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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흔하게 접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 알려진 인도영화를 봤을 때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거의 없었다.
언제나 보고 나면 잔잔한 감동으로 며칠을 그 영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편이다.

넷플릭스를 둘러보다가 인도 영화 '호텔 뭄바이'를 보고 오랫만에 인도영화나 봐야지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엄청 충격적인 영화였다.
내용이나 영상이 충격적이었던 건 아니지만, 이 영화가 2008년에 실제 있었던 테러 사건을 영화한 것이라서 많이 놀랬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본 이 영화의 주인공 아르준이다.
이 사람 인도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자주 나오는 배우이다.
전에 내가 본 '무한대를 본 남자'에서 인도의 수학 천재로 나왔던 그 배우이다.

아무튼 아르준은 가난한 가장이지만 성실한 사람이다.
오늘도 그는 자신의 자존감을 나타내는 터번을 쓰고 호텔 타지로 출근한다.
아침에 잃어버린 신발 때문에 그날은 그냥 집으로 가라는 총지배인을 설득해 주방 보조로 일한다.

테러 주동자는 어린 아이들을 모아 지금의 가난을 선사한 사람들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 바로 이날 테러를 감행한다.
기차역, 식당, 그리고 타지 호텔이 타깃이다.
동시다발적인 테러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거나 다치게 한다.

 

호텔에 들어선 테러범들은 로비에서 보이는 대로 총을 난사해 사람들을 죽인다.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에게 식사 서빙을 하던 아르준과 동료들은 테러범들에게서 호텔 투숙객을 지켜야 한다.

 

출입구는 테러범들에게 봉쇄되고, 급기야 테러범들은 투숙객들이 머무는 객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무차별 난사를 하고 있다.
식당에 있던 투숙객들을 직원들만 사용하는 비밀 통로를 이용해 안전한 장소로 옮긴 후, 최종적으로 탈출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테러에 준비 되어 있지 않던 경찰들은 소수가 진입했지만 오히려 테러범들에게 당하고, 먼곳에서 오는 테러전단반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르준에게도 호텔 투숙객들에게도 그리고 모든 인도 국민들에게도 평범하기만 하던 어느 날, 테러범들의 묻지마 난동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


나는 주로 아르준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인도인의 성향을 좋아한다.
종교에 근거한 성실한 태도와 남을 따뜻하게 대하는 인간미를 가진 사람, 가난을 고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삶에서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가진 그런 성격의 인도인의 모습은 왠지 경허한 느낌까지 준다.

요즘의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도 급작스런 테러를 당한 그날의 그들과 같은 멘붕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봤다.
사람이 살면서 외부에서 오는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고난을 당했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덤덤히 넘길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마도 인도인은 이런 인내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코로나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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