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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한바퀴 다 돌고 나서 우리는 육지에 추석을 쇠러 가기로 했다. 그해 추석은 10월 4일이었다. 넉넉잡고 20일 정도면 부모님이 사시는 경기도 광주까지 갈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그리고 추석 연휴를 가족들과 지내고 찬바람이 부는 11월이 되기 전에 제주도 집으로 돌아오자는 계획이었다. 지난번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완주한 후, 자전거 용품점에 가서 왠만한 준비물은 거의 샀다. 남편이 많은 자전거 중 영국산 수제 브롬톤 자전거를 선택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자전거가 매우 튼튼해서 크게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먼저 접이식이지만 골격이 튼튼하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자전거는 2단 자전거라 기어 변속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니 체인에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으므로 체인이 끊길 염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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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리는 용두암에서 함덕까지, 다시 함덕에서 용두암까지 왕복을 하기로 했다. 용두암에서 함덕까지 25킬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왕복해야 50킬로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50킬로 정도는 쉽게 덤빌 수 있는 킬로수가 되었다. 처음엔 함덕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버스 배차 시간이 너무 길어 버스 시간표대로 움직이려니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다. 시작하자마자 나에게 시련이 닥쳤다. 가파른 오르막을 찻길로 갈 것인가, 저기 앞에 보이는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것인가. 남편은 찻길은 오르막도 심하고 곡선이라 위험하다고 계단으로 가자며 먼저 가본다. 저러고 올라가야 한다. 자전거는 옆에 자전거 바퀴를 올리는 곳에 바퀴를 올리고 굴리면서, 사람은 옆에서 계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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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스는 법환바당인증센터에서 쇠소깍 인증센터를 지나 표선해변 인증센터까지 48킬로를 달리는 코스이다. 제주도에 살고 있으므로 언제나 자전거를 타러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렇게 이어서 제주도를 한바퀴 완주를 하려니 출발지점까지 가는 것이 항상 문제이다. 다행히 우리 자전거는 착착 접히는 접이식 자전거라 언제나 차에 싣고 출발점에 갈 수는 있지만, 출발점에 차를 주차하고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출발지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와야 한다는 애로점이 있다. 그렇다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자니, 버스도 택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버스는 최근 제주도에서 버스만 이용해서 제주도 관광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노선을 많이 늘리고, 간선과 지선으로 구분하여 멀리가는 버스와 가까운 곳 가는 버스를 구분해 놓았지만, 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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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며칠 해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는 아예 밖에서 잘 생각을 하고 비가 올 때까지 자전거를 타고 계속 제주도를 돌아보자는 생각에 세면도구에 갈아입을 옷까지 챙겨서 길을 나섰다. 육지로 국토종주 여행을 가면 자전거에 어느 정도까지 짐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도 테스트해봐야 하고, 가지고 간 짐을 싣고 하루종일 잘 달릴 수 있을 지도 확인해 봐야해서, 한번쯤 시도해 봐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번에 해거름 공원까지 탔으니 거기부터 이어서 타야 한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시 1시간 반 걸려 해거름 공원까지 갔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비가 다시 올 때까지 자전거를 탈 것이므로 이번에는 차로 출발점까지 가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면서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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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전거 수첩도 왔으니 인증 도장을 수첩에 직접 찍을 수 있다. 며칠 시간을 내서 한번에 싹 완주를 하고 싶었지만, 날씨가 계속 비예보가 있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해만 나면 자전거를 끌고 나가기로 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소개하는 코스를 보면 시작이 용두암 인증센터부터이다. 그러므로 이제 자전거 수첩도 있겠다 무조건 시작은 용두암 인증센터부터이다.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방향도 있다고 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주도는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딱히 바람의 저항이 적은 방향을 정하기가 어렵다.