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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방역 알바를 다니는 곳은 여자 고등학교이다.
요즘 학교는 남녀 공학인 경우가 많은데, 제주도에는 아직 남자 학교와 여자 학교로 나뉘어진 경우가 더 많다.
여중과 여고를 거쳐 학창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그래서 제주도의 이런 학교 분위기가 더 익숙하고 정이 간다.

일상생활 속에서 여학생들의 친밀도는 아주 높다.
언제나 붙어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잘 어울려 다닌다.
그래도 내가 학교 다닐 때보다는 좀 신체적 접촉이 덜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때는 왜들 그리 손을 잡고 다녔는지... 손 잡고 다니는 걸 싫어하는 나는 친구들에게도 유별나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정도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손을 잡고 다니는 아이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하다.
손잡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학생들은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신체적 접촉이 많은 여학생들은 좀 당황스러울 것이다.

어제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먹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게 하려고 의자를 한칸 건너 하나씩 빼버렸다.
절대로 가깝게 앉지 말라는 적극적인 방침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급식실에 있는 의자의 반이 밖으로 퇴출을 당했다.

하지만 여학생들의 친밀도는 이런 물리적인 방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의자를 빼고 거리를 두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의자가 빠진 공간을 그냥 두지 않고 의자를 당겨 오밀조밀 모여서 급식을 먹었다.
당황한 선생님들은 돌아다니면서 떨어져 앉으라고 지도하고, 아이들은 자연스런 자신의 행동이 뭐가 잘못된 건지 당황스러워 하고..
재미있는 풍경이 점심시간 내내 펼쳐졌다.
아마도 내일은 퇴출된 의자가 다시 급식실로 들어올 듯하다.ㅋ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학생들의 학창시절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흔하지 않는 여자학교이고 거기서 볼 수 있는 여학생들 특유의 활발함이 아쉽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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