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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근처에는 국수거리라는 데가 있다.
제주도 자연사박물관과 큰길을 마주하고 있는 이 거리의 상가들은 거의가 국수집이다.
제주도 하면 고기국수가 유명한데, 국수에서 제주의 맛인 배지근한 맛이 나는 국수이다.
개인적으로 고기국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국수거리에서 관광객에게 널리 알려진 '자매국수'집은 워낙 유명해서 우리도 제주에 이사오려고 집을 보러 왔을 때 들려보았었다.

 

그 때만 해도 대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수집 정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다 걸리기 때문이다.

 

주 메뉴는 고기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만두와 제주도 족발인 아강발이다.
제주에 살면서 다른 고기국수집도 몇번 가 봤는데, 아무래도 '자매국수'집이 그나마 관광객 입맛에 맞게 음식을 내는 듯하다.
그래서 제주도 사람들은 진정한 고기국수의 맛이 아니라며 잘 가지 않는 집이라는 것도 제주에 살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국수거리에서 자매국수집이 제일 유명하지만, 여기에 국수거리가 생기게 한 원조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국수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집은 고기국수집이 아니고 멸치국수집이라 사실 내 입맛에는 그 집이 훨씬 맛이 있다.

어쨌든 그 유명한 자매국수집이 최근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우리가 매일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는 공원 바로 옆에 있어서 언제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며 살았는데, 이번 코로나로 이렇게 대기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날도 3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 보았다.

 

그러더니 오늘 달리기를 하다가 보니 '임대'라고 크게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코로나로 이렇게 됐나? 걱정하는 마음에 사진을 한장 찍어왔는데,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확장 이전'을 한다고 되어있었다.ㅋㅋ
테이블 7개 정도로 운영하고 있어서, 최소 한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손님들에게 불편했던 것을 이번 기회에 개선하려는 듯하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더 넓고 쾌적한 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확장 이전을 하는 것이라니, 좋은 소식이다.
'자매국수'집 뿐만 아니라, 모든 자영업자들이 더는 힘들어하지 않고 장사할 수 있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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