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나 죽음은 피해갈 수 없다.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는 죽음 향해 간다는 말이 있듯이 죽음은 필연적인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실려있겠지? 우리 엄마가 언젠가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잊을 만하면 찾아와 나를 괴롭히는 그 생각이 슬며시 다시 찾아들었다. -나도 요즘 그렇다. 엄마는 벌써 70의 중반에 들어섰다. 그래서 엄마가 곧 80이 될 거란 생각이 자주 들고, 이제는 엄마의 죽음이 내게 닥칠 거라는 생각에 자주 우울해진다. 아빠도 엄마와 동갑인데, 이상하게 엄마에게 더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알 수 없지만. 한사람의 존재에 대한 집단의 기억은 빠르게 사라지기 마련이라, 고작 한두 세대만 지나면 지구상에서 우리라는 존재는 말끔히 사라져 버리..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데, 뭔가 쿵짝쿵짝하고 있다. 공연 제목이 ‘제주 오름 콘텐츠 데이’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는 확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어쨌든 뮤지션들이 나와 계속 노래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냥 산책을 하면서 슬쩍슬쩍 보고 있었다. 산책 마지막 바퀴를 돌고 있는데, ‘오늘의 마지막 가수를 소개합니다’하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끝인가 보다. 그래서 마지막 공연은 보자며 남편과 걸음을 멈췄다. 무대는 소규모였고, 관객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무대 사회자가 다들 어디서 왔는지를 묻고 있었다. 물으나마나한 질문이긴 했다. 동네 공원에서 하는 공연에 먼곳에서 왔을 사람이 있었을까? 그래도 사회자는 육지에서 온 사람과 서귀포에서 온 사람을 찾고 있었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서울서 온 가수’ 선..
가을이 되면 제주 곳곳에 억새가 볼만하단다. 언니들과 억새 구경을 위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아직 하늘에 달이 요만하게 떠 있을 때 집을 나섰다. 해가 짧아져서 전처럼 꼭두새벽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언제나 산행은 공기도 좋고 바람도 좋고 기분도 좋다. 나는 산뜻한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오름이 그리 높지 않아서 금방 정상에 올랐다. 와~ 분화구를 중심으로 걷는 길이 너무 예쁘게 나 있었다. 요래요래 걷자며 코스를 정하고 그림 같은 그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언니들 사진 멋지게 찍어주려고 한쪽에서 멈추어 멀리서 예쁜 길을 걷는 모습을 포착했다. 한쪽으로는 분화구. 사실 여기에 억새가 지천으로 있어야 했는데, 없!다! 그게 아쉽긴 했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풍력발전기가 덜커덩덜커덩 돌아가고 있었다. 예쁜 분화구..
MBC뉴스데스크에서 주말에 앵커를 맡았던 기자라고 한다. 살면서 뭔든 한번에 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쓴 내용이라고 한다. 기다림이 힘든 이유는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 끝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쉼 없이 준비하고 인내해야 한다. 그만큼 내공이 깊어진다는 건 기다림이 주는 선물이다. -아마도 기다린 후에 뭔가를 얻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솔직히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 속에 허덕이는 암흑의 시간 아닐까? 달리는 말에 너무 채찍질을 하면 말도 아파요. -열심히 하라는 어설픈 충고는 나도 사절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속도대로 달리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거절하지 못하니 호구란다. -깜짝이야. 나도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인데.. 내가 호구인가? ..
눈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나같은 울보는 전기 부자가 될 것이다 ㅋ 실수와 일탈을 허용하지 못하는 소심한 원칙주의자. -앗! 나다… 뒤에 글이 더 충격적이다. 이런 사람이 자유로운 예술가가 되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니… 나는 꽤나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하는데도 잘 그리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소심한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었을까? 실패하지 않는 법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궤변같지만 일리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목표로 한 것을 모두 성공하지 못해 실패의 고통을 맛본다. 그러니 실패를 목표로 하면 실패해도 성공한 것이고 성공해도 성공한 것이다…? 아무래도 궤변이 맞다.ㅋㅋ 중간중간 연필 드로잉이 있고 짧은 글이 있다.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서..
