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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형은 거의 2개월 만에 완성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며칠이면 완성할 인형을 2개월이나 걸려 겨우 완성했다.

급식소의 아는 언니는 아저씨와 등산을 자주 다니신다고 한다.
그래서 나한테 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둘이서 등산복을 예쁘게 차려입고 멋진 산에 올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한장 보내주셨다.

인형을 만들 때 이렇게 사진이 한장 있으면 옷색깔이나 옷의 디자인을 최대한 활용하면 왠지 아바타 인형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 재미있다.

특히 이번 인형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남자의 스포티한 머리이다.

 

얼굴색과 머리카락색을 번갈아 가며 떠야하는 아주 복잡한 도안이었다.
아마도 과장 조금해서 100번은 풀렀다 다시 뜨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하다하다 자꾸 뭐가 틀려서 그냥 집어던지고 며칠 건드리지도 않고 있다가 다시 잡고 했는데, 또 이상하게 된다.
그러다 알아냈다....
도안 자체가 잘못되어 있었다.
전에 이책을 내게 소개해준 사람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도안집이므로 절대로 틀린 곳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사실 내가 이책에서 도안이 잘못된 것을 알아낸 것이 이번이 세번째이다.
다음부터는 잘 안 떠지면 도안을 최우선적으로 의심하기로 결심했다.

 

어쨌든 스포티한 남자 머리를 힘들게 완성했다.
깔끔해서 좋긴하다. 특히 실로 머리카락을 표현할 때 머리가 짧을수록 어려운데 이건 아주 마음에 든다.

 

각자의 화려한 등산복을 색상을 맞춰 해 입혔다.
커플룩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보내준 사진에 이렇게 되어 있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웃룩의 뽀인트는 모자이다.
여자는 머리카락을 실로 심어주었더니 머리가 상대적으로 크고, 남자는 머리를 원형에 색을 바꿔가며 떴더니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모자도 분위기에 맞게 만들어 씌워주었다.
등산화도 떠서 신겼는데, 딱히 등산화라는 느낌은 없다. 이건 한계인가 보다.

 

오랫만에 급식소 알바를 가는 바람에 이 인형의 주인을 만나 등산 커플 인형을 선물로 주었다.

난 취미로 그냥 만드는 건데, '맛있는 걸 사주겠다.', '갖고 싶은 게 뭐냐.', '뭘 해줄까.' 자꾸 그래서 좀 난처했다.
이럴 땐 산타크로스처럼 아무도 모르게 밤에 머리맡에 선물을 놓고 오고 싶다.

어쨌든 등산 커플은 완성했고, 다음은 꿀벌옷을 입은 꼬마숙녀를 구상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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