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이 환경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책을 빌려 읽어보니, 집안 살림을 하는 내용이었다. 방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집안을 정리하는 노하우(?)에 대한 여러 작가가 쓴 글이다. 내가 주부가 된지는 벌써… 아무튼 오래되었다. 중년이 된지도 오래니… 그러니 살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나만의 집안 살림 노하우가 있다. 뭐 대단한 살림력을 키우지 않고도 이제는 생활에 배어 있는 습관들로 그럭저럭 잘 살림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은 이제 갓 부모로부터 독립한 사람들 혹은 이제 갓 결혼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 듯하다. 마트에서 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우고 그걸로 밥 한끼를 해먹는데도 다짐과 각오를 앞세워야 하는 건 중년 아줌마에..
제목에서부터 재미를 담보해주는 듯하다. 표지에 나온 그림도 눈길을 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반도 넘게 그림으로 구성된 책인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우선 글씨가 너무 작고, 사진도 겨우 2cm 정도로 작다. 도대체 나처럼 눈이 나쁜 사람은 책을 집중해서 볼 수가 없다. 게다가 작가가 일본사람이라는 걸 신경쓰지 않은 것이 내 잘못이었다. 수많은 아저씨들을 관찰해 그들의 특성을 재미있게 전개할 것이라는 내 추측은 빗나갔다. 아마도 작가는 관찰력과 그림 실력은 뛰어나지만 글솜씨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재미있는 그림은 많은데, 그에 딸린 글은 정말로 하나도 재미가 없다. 너무 아쉬웠다. 좀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위해 더 많은 취재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림 솜씨 하나는 ..
어떤 내용의 책일지 매우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마치 시집처럼 얇은 책이었다. 첫부분은 ‘그때일지도 몰라’라는 제목으로 ‘하나, 둘, 셋…’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점인 그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공감이 간다.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에 대한 모든 걸 남이 아닌 내가 결정하게 되는 순간, 그저 즐거움으로 걷기를 더이상 하지 않는 순간, ‘멀리 가면 안돼’라는 말을 듣지 않게 되는 순간, 아무리 결심해도 지금보다 더 클 수 없다는 걸 알았던 순간, ‘왜’하고 신나게 생각하는 대신에, ‘그렇게 돼 있는 거야’라는 따분한 대답으로 어떤 의문도 간단히 지워 버리게 되는 순간,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는 순간, 스스로 불완전한 인간임을..
제주도 동쪽 구좌읍에 있는 종달리를 배경으로 쓰여진 글이다. 제주로 이사오기 전 종달리에 있는 ‘소심한 책방’을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읽은 종달리에 관한 책을 보고, 그때의 여행 일정을 종달리 탐색으로 급회전했었다. 그때 가고 보았던 많은 곳이 소개되어 있었다. 대부분 가본 곳이여서 친숙했지만, 너무 익숙해 큰 감동은 없었던 책이었다. 뭐 모든 책이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재미있을 순 없으니까. 그래도 중간에 던져버리지 않고 끝까지 읽은 것은 익숙함 때문이었던 듯하다. 뒷부분에 ‘소심한 책방’을 소개하는 글에서 유재필의 ‘소심한 사람’이라는 책 소개가 있었다. 그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서 검색을 했는데, 없었다. 독립서적이어서 적은 책을 출판해서 이미 절판이 되었다고 한다. 도서관에도 없어서 더 아쉬..
작가는 젊어서 여러 군데의 직장을 다녔다. 그리고 현재는 프리렌서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카페를 잘 가는데, 그런 그의 생활에서 생겨난 생각과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적은 책이다. 읽는 내내 덩치는 크지만 귀여운 남자 어른이 상상되는 그런 책이었다. 존경하는 뜻을 담아알아차리기 힘든 각도로 살짝 목례했다. -우리도 카페에서 무심코 보게 된 어떤 사람의 탄복할 만한 행동을 보면 이렇게 살짝이 존경을 표하고 싶을 때가 있다. 카페에서 지나친 사람이니 대놓고 표현은 못하고 수줍게 절대로 눈치채지 못하게 존경을 표할 때 살짝 목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널리 알려진 원칙을 깨면서 더 나은 상태에 도달한 사람 -이런 사람을 보면 ‘오호~’하고 감탄하게 된다. 나도 가끔 이런 사람이고 싶을 때가 있다...
