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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의 책일지 매우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마치 시집처럼 얇은 책이었다.
첫부분은 ‘그때일지도 몰라’라는 제목으로 ‘하나, 둘, 셋…’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점인 그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공감이 간다.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에 대한 모든 걸 남이 아닌 내가 결정하게 되는 순간, 그저 즐거움으로 걷기를 더이상 하지 않는 순간, ‘멀리 가면 안돼’라는 말을 듣지 않게 되는 순간, 아무리 결심해도 지금보다 더 클 수 없다는 걸 알았던 순간, ‘왜’하고 신나게 생각하는 대신에, ‘그렇게 돼 있는 거야’라는 따분한 대답으로 어떤 의문도 간단히 지워 버리게 되는 순간,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는 순간, 스스로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는 순간, 인생에서 ‘마음이 아’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처음으로 느끼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그 수많은 순간을 돌아 어른이 된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제시한 그 순간순간이 내게도 있었다는 공감을 주는 내용이다.
큰나무 밑에 무엇이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지만, 나무 크기만큼의 침묵이 있다.
-느낌이 좋은 표현이다.
산책. 어디로 뭔가를 하러 갈 수는 있어도, 걷는 것 자체를 즐기기 위해 걷는 것. 그게 쉽게 잘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가장 간단한 것.
-나도 산책을 즐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아직 산책의 고수는 아닌 듯하다.
공원을 산책하기는 하지만 그건 운동의 목적이 더 크다. 가끔 숲길을 산책하지만 그날에 그 숲길을 다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급하게 걷는다. 뭔가를 하는 산책이 아니라 걷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산책을 해야 할텐데. 좀더 산책에 고수가 되면 가능해지겠지?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아니냐인 것이다. 서두르지 않을 것. 손을 써서 일할 것. 그리고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한 그루 자신의 나무와 함께할 것.
-나는 어떤 사람이 아닐까? 나쁜 사람은 아니다. 우울한 사람은 아니다. 젊은 사람은 아니다. 남자는 아니다. 잠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꽤 많다.ㅋ
책이 정말 심호흡을 하는 것 같은 잔잔한 책이었다.
마지막에 보니 1984년 쓴 책이다.
아주 오래된 책이다.
그래도 지금의 내 심호흡과 잘 맞는 걸 보면 좋은 책은 시간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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