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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는 자색 고구마를 이용해 고급스러워 보이는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어 보았었다.
이번에는 유자를 이용해서 노란 개나리같은 유자 떡케이크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고구마 케이크는 어르신의 생일 케이크 상에 올리면 좋을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면, 이번에 만드는 유자 떡케이크는 아이들의 생일상에 올리면 병아리 같은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생일 케이크가 될 것 같다.

생일 케이크하면 그냥 제과점에 가서 캐릭터 케이크를 사다 먹어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차려주는 사람도 편하겠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차려주는 사람의 정성도 중요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떡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아주 쉬워서, 아이들에게 인상적인 추억을 만들어 주는데 아주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그릇 가게에 가서 찜기만 하나 사면 쉽게 집에서도 떡을 만들 수 있으니 추억을 위해서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떡케이크에 은은한 색을 내는 것이 생각보다 아주 쉽고 재미있어서 다양한 케이크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준 떡으로 아이는 어떤 추억을 간직하게 되는지는 김태리와 류준열이 함께 나온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도 잘 나와 있다.
요즘 <미스터 션샤인>에서 열연하고 있는 예쁜 김태리가 청순한 소녀에서 아가씨로 성장하면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와 순박한 청년 류준열의 농사이야기를 잔잔한 웃음으로 풀어가고 있는 꽤 볼만한 영화이다.

유자 떡 케이크

유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어서 감기 예방에 좋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유자는 과일로 먹기 보다는 설탕을 넣어 유자청을 만들어 놓고, 겨울에 따뜻하게 차로 즐겨 마신다.
유자차는 색이 노란 것이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할 정도니 당연히 비타민이 풍부할 것이다.

재료 : 멥쌀가루 6컵, 설탕 6큰술, 유자청 4큰술, 치자우린물 4큰술, 유자 절임 1/2컵, 호박씨 약간

오늘 떡에 들어갈 속재료들인데, 노란 유자청과 너무 샛노래서 마치 붉은 기가 도는 치자우린물과 호박씨가 색다른 식재료처럼 보인다.

말린 치자를 물에 넣어 두어 우리는 과정이다. 예쁘다.

일. 큰 병에 들어 있는 유자차를 유자청과 유자절임으로 나누기 해주어야 한다.
그릇을 아래 놓고 그 위에 체를 놓고 병에 든 유자청을 부어준다.
설탕으로 절인 것이라 잘 걸러지지 않으니 수저로 살살 저어주어 유자청이 체 아래로 내려가게 도와준다.
특별히 꾹꾹 눌러서 유자 절임까지 내려가게 할 필요는 없다.
유자 절임도 떡에 넣어 식감을 살릴 것이기 때문에 흐르는 청만 체에 걸려 내려갈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이렇게 해서 유자청과 유자 절임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해서 분리된 유자절임은 둘로 나눠둔다.
하나는 충전용(반죽에 넣는 것)으로 쓸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토핑용(케이크 위에 얹는 것)으로 쓸 것이다.

각각을 따로 구분해 둔다.

이. 반죽에 수분주기는 유자청과 치자 우린 물로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작은 그릇에 유자청 3큰술과 치자 우린 물 3큰술을 넣어 잘 섞어서 준비해 둔다.

두 재료가 섞이니 색이 더 예뻐졌다.

삼. 이제 반죽을 만들어 보자.
멥쌀가루 6컵을 먼저 손으로 비벼서 거친 쌀가루가 조금 부드러워질 때까지 비벼준다.
어래미를 이용해 한번 내려준다.

여기서 잠깐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제주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조냥정신이라는 것이 있다고 전에도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의 조냥정신이 얼마나 몸에 베어있는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었다.
우리 조에는 제주도 토박이신 언니가 한명 있었다.
작은 키에 행실이 조신한 언니였다.
그 언니는 이렇게 떡을 만드는 날 꼭 하는 일이 있다.
쌀가루를 체에 치면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아주 조금이지만 건데기가 걸러진다.
우리가 이렇게 체에 거르는 과정을 하고 있으면 이 언니는 비닐 봉지를 하나 들고 강의실을 돌면서 그 건데기를 모은다.
각 조를 다 돌아다니면서 모아봐야 정말로 한줌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양이다.
우리가 그걸 모아 뭐하시게요라고 해도 게의치 않고 싹다 모으신다.
특히 이틀 연속 떡 만드는 것을 배운 다음 날에는 이틀 동안 모은 것에 견과류를 넣어 밤톨만한 견과류 떡을 만들어 오셨다.
대단한 제주도 여인의 조냥정신을 직접 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구질구질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난 생각이 많아지는 잊을 수 없는 일화였다.

다시 떡만들기로 돌아가서.
유자청과 치자 우린 물을 넣어 잘 비벼주어 골고루 섞이게 한다.

그런 다음 반죽을 고운 체에 두번 내려준다.
물론 여기서 나온 건데기도 절대로 털어버리지 말고 언니에게 줘야한다. 안 그럼 혼남.ㅋㅋ

사. 다진 유자 절임 중 충전용으로 쓸 것을 다져서 쌀가루에 넣고 설탕 6큰술도 넣어서 고루게 섞어준다.

유자절임이 한군데에 뭉쳐있지 않게 슬슬 잘 비벼가면서 섞어준다.

오. 찜기에 시루밑을 깔고 틀에 쌀가루를 잘 부어준 후, 스크래퍼를 이용해 윗면을 평평하게 잘 정리해준다.

육. 약간의 반죽을 남겨두었다가 고운체로 떡 위에 살살 뿌려주면 위가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폭신폭신해 보여서 좀더 먹음직스런 모습이 된다.

옆으로 보면서 떡의 위에 고르게 눈처럼 뿌려지는지 확인하며 뿌려준다.

칠. 떡을 시작하기 전에 물솥에 물을 2/3 정도 넣고 팔팔 끓게 준비해둬야 한다.
이렇게 찜기에 반죽을 넣고 나서 김이 오른 물솥에 올려서 20분간 찌고, 불을 끈 후 5분간 뜸들이기를 해준다.

이렇게 찜기를 물솥에 올리고,

이렇게 뚜껑을 닫고 찌면 된다.

팔. 뜸까지 다 든 후에는 조심스럽게 찜기를 내려 접시를 이용해 떡을 꺼낸다.
떡 꺼내는 방법은 전에 알려준 것과 동일하다.

찜기 위에 접시를 하나 얹고 나서 한꺼번에 잘 잡고 한번에 자신감을 가지고 쉭~!!!

이렇게 한번 돌려 찜기에서 빼고 아직 틀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접시를 올려 다시 한번 자신감을 가지고 쉭~~!!!하고 뒤집으면 아까 눈처럼 뿌려놓은 쌀가루 있는 쪽이 위로 올라온다.

이렇게 한 후 떡 위에 남겨둔 유자 절임과 호박씨를 이용해 마음껏 예쁘게 장식을 해주면 된다.

아줌마들이라서 동심이 좀 부족하다.ㅜㅜ
예쁘게 장식하는 건 어느 정도 하는데, 귀엽고 아기자기하게는 과감하지 못해 그러나 잘 안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만들려면 '우주문어' 정도는 만들어줘야 하는 건데..ㅋ

이렇게 해서 노란 개나리같은 유자 떡케이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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