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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식탁, 제주'라는 책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가 보았다.

이 책에 나온 곳은 제주에서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 6명이 직접 방문해 먹어보고 엄선하여 고른 음식점과 카페 등이 나온 책이다.

현재 몇군데 가 보았는데, 꽤 괜찮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도 제주시에 있는 채식식당인 푸른솔 맑은향이라는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꽤 숲속으로 구불구불 들어가 있는 식당이다.

그 식당을 들어가기 전 큰길가에는 관광 가이드북에 나온 삐까뻔쩍하게 큰 건물이 있다.

전에 이런 식당에 가서 먹어보고 그 맛이나 서비스에 아쉬웠던 적이 있어서 우린 왠만해서는 이런 집에는 가지 않는다.


식당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래서 우리의 첫 인상은 '이것도 큰길에 있는 그런 소리만 요란한 식당인 거 아냐?'하는 거였다.


금박으로 해 넣은 간판을 보니 왠지 음식값도 비쌀 거 같다.

게다가 흔치 않은 채식식당이다.


넓은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요양원도 하나 있었다.

그리고 식당 바로 앞에는 이렇게 장을 담은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호수도 있고 엎어놓은 항아리도 있는 걸 보면 이집은 직접 장을 담아서 사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요때 약간의 신뢰가 생기는 것 같았다.


입구에는 이렇게 파찌귤이 콘테이너 상자에 담겨져 있다.

밥을 먹고 나오면서 양껏 가져갈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다.

겨울이 되면 제주도에는 이런 인심을 쓰는 가게가 많다. 참 좋다.^^





식당 분위기는 거의 꾸밈이 없다.

왠지 화려하게 꾸며놓기만 하고 비싸게 음식값을 받는 그런 집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밖에서 본 큰 건물이 전부 식당 건물은 아닌 듯하다.

홀이 넓기는 했지만, 밖에서 봤던 것처럼 넓은 것은 아니었다.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랬다.

대부분의 식재료를 국내산으로 쓰고 있는데도 음식값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다.

그리고 뭔가 전통의 향이 느껴지는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선 우리는 연잎밥과 보리밥비빔밥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전체적인 느낌은 정말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상이었다.


연잎밥의 연잎을 풀면 이렇게 밥이 들어있다.

대추와 밤, 은행을 예쁘게 넣고 같이 했다.

연잎밥을 처음 먹어본 우리는 연잎향이 좀 낯설긴 했지만, 그래도 밥이 쫀득한 것이 특유의 맛을 내고 있었다.



비빔밥은 직접 담을 고추장과 함께 나온다.

비빔밥 재료는 사찰에서나 먹을 것 같은 나물들이었다.


보리쌀이 탱글탱글하게 보이게 맛있게 비볐다.


이건 콩으로 만든 햄이라고 한다. 

맛은 진짜 햄맛이 난다.

이걸 우리나라는 잘 못 만들어서 수입산을 쓴단다.

아무튼 신기하게 햄맛을 그대로 내고 있었다.


매실장아찌도 있다.

우리도 집에서 매실청을 만들어 먹는데, 이 장아찌는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몰라서 해먹어보진 못했다.

맛이 아주 시다.


제주도식으로 슴슴한 배추국이 나오고, 맛있게 익은 물김치가 나온다. 물김치 진짜 맛있었는데 사진은 없네..ㅜㅜ


이렇게 자연을 담은 듯한 채식으로 구성된 밥을 한적한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다.

이 식당은 단체 손님도 받는다고 하니, 아마도 단체 손님이 오면 한적한 분위기는 아닐 듯하다.

그래서 적당한 가격에 정갈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식당이었다.


밥을 다 먹으니 입가심으로 구수한 누른밥도 준다.


그리고 한동안 나도 집에서 열심히 만들어 먹었던 제주의 전통 음료인 쉰다리도 준다.

발효를 많이 하지 않고 약간의 단맛을 준 듯하다.

먹기 딱 좋은 맛이었다.


맛있어서 깔끔하게 비웠다.


다음에는 여기 와서 들깨수제비와 팥칼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이날 먹은 음식이 몸에도 좋고 맛도 좋아서 아주 만족스러워서 다른 메뉴에 대한 기대가 많이 된다.


물론 나올 때 아까 그 귤을 한움쿰 가지고 나왔다.ㅋ

즐거운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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