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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

오랜 시간 불 옆을 지키며 끓여야 했던 콩국을 끓여보자.

재료 : 날콩가루 2컵, 배추와 무 150g, 물 6컵, 소금 1큰술

일. 날콩가루에 분량의 미지근한 물 2컵 정도를 넣어서 개어 놓는다.



콩가루를 어느 정도 농도로 개는지를 보여주시고 계시는 선생님.
수저로 들었을 때 흘러내리지 않는 아주 되직한 농도로 개어놓는다.

이. 냄비에 물 4컵을 넣고 물이 미지근해지면 개어 놓은 날콩가루를 살살 붓는다.


이렇게 날콩가루를 넣고 나면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이게 끓기 시작하면 갑자기 확 끓어 넘칠 수 있다.
만약 콩국이 확 끓어 넘치면 콩국은 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추를 손으로 뜯어놓고 무를 채를 썰어서 놓고는 끓어 오르기 직전까지 기다리며 대기한다.

삼. 국이 끓기 시작하면 배추와 채썬 무를 뽀글뽀글 끓어오르는 곳에 하나씩 넣어 더 끓지 않게 진정시키는 것이다.
절대로 한꺼번에 넣는 게 아니고 하나씩 하나씩 넣어 콩국이 계속 끓는 상태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


요렇게 들여다 보고 있다가


분화구처럼 끓어오르는 곳이 있으면


거기에 배추와 무를 하나씩 넣어 진정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절대로 콩국을 저어서는 안된다.
콩국을 저으면 콩 비린내가 나면서 콩국이 맛이 없어진다.

아주 오랜 시간 이렇게 하여 뭉근하게 오래~ 끓인다.

여기서 잠깐 제주의 부엌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제주의 부엌에는 부뚜막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시골에서 보는 것처럼 가마솥을 걸어놓은 부뚜막을 만들어 놓고 음식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겨울을 빼고는 그렇게 춥지 않기 때문에 부엌에서 불을 떼며 음식을 하면 방이 너무 더워지기 때문이다.
단지 겨울에 추울 때 난방용 아궁이는 따로 있어서 추울 때만 불을 지핀다고 한다.

이렇게 더운 제주에서 불 옆을 지키며 천천히 콩국을 끓이는 건 정말로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처럼 느껴졌을 법하다.
이렇게 며느리에게 힘든 콩국을 끓이라고 시키고 시어머니는 뒤에서

모큰 끓이라.(뭉근히 오래 끓여라.)

라며 잔소리만 했다나 뭐라나.ㅋㅋ

사. 오래 끓여 콩국이 진국이 되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불을 끈다.

IMG_5522.jpg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제주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콩국이다.

이 콩국에 대한 나의 느낌은 순두부찌개 같기도 하고 비지찌개 같기도 하다는 거다.

순두부찌개도 직접 집에서 만든 순두부의 비주얼이다. 그리고 맛이 딱 콩비지찌개 맛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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