아이패드로 그림그리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아직은 학기중이라 좀 바쁘다. 일주일에 겨우 하나 정도 그리는 거 같다. 책상 위에 있는 핸드크림을 그려보았다. 입체감은 없지만 색 선택을 아주 잘한 듯하다. 아직 입체감을 살리는 음영은 거의 못한다. 게다가 나는 약간 평면적인 그림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못하니까 자기 합리화를 하는 거 같지만, 이 정도에서 만족한다. 지난 번에 읽은 책 표지를 보고 따라 그려보았다. 이런 만화 느낌의 그림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가장 좋아하는 건 만화로 이야기를 꾸려가는 건데, 아직 그 실력이 되려면 멀었다. 어쩌면 그 경지까지 이번 생에는 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 노력은 해볼 생각이다. 20년 가까이 쓴 내 책상 의자는 튼튼하기는 한데 약간 불편하다. 허리..
통증완화 도움역할 이라고 버젓이 써있는 테이핑이다. 급식실에 취직해서 안하던 일을 하다보니 여기저기 아프다. 나는 건강 체질이라서 다른 데 아픈 거는 조금만 쉬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손가락 관절은 좀 약한 편이다. 뜨개질을 해도 손가락이 좀 아프고, 타이핑을 오래 쳐도 손가락이 많이 아프다. 급식실에서 손을 많이 쓰는 재료 준비와 요리를 하다 보니 손가락이 특히 더 아프다. 처음엔 이렇게 파스를 잘라서 손가락 마디마다 붙였다. 그래도 아프긴 마찬가지이다. 파라핀 치료도 해 보았다. 손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거 같긴 하지만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통증완화 도움역할’을 한다는 태이핑을 구입해 보았다. 파스를 붙였을 때보다는 손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것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이 책도 아무튼 시리즈의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작가가 어딘가 낯이 익다. 글체가 많이 익숙하다. 그리고 다시 작가의 이름을 자세히 보니, 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이다. ‘전국축제자랑’이라는 책이었다. 김혼비, 박태하가 함께 쓴 책이었다. 전혀 재미있을 거 같지 않던 책이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 책은 김혼비가 살면서 술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를 다룬 것이었다. 역시 글을 재미있게 잘 쓴다. 급식실 동료가 ‘재미있는 책 있어요?’라고 물어서 이 책을 빌려주었다. 그랬더니, 재미있다면서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다. 술을 좋아하는 친구인데, 자신의 술 에피소드와 비슷한 대목이 많아서 공감하면서 읽었다고 한다. 요즘 이렇게 내가 읽은 책을 주변 사람과 나눠 읽으면서 뭔가 뿌듯함을 느낀다. 책을..
책 표지가 전에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인가와 매우 비슷하다. 내용도 비현실적인 것을 다루고 있다. 죽은 사람들이 현생에 미련이 생겨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세상에서 떠돈다. 그들을 ‘사자’라고 한다. 그 사자들이 버리지 못하는 미련을 해결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사람들이 ‘사신’이다. 주인공 사쿠라는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같은 내용이다. 그때 내가 그 행복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면 다른 미래가 펼쳐졌을 거야. 죽어버린 지금으로서는 손에 넣을 길이 없는 미래가. -인생을 허투루 살다가 죽은 어느 사자의 말이다. 사실 죽고나서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해도 이 미련을 지울 수는 없다. 왠지 살아있는 동안 미련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
가드닝으로 꽤나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1890년에 태어난 사람이라니 정말 옛날 사람이다. 거기에 가드닝이라니.. 좀 따분한 책일 거 같지만 귀농 경력이 있는 나도 땅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관심이 생겨 빌리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따분한 식물 키우는 이야기이지만, 글을 맛깔나게 쓰면 얘기가 다르다. 앞에 몇장을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기대된다. 1월이면 정원가는 날씨를 경작한다. 날씨라는 건 희한하다. 딱 맞는 적이 없다. 항상 평균을 웃돌거나 못 미쳐 우리의 예상을 빗나간다. 기온은 늘 지난 백 년간의 평균에 비해 5도 높거나 낮고, 강우량은 평균보다 5밀리미터 적거나 20밀리미터쯤 많다. 너무 가물거나 너무 넘칠 뿐 도무지 중간이 없다. 날씨와 별 상관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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