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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화보기처럼 재미있는 것이 또 있을까?

요즘 영화를 왕성하게 보다보니 영화보기의 편식이 거의 없어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영화 많이 보겠다고 올레티비 월정액에 가입했다.

전부터 김향기라는 배우가 자폐아역을 완벽하게 연기한 영화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었다.

그게 바로 이번에 내가 본 '증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양순호변호사(정우성 역)는 돈을 잘 못버는 즉, 잘 안 풀리는 변호사이다.
민변 출신으로 로펌에 들어갔지만 아직 떼가 덜 묻어서 돈 벌이는 시원치 않다.
게다가 사람좋은 아버지(박근형 역)가 남에게 보증을 잘못 서서 큰빚을 졌는데 그런 아버지가 지금은 파킨슨병에 걸리기까지 했다.

로펌 대표가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는 변론을 한번 맡아 인기도 얻고 승진도 하자며 사건 하나를 부탁한다.
70대 노인이 머리에 비닐 봉지를 쓰고 자살을 했는데, 그 현장을 목격한 가사도우미가 말리려다가 오히려 살인자로 몰린 사건이라고 한다.

 

 

임지우(김향기 역)라는 아이는 자폐아이다.
이 아이는 뭐든지 한번 들으면 잘 외우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에 건너편 집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나서 창밖을 내다보다가 범죄현장을 목격한다.

지우는 자폐아지만 지능이 높아 묻고 답하기가 힘들긴 하지만 논리적으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아이여서, 증거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양변호사는 의사 입회 하에 지우가 진술을 하는 영상을 보고 지우를 직접 가서 만나기로 한다.

 

 

지우를 만나러 학교까지 찾아가서 지우와 조금씩 친해진다.

 

 

서로 인사도 하고, 라면도 사먹고, 매일 5시에 퀴즈 풀이를 하자고 해 전화 통화도 자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칭찬하는 김향기의 자폐아 연기가 아주 돋보인다.
보통 사람처럼 의사소통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폐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연기였다.

양변호사가 매일 찾아와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답만 하는 것 같던 지우가 어느날 첫 질문을 한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라고 질문하자 양변호사는 타성에 젖어 있는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첫번째 증인 출석 자리에서 양변호사는 지우를 이용해 자기의 의뢰인인 가정부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지우의 진술이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의 진술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지우엄마와 지우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양변호사가 다시 지우를 찾았을 때 이렇게 질문한다.

저는 정신병자입니까?

언제나 자신 안에 갇혀 지내는 자폐아인 지우가 다시 증인석에 앉기까지의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런 지우를 정상인과 비정상인으로 구분해 바라보지 않고 다른 형식으로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 양변호사의 변론은 완전 반전이었다.

김향기의 연기도 매우 돋보였고, 정우성의 힘뺀 연기도 매우 자연스럽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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