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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소에 방역 알바를 다니면서 알게된 섬아이들의 재미있는 점이 있다.
사실 그 전에 급식소에 대체로 알바를 다니면서도 알았지만, 방역 알바를 하니 좀더 여유가 있어서 사진으로 몇장을 찍을 수 있었다.

섬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단연코 '고기'이다. 특히 '육고기'
생각해 보면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물고기'는 흔하게 먹을 수 있으니, 그 아이들에게 '육고기'는 특별식이 되는가 보다.

육고기로 만든 제육볶음이나 소고기 미역국, 치킨 마요 같은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마치 돌고래처럼 괴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식판을 들고 자기 차례가 되면 언제나 배식하는 사람에게 애교를 부린다.
"많~이~ 주세요~" 하면서.
그리고 먹고 또 와서 받아가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정말 제주도 아이들의 육고기 사랑은 대단하다.

내 일이 이 아이들이 급식을 다 먹고 자리를 뜨면, 소독티슈로 이 식탁을 닦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신나게 밥을 먹고 있을 때는 이렇게 한쪽 구석에서 아이들이 다 먹고 나갈 때까지 대기를 한다.
이날도 뭔가 맛난 반찬이 나와서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먹고 있었다.

어제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태국이 나왔다.
동태 한두 조각이 둥둥 떠있는 국이 아니라, 감자 호박 등도 썰어넣고 동태도 큼직하게 들어간 얼근한 동태국이었다.
알바를 가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데, 나는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아이들도 오늘은 맛있는 식사를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건 육지에서 온 나의 착각이었다.

이렇게 테이블이 거의 비었다.
같이 방역 알바를 하는 언니는 제주도 토박이인데,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생선국이 나오거나, 생선 구이가 나오면 아이들이 이렇게 현격히 안 온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학교 선생님이 급식소에서 아이들 자리 배치를 해주시니, 이렇게 한쪽부터 차례로 않고는 빈자리가 한쪽에 휑하니 난 것이다.

이 많은 아이들이 물고기를 피해 어디 가서 뭘 먹고 있는 건지...
겨우 인스턴트 음식이나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언제 봐도 신기하기만 한 '섬아이들의 희안한 식성'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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