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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가 청각 장애인인데, 나만 들을 수 있다면?
가족에게 나는 그리고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듣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미라클 벨리에'를 봤다.
생각은 무슨... 폭풍 오열을 하는 바람에 눈이 퉁퉁 부어버렸다.

벨리에의 가족은 엄마, 아빠, 벨리에, 그리고 남동생이다. 다른 가족은 모두 청각 장애인이다. 하지만 들을 수 없다는 장애가 있지만 아빠는 엄마와 결혼해서 시골로 내려와 농장을 운영하면서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벨리에는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벨리에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아빠가 아파서(왜 아픈지는 영화를 보는 걸로 ㅋ) 병원에 가서 상담할 때도 벨리에가 동행한다.

 

농장에서 기른 소의 젖을 짜서 치즈를 만들어 장터에서 파는데, 엄마는 웃음을 담당하고 계산은 벨리에가 한다.

가족들이 소리를 듣지 못할 뿐 각자 자기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

 

벨리에 학교 음악 선생님은 잘나가던 음악가였는데, 현재 시골 학교 음악선생님으로 와서 몇년째 썩고 있다. 노래 잘하는 학생을 출세시켜 파리에 다시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무튼 이 선생님은 벨리에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녀가 노래를 매우 잘 할 거라는 것을 척하고 알아낸다.

 

그래서 학교 음악발표회 때 벨리에와 가브리엘은 듀엣곡을 부르기로 했다.

 

한편 전 시장이 농장 근처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가지고 재출마하려고 하자, 아빠는 그럼 농장에 피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시장에 출마해 바로잡겠다고 다짐한다.

 

아빠의 시장 출마를 위해 벨리에는 더 많은 시간 가족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이 벨리에에게 파리에서 열리는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하고, 개인 레슨도 해준다.

 

가족들에게 파리에 오디션을 보러 갈거고, 합격하면 파리로 학교를 다니게 될 것이라고 힘들게 말하는 벨리에.

 

이때 가족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특히 엄마는 이런 고백을 한다.

나는 네가 태어났을 때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슬펐어. 네가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이 불행했다고.

놀라운 이야기였다. 엄마와 아빠는 청각장애인으로도 행복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의 딸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불행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들을 수 있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몰랐고, 들을 수 있어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가족과의 갈등이 심해질 때, 학교 음악 발표회가 있었다.

 

벨리에가 가브리엘과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듀엣에 성공했고, 많은 방청객은 그들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노래가 끝나자 기립박수까지 쳤다.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발표회 내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저 지루하게 주변사람들의 얼굴이나 쳐다보고, 서로 수화로 장난이나 하고 있다.

벨리에는 깨달았다. 자기가 하는 노래를 가족들이 듣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얼마나 노래에 소질이 있고, 노래를 좋아하는지 그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을 두고 파리로 떠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포기한다.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진동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빠가 벨리에의 목에 손을 얹고 딸의 노래를 느껴보고 있다.

 

그리고 오디션날 온 가족이 파리로 향한다.

 

중요한 오디션이지만, 여전히 가족들은 벨리에의 노래소리를 듣지 못한다.

 

오디션 도중, 벨리에는 갑자기 수화와 함께 노래를 한다.

 

벨리에의 노래를 드디어 알아들은 가족들은 벨리에의 노래가 끝나자 이렇게 환호한다.
(도저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오디션이었다. 엉엉엉.. 지금 리뷰를 쓰는데도 눈물이..ㅜㅜ)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정상인이 아닌 청각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것을 보고 참 신선하다고 느꼈다.
그들은 조금은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때로는 싸워가면서 잘 산다.

벨리에가 오디션에서 부른 <비상>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펑펑 울었다.
열번도 다시 보고 또 보고 했다.
불어는 노래를 부르기에 너무나 적합한 언어란 생각도 들었다.
가사도 감동적이었지만, 노래 소리도 너무 좋았다.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오늘부터 두분의 아이는 없어요.
도망치는게 아니라 날개를 편 것 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술기운도 담배연기도 없이 날아가요, 날아올라요.
어머니는 어제 근심스런 눈으로 절 바라보셨죠. 이미 뭔가를 알고 계신 것처럼.
하지만 전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죠.
어머닌 모른 척해 주셨죠. 아버진 어색하게 웃으셨고.
돌아가지 않아요. 조금씩 더 멀어질 거예요.
역 하나 또 역 하나를 지나면 마침내 바다를 건너겠죠.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떠나요. 사랑하지만 가야만 해요.
오늘부터 두분의 아이는 없어요.
도망치는게 아니라 날개를 편 것 뿐, 부디 알아주세요. 비상하는 거에요.
술기운도 담배연기도 없이 날아가요, 날아올라요.
내가 걸어오는 길에 흘린 눈물을 부모님은 아실까요.
전진하고픈 나의 약속과 열망, 나 자신에게 약속한 내 인생을 믿을 뿐.
멀어지는 기차 안에서 왜, 어디로, 어떻게 갈지 생각에 잠겨요.
내 가슴을 억누르는 이 새장을 참을 수 없어요.
숨을 쉴 수가 없죠. 노래할 수도 없어요.

멋지다, 벨리에!!! 미라클, 벨리에!!!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감동하여 폭풍 눈물을 흘려보고 싶은 날, 손수건 하나 꼭 지참하고 이 영화 한번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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