정말 버린 건 아니고..ㅋ 3년전 일러스트를 배워보겠다고 장비빨을 세웠었다. 문화센터에서 겨우 한달 일러스트 강의를 듣고는 와콤 태블릿을 질러버렸었다. 그때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들었는데, 그걸 활용하기 위해서 태블릿을 구매한 것이었다. 한동안 그것으로 그림을 참 많이도 그렸었는데… 이게 사용하려면 컴퓨터에 연결해야 하고 전원 켜고 좀 기다려야 하고 이래저래 케이블도 여러개 연결해야 하고 그래서 사용할 때마다 참 번거로웠었다. 거의 백만원에 가깝게 주고 산 거라 고민은 됐지만, 육지에 사는 조카에게 보내주기로 했다. 만화를 공부하는 아이라서 후배든 아는 사람에게 주라고 했다. 조카는 와콤을 쓰고 있고… 잘 포장해서 우체국 택배로 보냈다. 누군가 이게 필요한 사람이 유용하게 잘 써주길 바라면서. 어..
그러고 보니 연달아 일본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희안하다. 길게 봤을 때는, 포기하지 않으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나이가 많은 듯하다. 이런 여유있는 말은 연륜에서 나오는 것이다. 전혀 힘들지 않은 인생 따위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힘든 일을 바라보는 시크한 자세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시기는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우린 항상 지금 닥친 힘든 일에 연연한다. 과거에 힘든 시기에는 그때가 가장 힘든 줄 알았지만 그건 이겨내든 포기했든 지나갔다. 그러니 지금 가장 힘든 것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다. 어쨌든 마음을 닫고(묶어두고라고 작가는 표현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뭐든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힘들지 않은 인생 ‘따위’는 없으니까.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육지 살때 아트센터에서 그림을 배웠었다. 아트센터의 규모가 커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우는 것과 다른 클래스였다. 그림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개인전 정도는 한번 연 적이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꽤나 그림을 잘 그리시는 화가분이셨다. 그때 크로키와 수채화 유화를 모두 배웠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나는 백수였어서 시간이 많았다. 일주일에 세번이나 수업에 가면서 참 열심히 배웠었다. 크로키를 하던 목탄도 아직 있다. 그당시 전문 모델도 있었다. 그것도 누드화!!! 그림에 초보였던 나와 친구는 괜히 모델을 똑바로 보지도 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ㅋ 그러느라그랬나? 크로키의 실력은 잘 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원래 실력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유화를 그릴 때 쓰는 오일..
이 일본의 만화가이자 수필가인 작가는 글을 아주 편안하게 쓴다. 중간중간 만화도 그려져 있는데, 그닥 잘 그리는 거 같지 않지만 개성이 있다. 만화가는 그 정도의 재능이면 족하다. 부러움. 작가가 한국에 북콘서트를 위해 왔었다고 한다. 그때 겪었던 에피소드를 덤덤하게 썼다.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참 편안하게 읽힌다. 그중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는 한국사람들이 부럽다고 표현한 곳에서 한참을 생각했다. 사소한 것이지만 우리 몸에 밴 어떤 문화가 다른 나라사람에게 부럽게까지한 문화라니, 괜히 으쓱한다. 책을 한참 보다 보니 이 작가의 책을 그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 듯하다. 우선 그림에서 그걸 알아볼 수 있었고, 에피소드 중 몇개가 그 전에 읽은 내용을 연상하게 했다. 글과 그림을 튀지 않게 편안하게..
마스크걸이 만들기에 재미가 완전히 붙어 버렸다. 비즈로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서 다이소에서 재료를 사왔다. 눈도 별로 좋지 않으면서 이렇게 쬐끄만 비즈를 낚시줄에 끼워서 마스크 걸이를 만들어 보았다. 색색이 구슬을 꿰어서 아주 깜찍한 마스크걸이가 되었다. 주변에 초등학생이 있는지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육지에 사는 조카들에게 보내주자니, 택배비 때문에 배 보다 배꼽이 크다..ㅜ 어쨌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몇개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비즈로 만든 건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듯하다. 나는 뭐든 하나에 빠지면 이것저것 막 만들어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꽃팔찌도 만들어 보았다. 이걸 선물해줄 사람은 내 주변에 없지만.ㅋ 그래도 인스타에 올려놓으니 친구와 여동생이 얼른 달란다.ㅋ 간단히 꽃반지도 만들어보았는데,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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