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6. 19(35,200걸음) 어제 우리가 잔 공립 알베르게는 시설은 아주 좋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밤새 엄청 더웠다. 창문이 있어서 다 열어 두었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내뿜는 열기가 숙소 전체의 기온을 올리고 있었다. 너무 더워서 자다가 깨기를 여러 번 하고, 어디 좀 시원한 곳이 없는지 일어나 유령처럼 서성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사설 알베르게에서 묵어야겠다. 사설 알베르게는 규모가 작아서 한 방에 열명 이상 묵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서 훨씬 덜 덥다. 사설이 비싸다고 하지만 다른 유럽여행 다닐 때 방값에 비하면 그것도 엄청 싼 거니까. 전에도 소개했지만, 공립 알베르게는 일인당 6유로이고, 사설 알베르게는 일인당 10유로에서 12유로..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런던 프라이드'. 런던의 자존심(?)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 건가? 1984년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당시의 수상이었던 대처와 탄광 노동자들이 대립을 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장기 파업에 들어간 광부들은 정부의 탄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대처 수상과 광부들의 뉴스를 티비에서 보던 마크는 친구들을 설득해 함께 모금을 해서 광부들을 돕기로 한다. 대처가 광부들을 싫어하니까. 연대의식을 보여주자고. 경찰, 기자도 싫어해. 많이 본 목록이지 않아? 친구들과 'LGSM'을 결성한다. LGSM은 '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 레즈비언과 게이들은 광부를 지지한다.'라는 뜻이다. 마크와 그의 친구들은 성소수..
우리 동네는 구제주에 있다. 제주시는 옛날에 조성된 옛도심과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신도심이 있다. 아무래도 구제주의 상권이 신제주 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그래도 구제주에는 아직도 많은 상가가 새로 생기고 없어지고 또 새로 생기고 그러는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이름의 밥집이었는데, 새로 아주 인상적인 밥집이 생겨서 한번 가 보았다. 가게 이름처럼 메뉴도 소박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가게 안도 매우 소박하고 따뜻했다. 이날은 땡기는 것이 순두부 찌개였다. 반찬을 화려하게 차려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주인아주머니가 옆에 앉으셔서 순두부 찌개를 건강하게 끓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한참을 이야기해 주셨다. 주된 내용은 고기 육수를 내지 않고 멸치 다시..
두번째 플룻 수업을 다녀왔다. 첫시간에 배운 플룻 머리로 소리를 내는 것을 일주일 내내 연습을 했다. 그냥 풀피리 불듯이 음도 없고 곡도 없이 정확한 입모양으로 소리만 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 일주일 내내 연습하기에는 너무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말한 대로 "악기를 입에 갖다대면 언제나 같은 소리가 처음부터 나게 연습하세요."는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바람이 세기도 하고, 탁한 소리가 나기도 하고, 입모양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하고, 처음 시작의 소리와 중간 소리가 달라지고...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연습을 했더니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소리를 아주 잘 낸다."는 칭찬을 들었다. 두번째 수업에서 선생님은 추가 주문을 하셨다.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데, 따뜻하게 내라고 하신다. 마치 아픈 사..
제빵학원을 같이 다닌 친구 중에 몇년 동안 바리스타가 되겠다고 공부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지금 제주도 비양도에 비주비주라는 카페를 차렸다. 커피도 맛있고 도시락도 예쁘게 만들고 몸에 좋은 쥬스도 멋지게 파는 아주 좋은 카페이다. 이 친구가 카페를 차리기 전에 또 몇년 동안 제주도에 있는 왠만한 카페는 다 다니면서 평가한 결과, 전농로에 있는 '하빌리스'가 손꼽히는 집이라고 결론을 냈다. 그 집은 우리집에서 산책 삼아 조금만 걸으면 갈 수 있는 곳에 있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전농로 벚꽃거리에 위치한 카페이다. 언제 한번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에 갓식빵에서 알바를 할 때 알게도니 제빵사에게 연락이 와서 여기를 가보기로 했다. 그 제빵사는 경력도 많아 빵을 아주 잘 만든다..
며칠 전 급식소에 알바를 다녀왔다. 알바 안하는 날은 집에서 뭘하느냐는 질문에 요즘 흥미를 붙인 인형만들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내가 만든 인형을 사진으로 보여줬더니 나에게 급식소 알바를 주선해준 친구와 지난 봄에 손가락을 다쳐서 내가 대신 알바를 나갔던 언니가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여러 가지로 신세도 지고, 각별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라서 알았다고 하고 틈틈히 인형을 만들었다. 먼저 언제나 빨간 옷을 좋아하는 언니를 위한 인형이다. 내가 어떤 인형을 만들어 줄까요?하고 물었더니 평소에 잘 입는 빨간 티셔츠에 흰 바지를 입혀달라고 하신다. 그리고 이 언니는 짧은 커트 머리이다. 빨간 티셔츠를 입히고 목 둘레가 허전해 보여서 레이스를 떠서 멋을 냈다. 여전히 짧은 머리는 예쁘게 되질 않는다...
일주일 내내 낮기온이 여름을 방불케했었다. 그래서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반납하러 다녀오기로 했다. 빨리 갔다 오겠다는 생각에 꼬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한라도서관이다. 한라도서관은 다 좋은데, 가는 길 내내(5킬로 정도) 오르막이다. 그래도 다시 집으로 올때는 반대로 오는 길 내내 내리막이므로 덜 더울 때 올라가 보기로 했다. 차로 다닐 때는 몰랐던 것들도 눈에 띤다. 제주 설화에 나오는 설문대 할망이 족두리를 벗어놓은 곳이 근처에 있단다. 설문대 할망은 놀이 삼아 제주도의 지형 지물을 만들었다는 어마어마한 거인이었다고 한다. 설화를 적어놓은 돌이 멋스러워서 자전거와 함께 한장 찍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다리를 건너다 보니 이런 돌이 보인다. 저 큰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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