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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오래된 맛집 탐방 1탄


제주도에는 정말로 많은 음식점이 있다.
특히나 이주민들이 제주도에 들어와 차린 음식점들은 볼것도 많고 맛도 특이해 매우 트렌디하다.
아마도 이런 이주민들의 제기 발랄한 음식점들은 제주도 관광 산업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요즘 이런 트렌디한 음식점보다 제주에 오래된 음식점에 관심이 가고 있다.
이런 오래된 가게(노포)는 제주스런 맛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에게는 크게 인기가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먹어봐서 한번쯤 먹어봐도 괜찮은 집이 있으면 소개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번째 집은 '아주반점'이다.

첫 개업한지는 50년이 넘은 중국집으로 지금의 주인이 인수한지는 20년이 되었다고 한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외관 때문에 가게가 눈에 확 띠지는 않는다.
내가 가끔 알바를 다니는 빵집이 있는 골목에 있어서 출퇴근 때 지나다니면서 한번은 눈에 띠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얼마나 튀지 않는 외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마도 외관의 화려함으로 굳이 손님을 끌지 않아도 오랜 전통으로 단골 손님이 알아서 찾아오는 가게여서인 것 같기도 하다.

들어가 우선 분위기를 보기 위해 사진을 몇장 찍었다.


아주 옛스럽게 음식 모형이 입구에 만들어져 있다.


주방쪽에 커다랗게 메뉴판도 있다.


여름 내내 썼을 거 같은 선풍기에는 비닐 봉다리 하나 덮어둔 게 전부이다.

제주에서 알게 된 이주민 친구 하나가 제주의 오래된 가게(노포)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왔다고 했더니 한 말이 있다.
"제주의 오래된 가게는 맛은 모르지만, 확실히 아는 건 좀... 지저분해.ㅜㅜ"
"맞아, 깨끗하지는 않지만, 맛은 확실히 좋더라.ㅋ"
라고 대화를 했을 정도의 그런 오래된 중국집 분위기이다.

중국집의 맛을 평가하기에 필요한 음식을 주문했다.
바로 짜장면, 짬뽕, 그리고 탕수육~ㅋ


짜장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짜장면.
어딜 가나 보통맛은 내주는 짜장면.
하지만 진짜 맛집의 짜장면은 먹고 나면 확실히 구분이 가는 짜장면.
이집 짜장면은 진짜 맛집 짜장면이다.


짬뽕.

제주도에서 언제나 퀄리티 높게 나오는 짬뽕.
중국집의 개성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짬뽕.
그래서 화려하지 않는 짬뽕 찾기가 더 어려운 짬뽕.
이집 짬뽕은 전통을 이어온 그런 짬뽕이다.


부먹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반은 소스에 담궈놓았다.


탕수육.

언제나 부먹을 할지 찍먹을 할지 고민되는 탕수육.
탕수육 소스로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고기의 퀄리티가 중요한 탕수육.
이집 탕수육, 완전 대박이었다.
나는 탕수육은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
그런데 이집 탕수육은 고기가 얼마나 고소한지 음식도 한그릇 다 먹었으면서 이 큰 탕수육을 싹싹 다 먹어 버렸다.
아무래도 근처에 흑돼지 거리가 있다더니, 고기에도 심혈을 기울인 듯하다.
내 생애 가장 맛있었던 탕수육이라면 과장이 심하려나??ㅋ
한참을 먹고 있는데, 어느 절에서 단체로 손님이 왔는데, 거기 계시던 스님도 너무나 맛있게 이 탕수육을 드셨다.ㅋㅋ


제주도 사람에게 '아주반점'은 추억의 장소라고 한다.
어려서 생일이나 졸업식, 입학식 등 가족 행사가 있으면 온 가족이 아주반점에 와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갔던 추억을 제주도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렇게 제주도의 전통 가게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관광객이라면 동문시장에 구경왔다가 여길 와도 좋을 듯하다.
외관이나 인테리어가 화려하고 비까번쩍하지는 않지만, 이 집에서 먹는 음식은 맛도 좋고 속에도 좋다.
둘이서 엄청 배가 부르게 중국음식을 먹고 이렇게 속이 편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50년을 이어온 전통은 다 이런 데서 오는 것 같다.


둘이서 이 많은 걸 남김 없이 다 먹었다.

우리는 둘이서 방문해서 그 집의 음식맛을 평가할 주요 메뉴만 먹었는데, 이집의 군만두도 제주도민의 칭찬이 자자할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한다.
다음에 군만두 먹으러 다시 가야할 집이 되었다.
고민이네... 탕수육 포기 못하는데...ㅜㅜ
아마도 이 조합 그대로에 군만두를 하나 더 먹을 듯하다.^^

앞으로 제주의 오래된 가게(노포) 탐방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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