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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소 언니들이랑 콩국수를 먹으러 갔다.
급식실 친구 하나가 소개한 집인데, 콩물이 짙고 고소하니 아주 맛있다고 해서 가게 되었다.
나는 콩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제주에서 흔히 먹을 수 없는 바지락 칼국수가 있다고 해서 함께 갔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이 집이 맛있다고 소개해준 친구는 제주 토박이였고, 오랫만에 콩국수와 칼국수를 먹어보자며 함께 간 언니들과 나는 육지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음식문화가 달라 문제가 있을 거란 생각을 왜 못했는지...

콩국수는 아마도 검은 콩으로 만든 것 같았다.
그런데 나도 집에서 검은콩으로 콩국수를 해먹어 봤지만, 검은콩으로 만든 콩국수가 흰콩으로 만든 콩국수보다 훨씬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난다.
내가 콩국수를 안 먹는 이유 중의 하나인 콩비린내도 검은콩이 덜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집은 그냥 걸죽한 콩국수일 뿐이었다.
이런...

그래도 바지락 칼국수는 맛있을 거라 생각했다.
제주에는 칼국수집이 많지도 않지만 특히 바지락 칼국수를 하는 집은 거의 없다.
제주하면 보말 칼국수가 유명하다.
그러니 맛을 낼 줄 모르면서 바지락 칼국수를 메뉴에 넣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허나.
바지락 칼국수를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만든 바지락 칼국수 같았다.
바지락 칼국수의 장점은 그 국물에서 바지락의 맛이 깊이 우러나와야 한다.
하지만 이 집의 칼국수는 그냥 다시 우린 물에 바지락을 조금 넣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전혀 바지락의 맛이 나지 않았다.

함께 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입맛에 안 맞는다고, 너무 맛이 없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주도 사람과 육지 사람의 입맛은 천지 차이가 나는 듯하다.
그러니 소개해준 친구를 나무랄 것도 아니다.
그저 음식 문화가 다른 것을 인정하는 수밖에...

그 집은 어쨌든 꽤 장사가 잘 되는 집이었으니까.

제주에서 '도민 맛집'이라고 된 곳을 갔다가 이런 음식 문화 차이 때문에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왜 이번에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냥 같은 동료라 아무런 생각없이 맛집 추천 받고 간 우리가 잘못했다.
아~
바지락칼국수 먹고 싶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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