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도는 섬나라이다.
그래서 제주도 사람들은 친척 중에 배를 타고 나갔다가 참변을 당한 사람이 한명 정도는 누구나 있다고 할 정도로 험난한 바다에서 조업을 하며 사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에서는 민간신앙이 많이 발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이런저런 제사도 많이 지내지만 마을굿같은 것도 많이 지낸다고 한다.
요즘이야 이런 모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제주도로 시집 오는 육지 색시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집안에 많고 많은 제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사를 많이 지낸다고 한다.

아무리 제주도사람들이 제사를 많이 지내도 제삿상에 올리지 않는 떡이 있다.
바로 팥시루떡이다.
그렇다고 팥시루떡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제사 때나 장례 때 팥시루떡을 해서 동네사람들이나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팥은 귀신을 쫓는다고 해서 팥은 넣은 떡은 제상에 올리지 않고 답례품 정도로 나누어주는 떡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풍습은 제사를 지내는 경우에는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한번도 제사 지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나는 제.알.못이다.ㅜㅜ

어쨌든 이사떡이나 잔치떡으로 많이 먹는 팥시루떡을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진짜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음식스토리텔링 과정 중 아주 유익했던 수업 중에 하나가 떡만들기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팥고물 만들기

전에도 말했지만, 팥은 삶기 전에 물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
아무리 오래 물에 담아 놓아도 팥은 단단해서 물에 불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단단하고 물기를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 베개로 팥을 넣은 베개도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팥은 물에 담궈놓지 않고 그냥 삶아도 된다.

재료 : 붉은팥 1컵, 물 4컵,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일. 팥을 깨끗이 씻어 조리질한 후 물을 붓고 삶다가 물이 끓어오르면 2~3분정도 두었다가 물을 버린다.
이때 이 물을 버리는 이유는 팥에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떫은 맛이 나므로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꼭 물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 팥 분량의 3~5배 정도 물을 다시 부어 삶는다.
보통 중불에서 30분 정도 삶는다.
묵은 팥일 경우에는 조금 더 시간을 주어 40분 정도 삶는다.

삼. 손으로 팥알을 만졌을 때 으깨지면 팥이 잘 익은 것이므로 불을 줄인 후 5분 정도 뜸을 들여준다.

사. 한김 식힌 팥에 소금 1/2작은술과 설탕 1큰술을 넣고 방망이로 찧어 고물을 만든다.


소금과 설탕을 넣어준다.


그릇에 대고 방망이로 찧어준다.


포슬포슬하게 으깨지고 약간의 알갱이도 남아 있게 한다.
너무 질게 되도록 찧지 않게 주의한다.

팥시루떡 만들기

우리에게 떡만들기를 가르쳐주신 조수경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이 수업 몇번만 들으면 세상에서 떡만들기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을 하실 거에요.

이 말이 조금씩 증명이 되는 날이었다.
정말로 시루떡 정도는 쉽게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듯하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전기 밥솥에 밥을 안쳐서 해먹는 수준이랄까?ㅋㅋ

재료 : 멥쌀가루 3컵, 찹쌀가루 2컵, 물 4큰술, 설탕 5큰술, 삶은 팥고물 2컵

일.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은 후, 물 4큰술을 넣어 잘 비벼준다.


떡을 만들 때는 이 단계는 밥을 할 때 쌀을 씻는 것처럼 준비작업으로 꼭 해야하는 과정이다.

이. 비벼준 쌀가루를 체에 한번 내린다.


이렇게 체에 내리는 것이 조금 힘들다.
밀가루를 체에 치는 거라면 쉽게 몇번 두들겨 주면 내려가겠지만, 쌀가루는 입자가 좀 커서 손바닥을 이용해 꽤 오랫 동안 문질러야 내려간다.

삼. 체에 내린 쌀가루에 분량의 설턍을 넣고 고루 섞는다.
설탕은 항상 시루에 앉히기 전에 넣고 섞어준다.
설탕을 너무 일찍 넣는다든지, 넣고 한참을 방치하면 쌀가루들이 설탕을 중심으로 뭉치기 때문이다.

사. 언제나처럼 떡을 만들려고 할 때는 물솥에 2/3의 물을 끓여놓고 있어야 한다.
찜기에 시루밑을 깔고 떡틀을 놓는다.
이 틀은 네모난 모양으로 밑이랑 위가 막히지 않는 옆면만 있는 것이다.


먼저 팥고물을 얇게 밑에 깐다.


그 위에 쌀가루를 한겹 깔아준다.
주걱이나 스크래퍼를 이용해 평탄작업을 꼭 해주어야한다.
특히 사각틀이기 때문에 네 귀퉁이에 꼼꼼히 쌀가루가 들어가도록 주의를 기울여 평탄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다시 그 위에 팥고물을 얹는다.


다시 쌀가루를 얹고 주걱이나 스크래퍼로 평탄작업을 해준다.


제일 위에 다시 팥고물을 얹어준다.

즉 아래부터 팥고물 - 쌀가루 - 팥고물 - 쌀가루 - 팥고물을 층층이 쌓아주는 것이다.

오. 물솥에 물이 끓고 있는 상태에서 찜기를 물솥 위에 올려 25분간 찐다.
그리고 나서 떡도 밥처럼 다 끓이고 나면 불을 끄고 그 상태로 뜸을 5분간 들여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날 우리가 이렇게 떡을 솥에 올려 놓았는데, 솥도 신이 났는지 덩실덩실 춤을 춘다.ㅋㅋ


짜짠~~ 따끈따끈한 시루떡이 완성되었다.


찜기 뚜껑을 열었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정말로 군침돌게 떡이 잘 쪄졌다.

육. 찜기에서 시루떡을 꺼내는 요령이 있다.


우선 찜기를 솥에서 내린 다음에, 찜기 위에 떡을 낼 접시를 덮어준다.
그리고 한번에 휙~ 뒤집으면 접시 위로 떡틀과 떡이 같이 얹어진다.
조심스럽게 떡틀을 빼주면 그대로 접시에 떡이 예쁘게 놓여진다.


이렇게!!
팥고물이 층층이 들어간 것도 잘 보인다.

완성된 팥시루떡은 먹기 좋게 잘라서 접시에 내면 간편한 간식으로도 좋다.


이날 만든 송편과 팥시루떡으로 이렇게 손님에게 대접해도 좋을 것이다.

팥시루떡을 만들어본 수강생들은 떡만들기가 점점 자신이 생겨가고 있었다.
우리끼리 웃으면서 정말 이러다가 우리입으로 "세상에서 떡 만들기가 제일 쉬워요."라고 하는 날이 오겠는 걸~하고 농담을 했을 정도이다.^^

집에서 떡을 만들어 먹는 것에 대해서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번 도전해 보면 자신의 능력에 깜짝 놀라게 될 지도 모르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