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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삼다도'라고 한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정말 제주도에는 돌이 많다. 아마도 땅을 파면 30cm도 안 가서 돌이 나올 듯하다. 제주도에 건축 붐으로 여기저기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는데, 이런 건물을 지을 때 가장 힘든 작업이 땅을 파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제주도에 있는 왠만한 건물에는 지하층이 많지 않다.
바람도 많다. 요즘 육지에는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덥다고 한다. 물론 제주도도 기온은 꽤 높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크게 덥지는 않다. 모자를 쓰거나 우산을 쓰기에는 최악의 조건이다.
여자도 많다. 과거에 남자들이 고기잡으러 나가서 많이 사고를 당해 여자가 많다고 하는데, 요즘은 생활 방식이 많이 달라졌는데도 월등히 여자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여성 파워도 꽤 쎈편이다.

삼다도였던 제주도가 최근 '육다도'라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돌, 바람, 여자가 많은 데다가 최근 중국인, 카페, 게스트하우스가 월등히 많아졌기 때문에 생긴 농담이다. 체감으로 말하자면 정말 맞는 말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제주도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은 당연히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차리지 않을 거냐는 질문을 숱하게 받는다.
어제 소개한 공방 언니도 그런 의미에서 '육지에서 이주해 와서 펜션을 차린 이주민' 대열에 낀 셈이다.
세상은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언니의 펜션의 성패는 두고 봐야 알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언니의 큰 그림은 자신이 잘하는 도자기 공예와 펜션을 접목 시키고, 외곽에 귤밭도 있고 자연경관도 살아 있는 그런 곳에 편안한 숙소를 제공하자는 것에 있다고 한다.

펜션 건물은 아주 깔끔하다. 이층에 통창으로 보이는 곳이 숙소이다.

기본 구조는 복층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가 메인 룸이다. 식탁으로 쓸 수 있는 테이블과 접으면 쇼파이고 펴면 침대인 가구가 심플하게 놓여있다. 이 접이식 침대가 튼튼하고 편하다고 해서 육지 이케아까지 일부러 가서 사왔다고 한다.
통창을 통해 펼쳐진 귤밭이 아주 멋지다. 특히나 귤이 달리는 시기에 가면 그 자체가 그림처럼 보일 것이다.

이 동네가 반딧불이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라고 하더니 이렇게 반딧불이를 생각나게 하는 조명을 달아 두었다.

창밖으로 내다보면 식자재로 쓸 쌈 채소도 예쁘게 심어 두었다.

아마도 오픈 베란다에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고 하면 저 아래 텃밭에서 쌈채소를 뜯어다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부엌도 있다. 제주에까지 놀러 와서 굳이 밥을 해먹을 일을 없으니 이정도의 시설로도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펜션에서 제공되는 아침 식사는 어제 소개한 카페같은 공방에서 준비해 준다고 한다.
언니는 멋진 아침 식사를 위해 꽤 유명한 셰프에게 몇가지 메뉴를 직접 배워두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영업 비밀일테니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언니가 보여준 메뉴 중 '전복죽'은 대박이었다.

식탁과 부엌 사이로 이렇게 복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락방처럼 기울어진 천장에 침대가 하나 놓여있다.
여기에 누우면 탁 트인 시야에 보이는 넓은 귤밭이 있다. 아마도 밤이 되면 그 귤밭 사이로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날라다닐 것이다.

펜션은 잠자기에 편안한 곳이어야 하는 것이 첫째 조건이다.
그리고 근처에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잘 되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이 펜션 주변에는 녹차밭이 멋지게 펼쳐진 '오설록 티뮤지엄'과 다양한 유리 공예를 볼 수 있는 '유리의 성'과 수목원인 '생각하는 정원' 그리고 제주우주항공박물관 등이 있어서 취향에 맞는 관광을 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한 관광지가 싫은 사람이 갈 수 있는 곶자왈도 가까운 거리에 여러 개가 있다. '곶자왈'이란 아주 오래된 숲으로 그곳에 가면 제주에 많은 돌 위로 나무의 뿌리가 얼기설키 엉켜있는 신비한 숲도 볼 수 있다. 곶자왈 산책은 몸도 마음도 맑게 해주는 힐링 여행을 선물해준다.

또한 이 동네에는 유명한 맛집도 많다고 한다. 그 중 내가 아는 집도 두군데나 되는데, 1미터 피자로 유명한 '피자굽는 돌하르방'이라는 피자집과, 미국맛 수제 햄버거로 유명한 '양가형제'이다. 특히 양가형제는 언니네 공방 길 건너에 있어서 이번에 맛을 보고 왔다.
태어나 처음 먹어보는 수제버거였는데, 이런 게 수제버거의 맛이라면 매일도 먹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방인지 카페인지 펜션인지 알 수 없는 이곳에서 힐링 제주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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