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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야기를 풀어볼 제주음식스토리텔링은 영.. 자신이 없다.
육지와 다른 제주만의 특징이 있는 음식문화로 그 용어도 너무 어색하여 수업시간에 강사님이 설명하시는 것을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제주도 특유의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이므로 내가 잘 설명을 못하더라도 여기에 어느 정도 수업에서 얻은 정보는 정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다.
너무 낯선 문화라 한번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어서, 아마도 이렇게 잘 모르지만 정리해 두지 않으면 몇 개월 지나면 완전히 잊어버릴 것 같은 제주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정리를 해두면 현재 1을 알지만 나중에 1을 더 알게 되면 합해서 2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판 모르던 지방의 전통 문화를 한번에 다 이해할 수 없는 이주민의 한계이다.
하지만 워낙 내가 제주도 문화 특히 전통 문화 그 중에서도 전통음식문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서 더 많이 알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너무 몰라서 오류도 많을 지 모를 글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현재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젊은 사람들도 이런 제주의 전통 문화에 대해서는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의를 들을 때 제주 토박이가 반이 있었고, 이주민이 반이 있었다.
그 중 토박이인 반도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했다.
특히나 제주도는 모든 문화가 구전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을 뿐더러, 알려져 있더라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다양한 형태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금도 제주도에 대한 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니, 어떻게 되었든 이렇게 문서로 남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를 들어서 내가 제주 음식에 대해서 수업을 듣게 되어 도서관에 가서 제주 음식과 관련한 책을 대출해 먼저 사전 정보를 얻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제주 음식에 관한 책은 달랑 두권밖에 없었다.
그것도 향토 음식과 관련한 책 한 권과 재래시장에 관련한 먹거리를 다룬 책 한권이었다.
어쩌면 제주 뿐만 아니라 타지역의 전통 음식과 관련한 책도 그리 많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제주와 관련해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들은 대부분 관광객에게 제주의 핫한 음식점이나 맛집, 볼거리 등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 같은 책들이다.
그러니 제주의 전통 문화와 관련된 모든 것은 구전되고 있고, 제대로 된 기록은 없고 한 시점에서 책으로 제주를 공부하기는 너무 어려운 실정이다.

내가 수업을 받을 때 한 젊은 강사가 의외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강사가 몸담고 있는 단체에서 제주도 각 지역의 할망들을 찾아 다니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 음식에 대한 레시피를 채집(?)하고 다니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할망들이 쓰는 짙은 사투리에 어눌한 설명으로 기록까지 남기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래도 젊은 사람이 그런 취지의 생각으로 뭔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으니 몇년 안에 좋은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제주에는 육지와 다른 전통주가 몇개 있다.
우리가 제주도에 놀러 오면 선물용으로도 많이 사가는 오메기떡을 만들기 전 반죽을 발효시켜 만드는 오메기술.
참기름, 생강, 계란, 차조, 꿀을 넣어 담는 다는 오합주.
좁쌀로 빚어 물기가 없는 고체로 된 강술. 이것은 물만 부으면 술이 되는 즉석 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오메기술을 증류해서 빚은 소주인 고소리 술.

이렇게 술의 재료에 따라서 제주의 지방색이 많이 있는 술들이 있다.
그런데, 제주에 이런 전통주를 이어갈 장인이 한명도 없다고 한다.
아마도 제주도에서 전통주 만드는 장인이 된다면 '음식 명인'같은 데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제주의 전통주 중 강술에는 꽤 관심이 간다.
들고 다니다가 물만 부우면 술이 되어 마실 수 있다니, 듣기만 해도 놀라웠다.ㅋ
하지만 이 술은 제주도 사람들도 대부분 본 적도 없다고 한다.
강사님 말씀으로는 전통주를 배워 관광 상품화한 후 제주도에서 창업을 해도 대박이 날 것이라고 했다.ㅋ

아무튼 이러이러해서 오늘 수업의 주제인 '도감 어르신과 돗괴기'에 대한 정리는 아주 많이 허접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돗괴기는 '돼지고기'의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도에는 마을마다 '도감어르신'이 있다고 한다.
나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마을 원님을 그렇게 부르는 줄 알았다.
하지만 들리는 것처럼 그런 건 아니고, 한마디로 마을에서 잔치가 있을 때 돼지고기를 잡는데 그 고기를 관장하는(?) 어르신을 부르는 말이다.
도감 어르신은 마을에서 신망 높은 사람이 맡아서 하는 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감 어르신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써야 한다고 한다.

과거 가난했던 제주도 사람들은 잔치(제주도에서 잔치란 결혼식을 의미한다.)를 할 때마다 개인이 돼지를 잡을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한 집에서 앞으로 누군가를 시집, 장가 보낼 일이 있으면 새끼 돼지를 사와서 기른다.
돼지가 토실토실 잘 자라면 그집 며느리가 칭찬을 받고 돼지가 비실비실 자라면 그집 며느리가 핀잔을 받는다고 할 정도로 모든 마을의 사람들의 관심사라고 한다.
보통 돼지는 2년 정도 기르면 잡을 수 있는데, 잔치날을 잘 계산해서 돼지를 사다 기른다고 한다.
이렇게 잘 기른 돼지는 도감 어르신의 진두지휘 하에 잡게 된다.

