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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단연코 '낙지볶음'일 것이다.
낙지의 쫀득한 식감도 좋지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내게는 낙지볶음이 가장 맛있게 매운맛을 내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통 매운 음식하면 불닭발을 사람들은 많이 생각한다.
아쉽게도 나는 닭발을 못 먹느다.
그래서 그 매운맛의 명성에 도전해 보질 못했다.
짬뽕같은 것도 매운맛을 맛있게 내는 음식이지만, 아무래도 국물을 곁들여야 하기 때문에 따로 땡기는 날이 있는 품목이다.
그런 점에서 낙지 볶음은 '먹으러 갈래?'하면 언제나 침샘이 자극되는 음식인 듯하다.

황고집은 급식소 언니들이 맛있는 낙지 볶음집이 있다며 함께 간 집이다.
통통한 낙지가 불맛을 제대로 내서 나왔다.
다른 낙지요리집과 달리 낙지볶음에 면사리가 없어서 의아했는데, 어설프게 면을 삶아 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아예 없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에 콩나물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고 비벼먹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매운 걸 좋아하는 나는 콩나물은 잘 넣지 않는다. 매운 맛이 많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김가루는 약간만 넣고, 가능하면 참기름도 넣지 않는다.
참기름은 참 맛있는 양념이지만, 그걸 넣으면 다른 모든 음식의 맛이 덮여서 즐기지 않는다.

모든 것이 완벽했는데, 딱 하나 아쉬웠다.
같이 간 언니들이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맵기 단계를 보통으로 주문한 것이다.
매운맛 메니아인 내게는 그게 가장 아쉬웠다.
정신 못차리게 매운 걸 먹고 싶었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대부분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근데 같이 간 언니들은 다들 육지에서 이주해온 언니들인데, 왜 그리 매운 걸 못먹지?
나도 제주도에 오래 살게 되면 매운 걸 못 먹게 될려나?
제주도에서는 매운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어쩌면 그렇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더 매운 게 땡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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