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돌면 되지 싶다. 그래도 시작은 용두암 인증센터부터 하는 걸로.ㅋ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의 '유인' 인증센터가 용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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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라이딩을 끝내고 집근처 이마트에 가서 가방을 하나 샀다. 자전거에 달린 가방은 아직 그 적절한 용도를 찾지 못했고, 아무래도 핸드폰과 간단한 소지품을 넣고 다닐 가방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많이 메고 다니는 어깨 가방으로 하나 장만했다. 아무래도 국토종주를 하려면 소지품 넣을 가방과 여행용품 넣을 가방이 따로 있어야 할 것이다. 필요한 것이니 장착하고 라이딩하는 연습을 하자며 일찌감치 생각해 두었던 가방을 샀다.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를 하려면 짐을 최소화해야 한다. 유럽 여행을 가듯이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다닐 수는 없다. 아마도 내 자전거에 달린 조그만 가방에 모든 여행용품을 담아야 할 것이다. 슬슬 국토종주 때 가지고 갈 짐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봐야 했다. 이날은 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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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44킬로 라이딩의 후유증은 심했다. 안장통이 생기면 똑바로 서서 걷는 것도 어렵고, 어디 앉기도 힘들고, 걸을 때 절로 입에서 '아이구, 아이구ㅜ' 소리가 난다. 너무 아파서 안장통에 대해서 여기 저기 알아봤는데, 대답은 '원래 아픈 것이다.' '누구나 아프다' '어쩔 수 없는 통증이다' 등 희망적인 말이 없다. 자전거를 즐기기 위해서는 안고 가야 하는 고통인 듯하다. 그래서 안장통을 완화시켜주는 바지가 있다. 안장 만큼의 위치에 스폰지가 패드로 대 있어서 쿠션감을 주는 바지인데, 이 바지가 입으면 약간 거시기하다, 보기에도 그렇고.. 게다가 우리가 제주도에 있는 대형 마트를 다 뒤졌는데도 자전거 바지를 파는 곳이 없다.ㅜㅜ 제주도에 살아 보면 가끔 '이런 걸 왜 안 팔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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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이사짐에 싣고 제주도로 왔지만, 일상생활에서 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생각처럼 잘 되질 않았다. 우선 이사오고 처음 맞는 제주도 겨울은 황당하지만 추웠다. 난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으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겨울이 되니 제주도도 추웠다. 그래서 첫 겨울에는 자전거를 탈 엄두도 못냈다. 봄이 되는 3월 첫날 자전거를 끌고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꺼낸 자전거 바퀴에 바람도 빵빵하게 넣고 도선관으로 갔는데, 도서관 마당 자전거 거치대에 우리 자전거를 나란히 주차해 두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으려니 왠지 분심만 들었다. 저기에 우리 자전거가 있는데... 창가에 앉아서 책을 보는건지 자전거를 지키고 있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눈이 간다. 그래서 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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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한 자전거로 국토종주한 여행기를 정리해서 전자책을 주문해 두었는데, 주문한지 두어달이 되어 가는데도 소식이 없다.ㅜㅜ 그래서 그냥 여기에도 여행기를 하나하나 올려 보기로 했다. 어느 날 우리는 자전거를 샀다. 경상도 상주에 살때, 멀리 대구까지 가서 샀다. 영국산 브롬톤(Brompton)이라고 고가의 접이식 수제 자전거이다. 수식어가 많이 붙은 걸 보면 유명하고 자부심 있는 자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엄청 비싸지만 엄청 예쁜 자전거를 샀다. 자전거를 산 이유는 여러 가기가 있었다. 우선 당장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할 자전거가 갖고 싶었고, 제주도로 이사를 가면 교통 수단으로 사용할 생각도 했다. 자전거를 사기로 하고 남편은 몇날 며칠을 엄청나게 검색을 했다. 그리고는 "뭔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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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그림으로는 인물을 잘 못 그린다. 얼굴을 제일 못 그리고, 다음으로 못 그리는 것이 손과 발이다. 왠지 모르겠지만 손과 발 그림이 난 너무 어렵다. 그래서 더 그림을 단순하게 그리는 지도 모르겠다. 사실 풍경화도 잘 못 그리는데, 그래도 인물화를 제일 못 그린다. 하지만 일러스트를 배우고 새로운 능력이 생겼다. 이제 인물도 어느 정도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일러스트로 그림을 그리면 단순화해서 그려도 되기 때문인 거 같다. 그래서 인물화에 자신이 생긴 내가 며칠 전부터 이런저런 사진을 두고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시작은 언제나 갖고 싶었던 나와 남편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그래서 작년 자전거 여행을 했던 우리의 사진을 보고 우리의 캐릭터를 그렸다. 대 성공~~!!! 완전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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