도감어른신은 몇몇 청년들을 데리고 마을 하천가에 가서 돼지를 잡는다.
제주도에서도 옛날에는 돼지를 높은 곳에 메달아 놓고 떼려서 잡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몽둥이로 떼리면 근육이 경직되면서 더 쫄깃한 식감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과거에 그런 방식으로 고기를 잡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하여 그냥 잡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건 도감 어르신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 도축을 할 때 고압의 전기 충격으로 고기를 잡는 것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돼지를 잡을 때 우선 숨통을 끊기 위해서 목을 베는데, 이것은 도감어르신이 직접한다고 한다.
다음에는 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불로 돼지의 털을 그슬린다.
마지막으로 도감 어르신이 잘 드는 칼로 '도체'라고 해서 부위별로 고기를 나눈다.

이렇게 잡은 고기를 마을에 가지고 와서 도감 어르신이 이 고기를 잔치에 쓸 것과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배분한다.
그래서 이때 좋은 고기라도 얻기 위해 평소에 도감 어르신에게 잘 보여 두어야 한다고 한다.
즉, 잔치하는 집에서 돼지를 잡으면 그것을 잔치에도 쓰지만 온 마을 사람들이 고기를 나누어 먹는 날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렇게 고기를 나누어 주는 것을 '도추렴'이라고 한다.
도추렴 하는 날 사람들은 받아온 고기의 일부는 삶아서 바로 먹고, 일부는 된장에 박아둔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당장 먹지 않을 고기를 보관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라고 한다.
이때 일부 삶아먹는 고기는 솥에 삶아서 도마에 올려놓고 썰어서 그 자리에서 식구들이 둥그렇게 앉아 간장에 찍어서 먹었다고 한다.
이 한문장에서 제주의 특색이 많이 나온다.
고기를 삶아서 도마에 올려놓고 먹는 이유는 제주의 부엌에는 부뚜막이 없다.
겨울에 그리 춥지 않기 때문에 방을 뜨뜻하게 하기 위한 군불을 떼지 않는다.
그러니 그냥 솥을 걸어서 음식만 해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따로 부뚜막이 없으므로 제주 전통 도마인 돔베(이 도마는 다리가 상처럼 길다고 한다.)에 올려 놓고 부엌에 도란도란 앉아서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도마가 상의 역할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제주에 오면 돔베고기라고 식당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에서 유래한 고기라고 할 수 있다.

돼지를 잡은 잔칫집에서는 받은 고기로 '고깃반'을 만든다.

고깃반에는 제주의 전통 두부인 마른 두부와 순대, 그리고 넓고 얇게 썬 고기를 세팅한다.
고기를 넓고 얇게 써는 이유는 양이 많아 보이게 하고 맛도 더 좋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고깃반은 잔치에 오는 모든 사람에게 두당 하나씩 준다고 한다.
만약 엄마가 젖먹이 아이를 등에 업고 잔치에 와도 엄마와 젖먹이 아이에게 하나씩 고깃반 한접시씩 준다고 한다.
그리고 만약에 바쁜 일이 있어서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의 것은 지인을 통해 전해주라고 싸준다고 한다.
제주도 잔치에서 고깃반을 나누어 주는 원리는 평등의식이라고 한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지켜진다고 한다.

제주도는 잔치(결혼식)를 최소 3일간 한다.
첫날은 이렇게 고기를 잡는 날이고, 둘째날이 본 예식이고, 셋째날이 이어지는 피로연 정도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이렇게 3일씩 하는 잔치는 아직도 시골에서는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수업을 들을 때 함께한 제주도 토박이들 중 아무도 이런 잔치를 가본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걸 보면 지금은 거의 없어진 형식인 듯하다.
그래도 제주도에서는 아직도 결혼식을 하루종일 하는 것은 지켜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집 근처에 예식장이 있는데, 주말이면 언제나 예식장 근처가 하루종일 붐벼서 나는 제주도 사람들이 육지에 나가 있어도 일부러 제주에 와서 결혼식을 올리느라고 언제나 그렇게 붐비는 줄 알았다.
이날 수업을 듣고 안 것인데, 하루종일 붐볐던 그 결혼식은 한 커플의 결혼식이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결혼식장을 빌려도 한 커플이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식장을 빌려서 결혼식을 한다고 한다.
누구든 하루 중 아무때고 잔치에 참석할 수 있게 하는 제주만의 전통이라고 한다.

결혼식에서 중요한 절차 중하나가 신부를 데리러 가는 것이라고 한다.(이 풍습이 지금은 거의 사라져 수업시간에 설명을 들으면서 제주도 토박이도 이주민도 어리둥절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다. 재미난 풍습인데 많이 안타까웠다.ㅜㅜ)
신랑과 신랑 친구들 그리고 집안의 높은 어르신들이 함께 신부를 데리러 가서 거기서 상을 받은데, 이때 잡은 고기의 좋은 부위인 다릿살을 나누어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고기를 먹은 후부터 잔치에 쓸 고기로 고깃국을 끓여서 잔치 때 먹는다고 한다.
잔치가 여러 날이 계속 되다 보니 나중에는 고기는 별로 없고 대접해야 할 사람은 많으니 그 고깃국에 메밀가루를 넣고 몸(모자반)을 넣어 뭉근하게 끓여서 계속 손님에게 고깃국을 대접했다고 한다.
고깃반에 마른 두부를 놓는 이유도 그냥 두부를 사용하면 쉽게 상하니까 물기를 더 빼서 1/3로 압축한 마른 두부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도감 어르신과 돗괴기는 제주의 전통문화를 많이 품고 있는 제주만의 문화이다.

너무 어려운 내용을 한번 수업 듣고 정리한 내용이라 틀린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추가할 사진 자료도 없습니다.
일목요연하게 글이 정리되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다음 실습편에서는 도감 어르신이 잡은 돗괴기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주 전통 음식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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