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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빵가게 재습격>
이 책은 하루키의 단편소설집이다.
어느 책에선가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은 자기가 겪은 일이 아니라 소설적 상상력에서 창작해 놓은 허구라고 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면서 마치 본 듯이 그 마을을 서술해냈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들은 이후 잃은 하루키의 소설은 대단한 창의력에서 나온 허구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그런 면에서 어딘가에 있을 법은 하지만 실존하지 않음을 확신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나온다.
그 경계가 절묘하게 중심을 잡고 있어, 소설적 재미를 물씬 풍긴다.
참 소설도 잘 쓰는 사람인 것 같다.
사실 하루키의 소설은 거의 읽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이 책은 다른 하루키의 소설보다는 읽기가 쉬웠다.
가끔은 그 허구의 세계로 너무 빠져들어 읽으면서도 무슨 내용인지 감이 안 잡히던 소설도 있었다.
지난 번에 읽은 <여자 없는 남자들>이 반은 그런 내용이었다.
아마도 어릴 때 <상실의 시대>도 그래서 읽기 힘들었던 것도 같다.
아무튼 <빵가게 재습격>은 읽기도 쉽고 번뜩이는 창의력도 돋보여 읽는 내내 재미 있었다.
그의 에세이보다 조금 문학적인 글이었다.
읽다가 문득 공감가는 문구가 있어 옮겨 본다.
"모든 의미 있는 행위는 그 나름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앞뒤 문맥 없이 이것만 떼어놓고 보니 뭐 좀 덜 감동적이지만, 소설 속에서 하루키는 감동을 충분히 이끌어 내기 위해 이런 문장을 적절히 잘 쓰고 있었다.
그간 어려워서 포기했던 하루키의 소설을 다시 도전해 보고 싶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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