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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gghite 2021. 7. 1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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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못된다.(파스칼)

이 책은 파스칼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된다. 요즘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렇게 가만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리라. 시작부터 흡입력이 좋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느린 사람들은 평판이 좋지 못하다. 흔히 느린 사람들은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들으며, 매사에 동작이 굼뜬데다가 서투르다는 말도 듣는다. 심지어 매우 힘들고 까다로운 작업을 하고 있을 때조차도 워낙 행동이 느려서 그렇다는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좀 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여유 있는 동작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도 우아함이라고 보기보다는 운동신경이 느리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 그들은 일을 할 때도 온 정신을 집중하지 않고 대강대강 시간만 떼운다는 의심을 받아야 한다.

-내가 좀 느린 편인데, 딱 이런 오해를 자주 받는다. 정말로 나는 걸음걸이조차도 느리다. 그래서 뭐든 시간을 조금 앞당겨 시작한다. 느리게 하다보면 다른 사람과 비슷한 속도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들, 모든 계절들을 아주 천천히, 경건하고 주의깊게 느껴가면서 살기로 결심했었다.

정신 없이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사람들은 고군분투하는 피곤한 삶으로부터 해방될 순간을 항상 고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항상 뭔가 결핍된 듯한 갈등 속에서 쉼을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나이 들어 여행을 하겠다. 나중에 삶을 여유있게 즐기겠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여행도 못하고 삶의 여유도 갖지 못하며 종종거리며 산다. 그런 거 같다. 정말.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게 쫓겨 몰리는 법 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한가롭게 거닐 때 느끼는 행복은 우리의 시선을 통해 발견되는 것들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걷는 행동 그 자체에서, 자유로운 호흡 속에서, 그리고 아무것도 기분을 거슬릴 것이 없는 시선 속에서 오는 것이다.

-난 한가로이 어슬렁거리는 걸 좋아한다. 시간과 공간에 나를 맡기고 유유히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바쁜 사람들은(책임감을 잔뜩 지고 있는 사람들은 늘 그렇게 바쁘다) 결코 한가로이 거니는 법이 없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참 많다. 바쁜 게 책임을 많이 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틀린 걸까?

이기주의자, 다시 말해서 무언가를 주고받을 줄 모르는 사람은 대화에서도 절대로 들을 줄 모른다고 단언할 수 있다.

-내 주변에도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몇 있다. 그런 사람을 이기주의자라고 정의내리니 그런 것도 같다.

나는 내가 50세라는 산봉우리를 넘어서야만 비로소 제대로 작가가 될 수 있을 겻이며, 그러기 전에는 작품에 필요한 도구들을 절대로 갖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젊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

-요즘 젊은 예술가들 작가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 틀린 말 같지만 나도 이렇게 생각한다. 위안도 되고.ㅋ 내가 젊었을 때 해놓은 것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느림은 태만의 표시가 아니다. 그것은 진부함이나 귀에 거슬리는 불협화음들에 도전하기 위해 예술가가 피하고 싶어하는 위험한 모험을 의미한다.

-인생을 좀더 진지하고 창의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느리게 살아야 한다는 말 같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느리게 살기 위해서는 한가로이 거닐기, 듣기, 고급스러운 권태, 꿈꾸기, 기다리기, 내 마음의 시골 고향, 글쓰기, 처도주 한잔의 지혜, 절제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어릴 때 읽었을 때는 더 많은 감명을 받았던 책이다.
이제는 느리게 사는 것이 익숙해져서인지 그때 만큼 감명이 생기진 않았지만…
좀더 다른 작가들의 느리게 살기론을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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