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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에는 떡볶이집이 3개 있다.

그 중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떡볶이집이 2개 있다.

하나는 '서울 떡볶이'이고 하나는 '사랑떡볶이'이다.

'오일장 떡볶이'라고 하나 더 있는데 이집은 아직 그렇게 유명해지지 않은 듯하다.


이번에 우리는 동문시장 중앙에 있는 서울떡볶이 집에 가서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전에 한번 와 봤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맛있는 지 몰랐다.

아마도 우리가 육지에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서 그랬을 것이다.

아무래도 제주도에 살다보니 입맛이 촌스러워졌다고 할까? 아니면 제주스러워졌다고 할까?

단짠단짠의 진수를 보여주는 육지 떡볶이와 다른 제주도 시장에서의 떡볶이 맛이 그닥 입에 맞지는 않았던 거 같다.


동문시장 안으로 쭈욱 들어가다보면 관광객들이 많은 구간이 있다.

거기에는 크랩고로케도 팔고, 닭강정도 팔고, 우도 땅콩도 팔고, 오메기떡도 팔고, 족발도 팔고 하여 다양하게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상점들이 많이 있다.

호객행위도 치열하다.

우리가 이제 제주도에 이사온지 만 2년이 지났다.

그래서 2019년 올해부터 우리는 관광객처럼 살기로 했다.

다들 오고싶어하는 제주도에 살면서 적응하는데 급급하다보면 좋은 데 살아도 좋은 지도 모르고 살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관광객처럼 사진기 들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이곳저곳 관광지도 구경하고 다양한 맛집도 찾아다녀 보기로 했다.

아마도 육지에 살면 제주가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을 것이다.

지금 우린 그런 제주에 살고 있으니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하고 살기로 했다.


제주시 그것도 구제주 한복판에 위치한 동문시장.

그리고 그 동문시장 한가운데 있는 '서울떡볶이'ㅋ

왠지 서울서 맛집 레시피를 들고와 제주에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든다.ㅋ

이집은 언제 가도 홀에 사람이 꽉 차 있다.

우리가 간 날도 여전히 홀에는 빈자리가 없다.

빈자리가 나왔다 싶으면 얼른 가서 앉아야 한다.

그래도 분식집이라 회전율은 좋은 편이다.



기다리면서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죄다 먹고 싶다.

얼른 들어가고 싶어~~ㅜㅜ


메뉴판 가격에 종이가 붙어있는 걸 보면 아마도 가격이 올랐는가 보다.

그리고 '김떡순'이라는 저 말에서 왠지 서울에서 온 분위기도 풍긴다.

내가 알기로는 김떡순이라는 메뉴이름은 서울에서 한때 유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받는다.

우리는 떡볶이와 튀김 그리고 만두 튀김을 주문했다.

기본상은 단촐해도 너~~무 단촐하다.

그냥 단무지 한그릇에 두사람이 갔다고 포크 두개 준다.


제일 먼저 떡볶이에 넣어먹는 튀김 만두가 나온다.

흔히 즉석 떡볶이에 들어가는 만두인데, 그냥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을 수 있게 이런 메뉴가 있는 거 같다.

언제나 떡볶이 안에 한두개 들어있는 만두 때문에 서로 눈치보는 게 다반사인데, 이렇게나 많이 나왔다.

사실 남편은 군만두를 잘 먹지 않아서 이건 거의 내 차지다.ㅋㅋ


다음에 나온 것은 튀김이다.

고추튀김, 오징어튀김, 김말이튀김, 고구마튀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나는 오징어튀김을 제일 좋아한다.

그리고 제주도는 고구마가 맛있어서 전에는 절대로 안 먹던 고구마튀김도 잘 먹는다.

하지만 아직 떡볶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기다려야 한다.


튀김 근접 사진이나 찍으면서 떡볶이를 기다려 본다.

아쉬운 것은 튀김 양이 너무 적다.ㅜㅜ


어? 뭐죠?

서비스에요.ㅋ

이렇게 오뎅이 두개 들어있고 떡볶이 국물이 조금 들어있는 접시를 아주머니가 갖다 주셨다.

아마도 떡볶이 나오기 전에 튀김을 먹을 수 있게 서비스로 주시는 것 같다.

이렇게 해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는가? 똑똑한데???


그리고 조금 후 나온 떡볶이이다.

국물이 많다. 

일종의 국물 떡볶이인 듯하다.


이렇게 한상이 차려졌으니, 자~ 먹어보자.

남편은 떡볶이가 조금 맵다고 하는데, 내게는 거의 안 매운 정도의 맛이다.

그래도 전에 와서 먹을 때보다 뭔가 더 맛이 좋아졌다.

전에는 떡볶이 국물에 들어간 고춧가루가 엄청 이질적으로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고춧가루 텁텁한 맛이 전혀 없이 국물이 아주 좋았다.

떡볶이 국물에 튀김만두와 튀김을 찍어서 먹으니 정말 맛이 좋다.


그런데.... 다 먹고 국물이 많이 남는다.

처음 사진에서도 보았지만 이 집은 테이블 세팅 때 포크밖에 주지 않는다.

이 국물을 들이킬 수도 없고 포크로 찍어 먹을 수도 없고...

이런, 뭔가를 더 주문해야겠다.


그래서 김밥 한줄을 더 주문했다.

뭐 특별할 것 없는 김밥이었지만,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니 맛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까울 것 같던 국물도 거의 먹었다.

이것도 상술이네...ㅋ


밖에 이렇게 큰 솥에 오뎅을 넣어 끓이고 있다.

오뎅은 주문하지 않았지만, 오뎅 국물은 언제나 떠먹을 수 있다. 셀프로..ㅋ


열심히 찍어 먹었는데도 떡볶이 국물이 남았다.

하지만 이제 더는 배가 불러서 먹을 수가 없다.

순대도 맛있을 거 같았지만, 참고 추가 주문하지 않았다.

이렇게 딱 배 부를 때 순대를 먹으면 꼭 체한다.


관광객에게 유명한 서울 떡볶이.

특히 런닝맨에서 다녀간 후로 육지에서 제주도로 휴가오는 사람들이 동문시장에 들렸다가 간식으로 먹고 가는 집이 되었다.

비행기 타고 와야 먹을 수 있는 이 떡볶이를 우리는 어슬렁어슬렁 걸어가서 먹고 어슬렁어슬렁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ㅋ

이러니 자꾸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티가 나는 거 같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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