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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꼬막 비빔밥의 인기는 가히 유명 아이돌의 인기에 버금가는 듯하다.
이런 꼬막 비빔밥의 원조는 뭐니뭐니 해도 강원도 강릉에 있는 '엄지네 포장마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로 이사오기 전 우리의 여름 휴가는 언제나 강원도였다.
설악산 일대는 물론이고 동해안의 속초나 강릉 등은 한여름 폭염주의보로 뜨겁게 달아오른 지역과 달리 저녁이면 약간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강원도 곳곳에는 펜션도 많이 있어서 가족과 함께 시원한 여름 휴가를 지내기에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경상도 상주에 살때 여름이면 거기도 분지지역이라 폭염이 오래간다. 시골집 부뚜막에 걸려 있던 가마솥을 트럭에 싣고 강원도 펜션에서 부모님과 형제들 식구와 함께 놀러가서 닭백숙을 해먹었던 기억도 있다.
저렇게 큰 가마솥을 강원도까지 가지고 갔다.ㅋ 가마솥을 거는 벽돌도.ㅋㅋ

강원도에는 그래서 맛집도 많다.
하지만 언제나 관광지인 관계로 맛도 보장이 안 되고 가격도 엄청 비싼 경우가 많다.

생뚱맞게 강원도에서 꼬막 비빔밥을 팔고 있어서 낯설긴 하지만 티비에 한번 나온 후 이곳은 대박 웨이팅을 자랑한다.
강원도로 휴가를 가서 이곳을 들려 기다렸다가 먹고 오려면 휴가 기간 중 하루를 그냥 웨이팅을 위해 허비해야 한다.

한번 먹어본 내 경우는 휴가 중 하루는 허비할 정도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번호표를 나눠주자마자 백여명이 번호표를 받아간다고 한다.
가게 내부가 그리 넓지 않아서 안에서 먹고 가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포장 대기표를 받는 것이 현명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포장 대기도 쉽게 내 차례가 오지는 않는다.

우리도 가게에서 먹는 것은 성공 못했다. 그나마 포장 대기 번호도 재료 소진으로 마감하는 시점이었는데, '제주도에서 왔다.'는 카드를 쓰고 겨우 포장 대기표를 받을 수 있었다.

맛은 인기만큼이나 좋았다.
몇백명이 기다리는 맛집에 대한 기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이집은 어마어마한 맛집이다.

이집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연안식당'이라는 프렌차이즈가 전국에 생겨나고 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육지에만 백개가 넘는 체인점이 있다고 한다.
나도 육지 나들이를 갔을 때 연안식당에서 꼬막비빔밥을 먹어 보았는데, 분명 '엄지네 포장마차'보다는 맛이 덜하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어도 꼬막비빔밥 먹겠다고 매번 강원도까지 갈 수은 없으니 연안식당이 많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 연안식당이 얼마 전에 제주도에도 두 군데나 생겼다.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이 가게를 보고 잽싸게 사진 찍어두는 건 아직도 난 강원도의 '엄지네 포장마차'에서 먹은 꼬막 비빔밥의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엄지네 포장마차'의 꼬막 비빔밥이 생각이 나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제주도에도 생겨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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