄지네 포장마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로 이사오기 전 우리의 여름 휴가는 언제나 강원도였다. 설악산 일대는 물론이고 동해안의 속초나 강릉 등은 한여름 폭염주의보로 뜨겁게 달아오른 지역과 달리 저녁이면 약간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강원도 곳곳에는 펜션도 많이 있어서 가족과 함께 시원한 여름 휴가를 지내기에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경상도 상주에 살때 여름이면 거기도 분지지역이라 폭염이 오래간다. 시골집 부뚜막에 걸려 있던 가마솥을 트럭에 싣고 강원도 펜션에서 부모님과 형제들 식구와 함께 놀러가서 닭백숙을 해먹었던 기억도 있다. 저렇게 ..
얼마 전 친구와 만나 점심은 간단히 먹고 디저트는 거하게 먹은 기억이 난다. 그 친구가 새학기가 되면서 방학 동안에 아이들 떄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수다를 풀겠다며 좌석이 편안한 카페를 원했다. 나도 그 친구와 수다 코드가 맞아서 오래 있어도 맘편한 그런 카페를 원했다. 친구가 추천해준 카페는 커피와 디저트도 맛있지만, 가족들이랑 가서 이야기도 하고, 잠깐 졸기도 하고, 책도 보고, 애들은 공부하고, 부모는 인터넷 서핑도 줄기차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카페라고 했다. 카페가 외관상으로도 어마어마하게 큰 카페이다. 들어서자 마자 한쪽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커피 로스팅기계이다. 마치 우주를 달릴 것같은 기차 기관실 같이 생겼다. 우리 둘은 옛날 사람처럼 그 앞에서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
몇년 전부터 쌀핫도그의 인기가 매우 높다. 제주도에 이사와서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육지에서 대박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이 아직 제주도에는 상륙하지 않았을 때이다. 지난 겨울에 내가 잠시 알바를 다녔던 '갓식빵'도 육지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었지만, 제주도에는 작년 여름에나 겨우 상륙했었다. 제주도에 갓식빵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빵을 사먹다가 인연이 되어 잠시 알바도 했었던 것이다. 최근 육지에 쌀핫도그의 인기가 유난하다는 소식은 티비를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그중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 '명랑핫도그'였다. 그런데 그 명랑핫도그가 우리집 근처에 있는 동문시장에 생겼다. 시장에 갔다가 그걸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쌀핫도그를 사먹으러 갔었다. 명랑핫도그는 제주동문시장 2번 게이트 옆에 있다.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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