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목이 아주 멋지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무슨 용도가 있을까? 여행에 관한 내용이라니 세상을 여행의 용도로 사용해 보자는 얘길까?? 여행같은 욕망은 무엇보다도 상식에 어긋나지만, 그런데도 욕망이 계속해서 상식에 저항하면 우리는 이러저런 이유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 이유들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억누르기 힘든 욕망, 그걸 뭐라 불러야할지, 사실 우리는 모른다. 무엇인가가 점점 더 커지다가 어느 날인가 닻줄이 풀리면, 반드시 자신감이 넘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떠나고 보는 것이다. 여행은 동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행은 그냥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곧 증명해 주리라. 여행자는 자기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여행이 여행자를 만들고 여..
급식실에 조리실무사로 취직한지 벌써 4개월 정도 지났다. 그중 한달은 미끄럼 사고로 쉬었으니 정작 일한 개월 수는 3개월 정도이다. 워낙 안해본 일이라서 몸이 좀 부대끼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관절이 아파서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는다. 원래도 관절이 좀 아프긴 했다. 오랫동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거나, 취미인 뜨개질을 좀 하고 나면 유독 손가락이 아팠었다. 그래서 전에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었는데, 관절염도 아니고 류마티스도 아니라고 한다. 단지 관절을 많이 써서 생기는 통증이란다. 그러니 쉬면 괜찮아지곤 했었다. 얼른 방학이 되어 쉬든지, 아무리 일해도 아피지 않을 만큼 일에 적응하든지 해야 할 일이다. 매일매일 다른 메뉴를 준비하는 것도 신나고 매일매일 조금씩 친해지고 익숙해지는 사람..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가슴아픈 기억은 꺼내들기가 어렵다. 아직도 그날 뉴스에서 세월호가 물속으로 잠기는 모습을 지켜봤던 때를 되뇌이는 것이 힘이 든다.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 그럴 것이다. 영화를 만든 사람들도 아주 많이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그날의 사고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떻게 영화에 담아낼 것인지… 사실 영화보다도 더 영화 깉은 사고였기 때문에 더 영화로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마음이 아파서 영화를 집중해서 보기 버거웠다. 그리고 영화를 본 후, 아무런 리뷰도 적을 수 없었다. 그래도 그날의 기억을 우리모두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는 간단히 줄여야 할 듯하다..
2017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본 우리는 이렇게 순례에 관한 책이 있으면 잘 빌려온다. 내가 빌려오니 남편이 먼저 읽었다. 워낙 책을 좋아하는 남편은 뚝딱 읽어버렸다. 이어서 나도 읽고, 우리는 다시 또 순례길을 걷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아마도 이런 저런 여건이 되면 또 가지 싶다.ㅋ ‘보물섬’, ‘지킬 앤 하이드’를 쓴 스티븐슨이 세운 삶의 규범이 순례자에게도 적용된다. 1.행복해지기로 결심하라. 단순한 일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법을 배우라. 2.당신의 상황에서 가장 나은 부분을 끄집어내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누구나 삶에서 즐거움도 느끼고 슬픔도 느낀다. 3.당신 자신에게 관대하라. 4.비난에 개의치 말라.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는 법이다. 5.당신만의 규..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 같이 가꿔봐요~ 제주도.하면 가장 인기있는 노래가 '제주도 푸른밤'일 것이다. 그 노래 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래서 제주도로 이사온 다음해에 우리는 낑깡나무를 하나 재래시장에 가서 사다가 화단에 심었었다. 우리가 보통 낑깡이라고 하는 것의 정식 명칭은 금귤이라고 한다. 이름이 멋지지만 이 노래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낑깡이라고 한다. 이 나무가 의외로 아주 잘 자란다. 화단에 원래 귤나무도 하나 있었는데, 그 나무는 약을 치지 않았더니 진드기가 많이 생겨서 비실비실하다. 올해는 진드기 죽이는 약을 좀 쳤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무가 다시 생기를 찾고 있다. 그런데 이 낑깡나무는 거의 진드기가 붙지 않는다. 그래서 사왔을 때보다 서너배는 더 자란 듯하다. 작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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