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화를 배우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10년 전의 영화였다. 그때는 어쩌면 다 이해하지 못했던 영화였던 거 같다. 다시 보니 장애인들의 상황이 더 절실히 느껴졌다. 그리고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들을 수 있는 사람 보다 더 보호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다시 봐도 너무나 답답해지는 영화였다. 우리는 주위에 있는 장애인을 어떤 마음으로 대할까? 우리보다 불편한 점이 있는 사람이니 무시하거나 얕잡아 보진 않을까? 아마 못 들을 거야, 아마 못 볼 거야, 아마 이해하지 못할 거야… 하면서. 장애인들은 조금은 이기적인 성향이 있다고 한다. 이유는 장애 때문에 갖고 있는 자기 보호 작용이라고 한다. 세상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이 이기적일 수밖에 없..
농인 아내, 청인 남편이 살아가는 이야기.. 흥미롭다. 눈에 보이고 눈으로 보여줘야 어느 정도 통하는 농인의 세계. -농인은 보이는 세계를 통해 무언가를 알 수 있다. 듣지 못하기 때문에 소리로 전달받을 수 없고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깜깜한 밤에는 아무런 대화를 할 수 없다. 듣는 사람과 다른 포인트에서 그들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농인은 가르쳐주기 전에는 세탁기 소리가 커서 밤에는 이웃집에 폐가 될 정도라는 것을 알 수가 없으니까. -농인들은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도 없지만, 자신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소리로 세상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주는 피해도 인식하지 못한다. 농인들이 수어를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도 그들이 자신의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
제과제빵을 배우면서 알게 된 영희언니는 제주에서 도자기 공방을 한다. 일찌감치 제주에 와서 자리를 잡고 공방과 펜션 사업을 하는 언니이다. 펜션과 공방이 있는 건물 앞에는 귤나무가 있는 귤밭도 있다. 제대로 제주에 와서 정착을 한 케이스이다. 귤농사가 본업이 아니라 해마다 귤농사는 자연의 손에 맡겨두는 집이다. 올해는 귤도 많이 달리지 않고 펜션을 시작해서 일손도 모자라고 해서 귤농사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한차례 수확을 하고 주문받은 귤을 보내고 나서 남은 귤 중 먹을 걸 남겨뒀다고 가질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나도 육지에 있는 식구들에게는 언니네 귤을 택배로 보내고 제주에 살면서 귤은 사먹는 거 아니라기에 언니에 귤 파찌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작년 말에 남편이 당근마켓에서 그동안 ..
시골 간이역이 생겨나게 된 기적과 같은 일이 나오는 영화이다. 준경(박정민역)은 어려서부터 과학과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아빠는 기차의 기관장이라 언제나 바쁘시다. 엄마는 준경을 낳다가 돌아가시고. 누나 도경과는 각별한 남매의 정이 있다. 준경의 집은 기차역에서 너무 멀다. 마을에서 바깥세상으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없다. 오직 철길을 따라서 걸어야 하고 그나마 철길도 중간에 터널을 세개나 지나야 한다. 강을 건너는 다리도 철교이다. 그러니 마을사람들이 바깥으로 나가려면 기차가 다니는 철길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차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준경은 그래서 대통령에게 마을에 서는 기차역을 만들어달라는 탄원서를 수도 없이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준경은 같은 반 친구..
유튜브 수화 강사님의 소개로 보게 된 책이다. 주인공 할아버지(폴루)는 아내와 살던 집을 아내가 죽은 후 팔려고 내놨다. 하지만 고속도로 옆에 있는 집이어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좋은 집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사려고 나서지 않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귀머거리나 살 수 있는 집이네요.’라는 사람의 말을 듣고 정말로 청각 장애인에게 집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해 알아보게 되었고, 적당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만나게 된 청각장애인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번역가, 아, 참, 저 사람들은 통역사라고 하더군. 통역사는 그 춤을, 격렬함과 힘이 넘쳐 나다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지는 동작들의 의미를 통역해 주고, 우리 ‘듣는 사람들’이라면 찡그린, 화난, 혹은 우스꽝스러운 얼굴이라고 말했을 그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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