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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이콩볶음

오늘 두번째 요리는 깅이 콩볶음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늦게까지 추웠던 관계로 제주도 바다가 수상하단다.
그래서 이맘 때(5월)가 깅이가 나오는 철이라는데 코빼기도 볼 수가 없단다.
제주도 식자재를 꽉 잡고 계시는 우리 선생님도 깅이를 못 구해 오셨다.
'깅이'란 '작은 게'를 이르는 제주도 말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오늘의 깅이콩볶음은 그냥 '콩볶음'이 되고 말았다.
아쉬워 우리 선생님의 블로그를 찾아 '깅이콩볶음' 사진을 하나 업어왔다.

출처 : 양용진 선생님 블로그. 거기서 업어온 '깅이콩볶음' 사진. 요렇게 작은 게가 바로 깅이인데, 이게 들어가야 한다.

어쨌든 아쉬운 대로 오늘은 제주식 콩볶음을 배웠다.
육지에서 해먹는 콩자반과는 사뭇 다르다.
콩자반은 간장과 물을 넣고 푹, 아주 푸욱 끓이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콩을 맛있게 먹으려고 했는지, 대부분의 반찬에 볶아서 넣는다.

재료 : 깅이 1컵(없음.ㅜㅜ), 좀콩 1컵, 간장 6큰술, 실파 2줄기, 깨소금, 홍고추, 설탕 약간, 식용유

일. 깅이는 약한 소금물로 씻어 식용유와 참기름을 섞어 두른 팬에 넣고 볶는다.

이. 콩을 씻어 볶는다. 콩껍질이 갈라지면서 타닥, 타닥 소리가 날 때까지 볶는다.


삼. 먼저 볶아놓은 깅이와 뜨겁게 볶아진 콩을 합쳐 뜨거울 때 간장과 설탕을 넣는다.


간장을 넣으면 마치 사우나에 달군 돌 위에 물을 붓듯이 치치치치직하면서 김이 막 올라온다. 사진처럼.
그리고 간장이 뽀글뽀글 끓는데, 이때 설탕도 넣는다.

사. 간장이 스며들면 실파를 넣고, 홍고추과 깨소금도 넣어 잘 혼합해 준다.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나고 있다.

이날은 깅이 없이 콩으로만 해서 간장이 좀 많았던 거 같다. 조금 많이 짰다.
하지만 제주 언니들 말에는 옛날에는 이것보다 더 짜게 했다고 한다.
아마도 밥 한숟가락에 콩 한알씩 먹은 듯하다.ㅜㅜ

이렇게 해서 완성한 콩볶음은 비주얼이 '깅이콩볶음'을 따라갈 수가 없다.ㅜㅜ


제주도 토박이이신 우리 선생님이 소박한 제주 사람들의 밑반찬인 '깅이 콩볶음'에 대해 쓰신 제주다운 글을 인용하며 오늘의 상차림을 마무리해야겠다.

70년대 양은 도시락에 보리밥과 함께 싸고 다녔던 반찬... 깅이콩장...
앞바당(바다)의 깅이 잡아다가 볶은콩에 간장넣고 같이 볶아 만든다.
단순하지만 깅이 한마리를 씹을 때 입속에서 퍼지는 '아자작'소리에 짜디짠 간장과 함께 바닷내음도 입안에 퍼진다.
그 거친 보리밥이 저절로 먹힌다.

우리 선생님은 요리도 잘하시는데, 글도 맛깔나게 참 잘 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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