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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 없이 난생 처음 혼자서 김장을 해보겠다고 하니, 엄마는 매일매일 전화해서 주의사항을 전달해주셨다.
그리고 아빠도 엄마에게 들은 이런 저런 김장 담는 방법에 대해 그림까지 첨부해 메일을 보내주셨다.
먼저 배추는 두쪽을 내고 반쪽의 머리 부분에 칼집을 내서 나중에 네개로 나눌 수 있게 한 다음에 절여야 한다.
우선 약간 미지근한 물에 천일염을 풀어 '우웩, 뭐 이렇게 짜!'하는 정도로 소금물을 만든다.
소금물에 배추를 넣어서 커다란 대야에 차곡차곡 담아준다.
한층을 쌓고 소금을 뿌리고 한층을 쌓고 소금을 뿌리고 해서 배추가 흠뻑 절여지게 한다.
큰대야에 담긴 절여지는 배추 위는 또다른 대야를 올리고 물을 하나가득 담아서 꾹 눌리게 해준다.
이런 상태에서 6시간 이상 두면 배추의 숨이 좀 죽는다.
이 정도 작업을 하고 나면 거의 어두운 밤이 된다.
잠을 자기 전에 배추를 뒤집어 준다. 위에 있는 배추가 아래에 가고 아래에 있는 배추가 위에 가게 해서 다시 물담은 대야로 눌러준다.
이렇게 뒤집어 준 후에 다음날 아침까지 두면 거의 알맞게 절여진다.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에 준비할 것이 있다.
주로 다시마 물을 만들어 거기에 고추가루(고추가루의 양은 배추 중간 이상 포기당 80g이다.)를 풀어 주어 고추가루가 숙성되게 두면 좋다.
무채도 꼭 전날 저녁에 썰어두어야 한다.
어느 정도 숨도 죽고 겉면도 살짝 마르는 것이 김치를 담았을 때 물이 많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절인 배추를 씻어야 한다.
깨끗하게 씻겠다고 여러번 씻으면 김장김치가 맛이 없어지므로 능숙한 솜씨로 세번에서 네번만 씻어준다.
씻은 배추는 요렇게 요령껏 쌓아서 물기를 빼주어야 한다.
가운데 구멍이 생기게 쌓아서 물이 빠지게 하고, 배추를 업어서 쌓아 더 물기가 잘 빠지게 해준다.
그리고 나서 그 외 재료들, 쪽파, 갓 등을 씻어둔다.
씻은 배추가 물이 빠지는 동안 배추속을 버무린다.
무채에 다시마물에 불려놓은 고추가루를 넣고, 찹쌀풀, 새우젓, 마늘과 생강 간 것, 멸치 액젓, 새우젓, 까나리 액젓등을 넣고, 배를 갈아서 넣고, 매실액도 넣고 버무린다.
무가 어느 정도 버무려지면 거기에 갓과 쪽파 등을 5cm 간격으로 썰어 넣어준다.
이렇게 해서 속재료가 끝난다.
이런 걸 준비하는 동안 배추의 물기는 거의 빠진다.
절여진 배추를 하나씩 속을 꼼꼼히 발라주면서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으면 김장은 끝이다.
집에 있는 모든 통이란 통을 총 동원해서 김장김치를 담아둔다.
이것이 우리가 귀농해서 살 동안 해마다 해먹은 김장김치이다.
이렇게 쌓아두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보고는 "둘이 사는 집에 무슨 김장을 이렇게 많이 한데?"하면서 놀라곤 했었다.
정말로 김장을 담고 형제들에게 한통씩 보내주고 나면 우린 이 김치를 다음해 김장 담을 때까지 먹곤 했다.ㅋㅋ
귀농 첫해에는 배추를 잘 키울줄 몰라서 130포기의 배추로 김장을 했는데, 김치통으로 2통밖에 나오지 않았었다.
그때 정말 놀림 많이 받았었는데...
그리고 우리가 농사 지은 고춧가루로 김장을 담으려고 했는데, 관리를 못해서 청양고추만 빨갛게 익혀 고춧가루를 낸 사연으로 우리집 김장이 마약 김치처럼 맵기가 어마어마했던 해도 있었다.
"김치에 무슨 짓을 한거냐."는 핀잔도 많이 받았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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