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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도는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작은 섬이다.
한림항에 가서 배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다.
비양도에 가려고 한림항에 가서 표를 사들고 나와 보면, 섬이 바로 코앞에 보여서 수영으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배는 자주 있다.
9시부터 거의 매시간 비양도로 들어가는 배가 있다. 성수기 때는 30분에 한번씩 섬으로 들어간다.
15분이면 가는 거리이기 때문에 '천년호'라는 배가 계속해서 왕복 운행을 한다.
태풍이 제주에 상륙해 비바람이 치고 풍랑이 일지 않는 한 배는 매일 비양도를 왕복한다. 그러니 기상악화로 섬에 못들어가는 날은 일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한다.
휴가를 온 동생 식구들과 아침에 첫배로 비양도에 들어갔다.
섬은 지름이 1킬로 조금 넘는 정도라니 정말로 크지 않은 사이즈이다.
기본적으로 가운데에는 오름이 하나 있고, 해안쪽으로 빙 둘러서 올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오름에 오르고, 올레길을 걷고,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셔도 3, 4시간이면 충분히 섬을 구경할 수 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섬가이드가 섬에서의 볼거리를 소개해준다. 5분 정도만 들으면 비양도를 더 잘 구경할 수 있으니 그 정도 여유는 가져볼 만하다.
우리는 제주도에 살면서 여러 번 비양도를 구경왔었다.
제주에 놀러오는 친척들과 여유있게 둘러보기 딱 좋아서 자주 가는 편이다.
게다가 친구가 비양도에서 카페를 하고 있어서 이럴 때마다 친구도 보고 올 수 있어서 참 좋다.
우린 우선 오름을 오르기로 했다.
이번에 비양도에 가서 새로 알게 된 나무이다.
유도화라고도 하고 협죽도라고도 한다는 이 꽃은 나무에 피는 꽃인데, 카네이션처럼 생기기도 한 거 같고, 멀리서든 가까이서든 보기 아주 예쁘고 좋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이 꽃은 독이 있어서 과거에 사약을 만들던 재료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나무를 꺾어서 젓가락을 만들어 사용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비양도뿐 아니라 제주도 곳곳에 이 꽃나무가 있는데, 언제나 구경만 해야 한다.
오름 정상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나타난다.
작은 나무들이 있어서 오르는데 크게 덥지는 않다.
멋진 대숲 터널도 있다.
정상에 오르면 비양도에서 제주도를 바라볼 수 있다. 제주도의 5분의 1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로 제주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섬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정상에 있는 하얀 등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외국에서 찍은 사진처럼 멋스럽게 나온다.
섬가이드분이 이야기로는 이 오름은 분화구가 두개가 있는 특이한 오름이라고 한다. 두개의 분화구를 눈으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올라오면서 흘렸던 땀은 정상에서 제주도도 보고, 분화구도 찾아보고, 등대에서 사진도 찍고, 먼 바다도 구경하다보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금새 마른다.
잠시 쉬면서 구경하고 다시 내려오는 길은 더 금방이다.
우리는 섬에서 나가는 배표를 조금 여유있게 끊고 왔기 때문에 일찌감치 점심을 먹었다.
비양도에서 가장 유명한 점심은 보말죽과 보말칼국수이다.
특히 보말죽은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음식이니, 꼭 먹어보는 것이 좋다.
비양도에 있는 식당은 모두 보말죽을 팔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이번에 친구 카페에 갔더니 '해녀 도시락'이라는 것을 파는데 얼마나 맛이 좋던지... 다음엔 보말죽을 먹을지 해녀 도시락을 먹을지 엄청 고민되게 생겼다.
아무튼 이번에는 보말죽의 원조집인 '호돌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사실 해안도로를 타고 걷는 이 올레길은 아무리 느리게 걸어도 40분이면 걸을 수 있다.
요즘은 더워서 걸을 때 좀 지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하는 카페가 있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해서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쉬다가기로 했다.
친구가 하는 카페는 '비주비주'라는 아주 작고 예쁜 카페이다.
그리고 그 친구가 제빵, 제과,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 제주도에 있는 모든 카페 투어를 몇년에 걸쳐 한 후에 장사를 시작해서, 오픈한지 1년 정도되었는데도 센스있고 트렌디한 카페를 멋지게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갔더니 카페에 예쁜 자전거를 하나 세워두었다.
우린 덥기도 하고 해서, 돌아가면서 자전거로 섬을 한바퀴 돌고 오기로 했다.
내가 제일 먼저 자전거로 투어 시작했다.
정말 더운 날이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해안가를 달리니 너무 시원하고 신났다.
섬가이드가 설명해준 중요 포인트에서 사진도 찍으며 섬을 한바퀴 돌았는데도 몇분 걸리지 않는다.
코끼리 바위란다.
애기업은 바위라는데, 도대체 엄마도 애기도 구분은 안된다.
암석 소공원이라고 꾸며놓은 곳도 달린다.
그 외에도 바다물이 들어와 만든 염습지도 있고, 학생이 없어 폐교된 초등학교도 하나 있다. 이런 것들은 그냥 자전거 타고 쌩 지나가도 좋다.
이렇게 시원하게 한바퀴돌고 오니 다시 땀이 난다. 그래도 카페에 잠시 앉아 있으면 금새 시원해진다.
창문으로 내다 보이는 바다와 등대를 한참을 구경했다.
날이 좀 덜 더우면 옥상에 올라가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 구경을 해도 좋을 듯하다.
비양도는 관광하기에도 적당하지만, 낚싯꾼들에게는 핫플레이스이다.
비단 오징어가 잡히는 철에는 낚싯대를 넣기만 하면 큼지막한 오징어가 쉴새 없이 잡힌다고 한다.
배를 타고 들어가서 가볍게 산책하고 맛있는 거 먹고 오기에 비양도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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